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사 현장에선 로봇이 용접… 한국선 담합·덤핑이 기술발전 막아"


"일본 공사 현장에선 로봇이 용접… 한국선 담합·덤핑이 기술발전 막아"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 출간

  "과거에 머물러 있는 법과 제도, 오랜 기간 이뤄진 담합과 덤핑(dumping·생산가보다 싼 값에 파는 것)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기술적 발전을 막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야말로 건설산업의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9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건설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담은 책 '4차 산업혁명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출간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GS건설 전략담당 겸 경영연구소장, 한미글로벌 사장 등을 거친 그는 지난 2016년부터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을 맡고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이 9일 출간하는 저서 ‘4차 산업혁명 건설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들어 보이며 “디지털
화로 한국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이 원장은 "디지털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됐다"며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인식되는 4차 산업혁명이 실제 건설산업에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해외 사례 등을 통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출간하는 저서에서 "건설 인력의 고령화, 숙련공 부족 현상에 직면하면서 과거 우리 건설산업 경쟁력의 커다란 원천이었던 '양질의 저임금 노동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우리보다 먼저 이런 현상을 맞이한 선진국들은 노동 투입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대규모 공사 현장에 '건설 로봇'을 투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용접 토치를 다루는 기둥 용접 로봇, 천장이나 바닥재를 시공하는 다능공 로봇, 건축 자재를 운반하는 로봇이나 콘크리트 바닥을 평평하게 다루는 로봇 등이 개발돼 현장에 투입됐거나 투입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건설산업의 디지털화 분야에서는 다른 나라에 훨씬 뒤처지고 있다"며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디지털화가 이뤄지면 생산성이 향상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나 자동화가 이뤄지면 그만큼 건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고 이로 인해 경제가 성장하면 건설 투자가 더 많이 늘어나고, 그만큼 일자리도 창출된다"며 "건설산업의 특성상 100% 자동화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1위 컨설팅업체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건설산업의 잠재적인 자동화 비중을 47%로 평가하고,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8000만~2억명의 건설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선도 기업이라고 하는 에어비앤비나 우버 역시 숙박업·운수업이라는 전통 산업을 디지털화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냈다"며 "우리나라 건설업이 아직까지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지만 디지털화를 한다면 스마트시티나 스마트 인프라 같은 상품은 물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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