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한국GM 노조의 만행

갈데까지 간 한국GM 노조의 만행

이젠 사장실이 노조 활동기지"… 일부는 쇠파이프 들고 의자 부숴
사장은 호주인...나라 망신
공권력도 안통해...문정권이 비호

5일 오전 10시 10분 한국GM 인천 부평 공장 본관 사장실. 머리에 '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색 띠를 두른 50여명의 노조원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사장실에 있던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성과급을 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항의한 뒤 나갔다.

노조원들은 이후 사장실 앞에서 5분 동안 구호를 외치더니, 10시 20분 다시 사장실로 들어갔다. 이들은 "물러나라. 새로운 사장이 올 때까지 우리가 여기를 지키겠다"고 말하고, 책상과 의자 등 집기를 밖으로 빼기 시작했다. 일부는 쇠파이프를 들었고, 사장실에 있는 의자와 화분을 부쉈다. 카젬 사장은 몸을 피했다. 노조는 "앞으로 사장실을 노조 활동 기지로 쓰겠다"고 했다.

노조원들은 오후에는 전준명 한국GM 부사장 사무실에 찾아가 약 30분간 "'노조원이 고통 분담을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압박했다. 6일 자정 현재 노조원 20여명은 사장실과 비서실을 점거한 상태다.

사장실 책상 빼내고 의자 부수는 한국GM 노조 - 5일 오전 10시 20분쯤 한국GM 노조원들이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관에 있는 사장실에 들어와 의자를 던지는 모습이 사무실 내 CCTV에 촬영됐다. 앞서 이들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자금난으로 성과급을 제때 지급하기 어렵다”고 밝히자, 오전 10시쯤 사장실로 찾아와 카젬 사장에게 항의한 뒤 나갔다가 곧 다시 돌아와 사장실을 점거했다. /조선닷컴 캡처

사장실 책상 빼내고 의자 부수는 한국GM 노조 - 5일 오전 10시 20분쯤 한국GM 노조원들이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관에 있는 사장실에 들어와 의자를 던지는 모습이 사무실 내 CCTV에 촬영됐다. 앞서 이들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자금난으로 성과급을 제때 지급하기 어렵다”고 밝히자, 오전 10시쯤 사장실로 찾아와 카젬 사장에게 항의한 뒤 나갔다가 곧 다시 돌아와 사장실을 점거했다. /조선닷컴 캡처

사건의 시작은 이날 오전 10시 카허 카젬 사장이 직원들에게 "자금난으로 6일로 예정됐던 작년분 일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며 보낸 이메일이다. 카젬 사장은 이메일에서 "4월 급여용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GM은 6일 직원들에게 작년도 성과급 중 절반인 1인당 약 450만원(총 720억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복지 혜택 축소 등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지만,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GM 본사는 노사 간 비용 절감을 위한 임단협이 체결돼야만 긴급 자금을 수혈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GM 사측은 "노조의 폭력 행위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신고했으며 강경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카허 카젬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오늘 사태는 직원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했고 회사의 자산을 파손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며 "납득할 수 없는 행위이고, 법적인 절차와 합당한 징계 방법을 찾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자금난을 겪는 회사와 비용 감축을 위한 합의를 거부한 데 이어 사장실까지 점거하면서,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시작된 한국GM 사태가 결국 파국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노조가 물러서면 GM 본사와 정부가 자금 지원을 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점거라는 돌발 변수가 생기면서,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한국GM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희망퇴직 접수, 정부 지원 요청, 인건비 등 고정비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의 경영 실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노사 합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측은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지 혜택 감축 등 추가 인건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기본급 동결·올해 성과급 포기 외에는 더 양보할 것이 없다며 버티고 있다.

지지부진한 노사간 합의는 한국GM의 유동성 위기로 연결된다. 한국GM은 오는 10일에 줄 현장직 4월 임금과 25일 사무직 임금, 27일 희망퇴직자 위로금 등 6000억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분 사장은 "4월 20일까지 노사 합의를 포함한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부도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4년간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한국GM에 노조원들이 성과급을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5일의 노조 행동은 분명 선을 넘은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한국GM 노사 갈등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간 비용절감을 위한 추가 임단협 교섭은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노조는 대신 지난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쟁의조정이 불발되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할 수 있다.

그 사이 한국GM 협력업체들은 생사의 길목에 내몰리고 있다. 한국GM은 협력업체가 1~3차 총 3000여개다. 5일 오전 GM의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 경영 정상화가 지연돼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 50만명의 생존과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한국GM이 조속히 정상화하지 못하면 한국 부품 기업의 수출길이 막힌다"고 말했다. 김수욱 서울대 교수는 "회사가 반복적으로 위기를 호소하는데도 사장실까지 점거한 노조의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경영난에 처한 사측과 대립하는 노조는 글로벌 GM이 한국 시장을 떠날 명분을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강경파와 협상파의 대립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일 점거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은 "사장실 점거는 안된다"며 만류했고, 강경한 노조원과 욕설과 몸싸움도 일어났다.

원문보기: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8040600155&t.co#csidx14ffe1b4a30c02d9816cb1641ce2b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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