바이오주 없는 자의 설움


바이오주 없는 자의 설움


전체 시가총액 3, 4위 바이오기업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 삼성 이름만 4개


  전날(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583,000원▲ 21,000 3.74%)가 셀트리온 (304,000원▼ 2,000 -0.65%)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이제 삼성그룹은 부동의 국내 1위기업 삼성전자 (2,443,000원▼ 1,000 -0.04%)외에 또 다른 대표 계열사를 갖게 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중에 삼성 이름이 붙어 있는 주식은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우선주, 삼성물산 등 4개다. 


또 다른 특징은 전체 시가총액 3, 4위가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이다. 1, 2위 기업이 반도체 기업이니, 반도체 바로 뒤에 바이오가 있는 셈이다. 전차군단(전자 + 자동차)의 시대는 가고, 반바(반도체 + 바이오)의 시대가 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현황/다음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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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오는 서자(庶子)다. 리포트가 잘 나오지 않고, 모두가 과열이라고 꼬집는다. 없는 셈 취급하는 애널리스트도 있다. 코스피200 기업 실적을 추정할 때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을 빼는 경우가 있다. “버블 낀 이 기업들을 포함하면 착시 효과가 난다”는 것이 이유다. 


공신력 있는 대부분 전문가들이 “바이오는 아니야”라고 하는 사이, 바이오주는 오르고 있다. 한 투자자는 “전문가들 말을 믿고 바이오주를 등한시했던 것이 후회된다”고 했고, 한 코스닥기업 CFO는 “몇 년 전에 바이오기업을 인수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못했던 것이 천추의 한”이라고 했다.




버블이어도, 수급이 뒷받침되면 오른다. 강남 아파트도 버블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사겠다는 사람 또한 많기 때문에 계속 오른다. 


바이오 제약 담당이 아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에 대해 “강남 아파트처럼 팔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오르는 국면”이라는 리포트를 낸 바 있다. 수급적으로 보면, 지금 바이오는 무척 뜨겁다. 하나의 기업에서 대형 악재가 나오면 과거에는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는데, 지금은 ‘다른 기업은 괜찮을 것’이라며 다른 바이오주가 오른다. 시장의 에너지가 바이오에만 쏠리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격언이 있다. 버블이어도 올라탈 수 있다는 말로 들릴 수 있는 조언이다.


기업을 분석할 때 꼭 이익 등 실적 지표로 분석해야 할까. 내재가치를 빼고 수급적 요인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오는 15일 열리는 미국 암학회를 앞두고 항암치료제 업체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는 리포트를 발간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 20대 젊은 애널리스트가 있다. 가상화폐 시대를 더 가까이에서 겪는 세대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진짜 끝물일지. 2000년 IT버블 때도 “이건 100% 과열”이라고 했던 전문가들이 “내가 틀렸다”고 항복 선언을 한 뒤 거품이 꺼졌던 경험이 있다. 바이오 또한 일부만 살아남고 대부분 무너지는 시기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하여튼 지금, 바이오주식이 없는 사람은 외롭다. 미국 증시 급등락에 휘둘리지 않아도 되고, 미국이 러시아에 이어 어떤 나라를 타깃으로 공격할지 점치지 않아도 된다. 시진핑이나 제롬 파월, 존 볼턴, 김정은 동향을 챙겨보지 않아도 된다. 남의 나라 고용이 어떻고, 임금이 어떻고 하는 것을 신경쓸 필요가 없는 투자자들. 심지어 실적 발표에 대한 부담도 (비교적) 없고, 그냥 코멘트 하나면 빨간불이 휙휙 들어오는 바이오주가 부럽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11/2018041100329.html#csidx66d99ac7230aee1aa488e4518bdbd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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