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셀 코리아’… 美·中 분쟁에 샌드백 한국 증시


줄잇는 ‘셀 코리아’… 美·中 분쟁에 샌드백 한국 증시

12거래일간 1.4조 매도… 전기·전자 “팔자” 몰려 삼성전자·하이닉스 피멍

   외국인 투자자의 ‘셀 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불거진 뒤로 한국 증시에서 1조300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계속된다고 본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1173억원을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는 미·중 무역 분쟁이 발발된 지난달 23일 본격화됐다. 이날부터 지난 9일까지 12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1조3893억원을 팔았다. 외국인은 무역 분쟁 발생 이전인 지난달 7∼22일(12거래일)에는 4842억원을 순매수했었다. 대조적 흐름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은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서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채권) 다음으로 위험한 투자 대상으로 간주된다”며 “국가 경기나 기업 실적이 미국 유럽 등보다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증시가 미국의 경제제재로 9일(현지시간) 급락(RTS지수 11.4% 하락)했는데, 한국 증시가 10일 불똥을 맞은 것이 대표적 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러 갈등까지 겹치자 장 초반 2419.55까지 떨어졌었다.



외국인들은 미·중 무역 분쟁 이후 코스피시장에서 대표적 수출종목인 전기·전자업종을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은 전기·전자업종에서 1조2625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4.98%) SK하이닉스(-9.02%)의 출혈이 컸다. 그나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아오포럼에서 미국에 화해의 메시지를 보낸 것은 긍정적이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외로 시 주석이 빨리 화해 제스처를 취해서 미·중 무역 분쟁 우려는 다소 완화됐다”고 말했다. 다만 홍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양자협의를 갖는 60일 동안 온갖 규제 카드를 꺼내며 상대국을 떠볼 가능성이 높다. 그때마다 한국 증시는 출렁일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분쟁이 향후 해결되더라도 외국인이 곧바로 순매수세로 전환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 강 연구원은 “제조업경기지수(PMI) 등 최근 나오는 경기지표가 좋지 않다. 외국인은 지표 부진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를 본 뒤 시장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일 하락세였던 코스피지수는 시 주석의 연설을 계기로 상승세로 돌아서 0.27% 오른 2450.74에 장을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육성전략 등에 힘입어 3.74% 상승했다. 셀트리온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섰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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