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75%는 하늘서 나온 2차생성 미세먼지" - KIST 분석

"초미세먼지 75%는 하늘서 나온 2차생성 미세먼지" - KIST 분석

  2016년 11월 국내 연구진은 입자의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오염원을 규명한 국내 첫 연구결과를 내놨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진영 박사 연구팀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KIST가 있는 서울 홍릉 측정소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다.


연구 결과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인체 폐에 침투해 혈관을 통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초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직접 생성돼 한반도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가 전체의 28%에 달했다.
 
2차로 생성되는 주요 초미세먼지인 황산암모늄과 질산암모늄의 원인 물질인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이 중국에서 유입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이 한반도 초미세먼지 생성에 기여하는 비중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정도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기온이 오르면서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미세먼지는 오염원, 배출원, 생성 과정 등 메커니즘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대기 중 화학반응에 의해 초미세먼지 입자(2차 생성)로 바뀔 수 있는 물질에 대한 국내외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중국발인지, 국내 배출인지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는 것이다.

알쏭달쏭 황사·미세먼지·초미세먼지 개념
황사와 미세먼지·초미세먼지는 개념이 다르다. 황사는 중국이나 몽골 지역의 사막에서 날아오는 흙먼지다. 황사는 보통 봄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다. 추운 겨울에 얼어붙었던 사막이 봄이 되자 해동되면서 대기 중 흙먼지 농도가 높아지고 봄철에 강한 북서풍이 불어 한반도로 날아온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로 구분한다.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인 것을 미세먼지, 2.5㎛ 이하인 것을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황사에 섞인 흙먼지 중에서도 입자 크기가 10㎛ 이하이면 미세먼지에 포함되는 것이다.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의 폐까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초미세먼지 농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2차생성 초미세먼지 분석이 중요
작년 7월 환경부와 미항공우주국(NASA)이 진행한 ‘한미협력 대기질 연구(KORUS-AQ)’의 중간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작년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6주간 NASA의 대기 연구 항공기를 띄워 한반도 상공 대기질을 측정해 지상 관측 결과와 비교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국내 초미세먼지의 75% 이상이 2차생성 초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생성 미세먼지란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블랙 카본(BC) 등 전구체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거치며 만들어진 입자 형태의 초미세먼지를 말한다. 공사장이나 도로변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화력발전소·목재 연소 등 오염원에서 직접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과의 반응으로 만들어지는 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 등 2차생성 초미세먼지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큰 셈이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2차생성 초미세먼지 메커니즘 등 복잡한 양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귀남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장(KIST 책임연구원)은 “2차생성 초미세먼지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말했다.

2차생성 미세먼지도 나이가 있다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의 김화진 KIST 박사가 2차생성 미세먼지 생성 메커니즘 연구를 위한 챔버를 들여다보고 있다./조선DB

미세먼지 국가전략 프로젝트 사업단의 김화진 KIST 연구원은 2015년 겨울부터 실시간 측정장비를 이용해 3분마다 대기 성분을 샘플링하고 있다. 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대기에 섞여 있는 2차생성 초미세먼지를 분석하고 있다.

김화진 연구원은 “아직 이렇다 할 명확한 분석 결과를 내놓을 단계는 아니지만 서울 홍릉 부근에서 수집된 초미세먼지 중 외부에서 온 2차생성 초미세먼지를 확인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질산암모늄과 황산암모늄 등 2차생성 초미세먼지의 산화도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에 넣어 산화가 이뤄진 지 얼마나 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화진 연구원은 “산화된지 오래된 물질의 경우 외부에서 날아왔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게 서쪽 지역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생성돼 넘어왔는지, 중국에서 넘어왔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특히 2차생성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에 대한 표준 데이터도 국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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