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美선 발암물질


미세먼지, 美선 발암물질 


폐 뿐 아니라 전신 건강에도 악영향

봄철 맞아 미세먼지 기승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눈과 목이 따갑고 기침, 두통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으로 이민가 2년여만에 한국을 방문한 이연주(30)씨는 “집안에서는 창문을 열수 없고 아기와 외출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서울의 공기가 몇년 새 정말 심각해진 것 같다”며 “아이가 자랄 환경을 생각하면 이민 결정을 잘했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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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한 26일 오전, 서울 이화여대 정문에서 마스크 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오늘(27일) 오후 현재 초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57, 경기 68. 그 외 지역에서도 50(마이크로그램)을 웃돌고 있다. 25일에는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21㎍(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를 기록하며 2015년 관측 이래 역대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까지 분류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했다. 연구소는 “폐암은 물론이고 방광암과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다”며 “유방암과 혈액암과의 관계도 추가연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미세먼지는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일시적인 호흡기질환을 유발시키고 악화시킨다. 노인, 유아, 임산부나 만성 폐질환, 심장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며 “이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 등이 유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이다.


권 교수는 “호흡기 질병인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호흡기질환자의 경우는 질병이 악화돼 입원하는 경우가 증가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비흡연자에게서 생기는 폐암인 선암이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소아기에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도 충분히 발육되지 못해 성인기에 2차적인 만성 호흡기질환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 몸 내부적으로 스트레스가 높아져 심혈관계 건강이 악화된다는 연구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미세먼지의 농도를 낮췄을 때 스트레스 대사체가 낮아지는 것이 확인돼 미세먼지가 몸의 스트레스 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심혈관계 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인성 급사, 관상동맥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졌으며 미세먼지가 심할 때 당뇨병 환자들도 입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유발 질환. /서울아산병원 제공


미세먼지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도 저해요소로 지목됐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 캘리포니아에서 성장기 청소년 1800여명을 8년간 추적하면서 봤더니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 있는 아이들이 폐 성장이 잘 되지 않아 실제 성인이 되었을 때 폐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전신적으로 여러 가지 질환들을 악화 혹은 발생을 증가시키는데 특히 폐암 발생 및 뇌혈관질환이나 심장질환, 신경계질환, 저체중출산 등에서 PM10보다는 PM2.5가 연관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문제가 심화할수록 국가 의료 부담 증가는 물론 개인적으로 정상적인 삶이 영위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과 삶의 질 저하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수 교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은 잇따라 드러나고 있지만 보다 면밀한 의학적 관찰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으로 주된 원인인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발생원을 감소시키는 정책이 시급하고 미세먼지 증가할 때 일반인을 포함해 노약자 및 만성질환자, 임산부 등에서 노출 피해를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세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있을 때에는 호흡기나 심장에 질병이 있는 경우 집 밖에 나가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며, 노인이나 어린이는 밖에 오래 나가 있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출 후에는 손을 씻어야 하며 얼굴도 깨끗이 씻어내야하고, 물을 많이 마셔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 미세 먼지가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의 수분 비율이 높아져 체내 미세 먼지가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천식 있는 환자는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 비상 상황을 고려해 평상시 증상을 잘 생각해 속효성 기관지 확장제 등 응급약을 챙겨야 한다”고 권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7/2018032701858.html#csidx5db40a280fae8759371ab49c70bb5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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