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장기집권으로 초래될 갈등과 대응 [신현덕]

시진핑 장기집권으로 초래될 갈등과 대응 [신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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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장기집권으로 초래될 갈등과 대응

2018.03.13

중국은 국가 주석이 장기집권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11일 제13기 전체 회의를 열고 주석의 임기를 제한하는 헌법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회수에 관계없이 연임이 가능해져 종신토록 주석에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전인대는 또 헌법 서문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사회주의 사상을 삽입, 시 주석을 마오쩌둥과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로 올렸습니다. 그가 명실공히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전인대는 또 시 주석에게 더 강력한 권한을 몰아주려고, 당원과 공무원을 모두 통제하는 국가감찰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감찰위원회는 당원들의 사정 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보다 훨씬 막강한 권한을 가집니다. 국무원은 물론 당적에 관계없이 공무원 전체를 감독할 수 있습니다. 시 주석은 황제에 버금가는 권력을 차지했습니다. 이제 그의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시 주석은 여세를 몰아 국가 경제발전과 산적한 국제 문제를 일사불란하게 처리하려고 할 겁니다. 경제 분야에서 가장 큰 파장이 예상됩니다. 중국의 지역 간 또는 개인 간 경제 격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매년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중앙정부가 할 수 있는 격차 조정 여력도 작아졌습니다. 공안당국의 강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의 SNS에는 대규모 개발에 외롭게 반대하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떠돌아다닙니다. 강제 이주를 거부하는 이〔钉子户〕들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부정 부패 척결도 서두르겠지요. 일본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지난 1기 5년 동안 중국 공무원 25만 4,000 여명이 부패와 직권남용 등으로 적발되었습니다. 후진타오 전 주석 때의 같은 기간보다 16%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저우융캉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쑨정차이 전 충칭시 위원회 서기 등 당정 고위 간부 120명을 수사, 이 중 105명을 기소했습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입니다.

중국인들이 불만을 서서히 밖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권문제 부각, 소수민족과의 충돌, 불안하게 시작했던 홍콩과의 일국양제 등 사회 각 분야가 삐걱거리고 있는 것도 시 주석에게는 부담입니다. 특히 홍콩 문제는 타이완 해법과도 연계되어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만 뾰족한 해법도 없습니다. 자유경제를 경험한 홍콩인들을 과거로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중국 전체를 홍콩과 같은 수준으로 자유 민주주의를 시행하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이를 의식해 이번 헌법 개정에서도 일당독재를 더 공고히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전인대에서 내놓고 개도국이라고 말한 것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줄곧 미국과 더불어 양강(兩强)이라던 주장을 접었습니다. 이는 중국인들을 더욱 몰아붙이겠다는 신호입니다. 독재가 강화될 것으로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합니다. 명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강한 중국을 위한 국민의 무조건 희생요구입니다.

막강한 권력을 쥔 시 주석이 등장하며 주변 국가들의 우려도 커졌습니다. 중국몽(中國夢)과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표방한 정책은 세계 각국과 충돌을 빚고 있습니다.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정책과 곳곳에서 충돌합니다. 호주도 중국에 각을 세웠습니다. 일본과 인도가 공동으로 일대일로 사업에 맞서는 협력을 체결했습니다. 프랑스와 인도도 이미 이에 대응하는 협력문서에 서명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중국 기업가(정부의 돈이라면 간첩일 텐데)의 돈을 받은 정치인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명목은 여러 가지입니다. 정치 헌금, 기부금, 후원금, 협찬 등 돈으로 세계 정치를 타락시키고 있습니다. 추악한 공작에 각국 정치인들이 무너지고 있지요.

이런 가운데 이제껏 제대로 큰소리 한 번 쳐보지 못한 우리는 오래지 않아 닥칠 압력을 당장 사드로 경험했습니다. 아직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로 더욱 더 강하게 밀고 들어올 공산이 커졌습니다. 정치 경제 군사 다 방면에서 집요할 겁니다.

강한 중국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중국인들이 목숨처럼 여기는 관시(关系)와 원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중국에게 덜컥 걸려들었던 과거도 교훈삼아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가능했던, 중국과 타이완과의 동시 수교를 헌신짝처럼 버렸던 과거의 미련함을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이 가장 버겁게 여기는 것이 한국과 미국 사이의 관시, 무혈항쟁(촛불)과 타이완과 6·25입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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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현덕

서울대학교, 서독 Georg-August-Universitaet,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몽골 국립아카데미에서 수업. 몽골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 방어. 국민일보 국제문제대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경인방송 사장 역임. 현재는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독은 독일보다 더 크다, 아내를 빌려 주는 나라, 몽골 풍속기, 몽골, 가장 간편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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