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의 먹잇감인 한국 대기업


글로벌 헤지펀드의 먹잇감인 한국 대기업


현대차그룹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이면서도 대학원에서 ‘가치투자’를 가르치는 다소 독특한 이력의 금융시장 전문가 제프 그램은 자신의 저서 ‘의장, 이의 있습니다’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되는 기업의 특징으로 ▲무관심한 주주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이사 ▲초점을 잃은 경영진 ▲책임 부재 ▲관리감독 결여 등을 꼽았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은 타깃이 되는 기업의 특징으로 ▲주주의 무관심 ▲성장 정체 ▲많은 현금 보유량 ▲오너 중심 경영(지분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등을 지목했다. 


조선DB


삼성전자나 현대차그룹이 이런 사례라고 하면 해당 기업은 반발할 테지만, 사실 적잖은 부분에서 타깃이 될만한 구석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이다.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작년 사드 보복을 맞았고, 올해는 한미 FTA 개정에다 환율 합의설(원화 강세)이라는 이중고를 맞닥뜨렸다. 연내 현대차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 AAA를 놓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만약 지배구조 개편 이슈, 뒤이은 엘리엇의 공격이 없었다면 주가가 현재가보다 한참 낮은 수준에서 놀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일단 삼성전자 때와는 달리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공격에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엘리엇이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닌 데다, 소송 등을 강행했던 삼성 때와 달리 신사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데, 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많다.


다만 싸움이 진행되면서 어떤 상황이 닥칠지는 모른다. 갑자기 안면박대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 현대차뿐만 아니라 상당수 한국 기업이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행동주의 투자전략’을 쓴 마켓워치 로널드 D. 오롤 기자는 이 세상에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에서 자유로운 기업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썼다. 제프 그램은 더 나아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행동주의 펀드의 먹잇감이 되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경영권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는 데다, 모든 지주회사가 그렇듯 자회사 지분 가치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받지 못해 주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행동주의 펀드가 지나가고 난 뒤, 잘 된 기업도 있고 못된 기업도 있다. 소버린에 괴롭힘을 당했던 SK그룹은 그 이후 쑥쑥 성장했고, 필라델피아의 지역은행 소버린(SK를 괴롭힌 소버린과는 동명이인이다)은 위트워스에게 공격을 받아 최고경영자(CEO)까지 낙마했다가 때마침 닥쳐온 글로벌 금융위기로 험난한 시기를 보냈다. 헤지펀드 하나 잘못 만났다가 문닫은 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이런 판국인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오너 지분율도 낮은 상황에서 너무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05/2018040500540.html#csidx45e4e5514d17bdd97a7704b52fcc8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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