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건군절 '열병식' 평창 의식 대내용으로 치른 듯


북한 건군절 '열병식' 평창 의식 대내용으로 치른 듯

북한 열병식 3가지 관전포인트


일체 공개 안해

중국 정부 인사 배제...외신 기지 취재 불허


  북한이 8일 이른바 '건군절'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 행사를 실시한다. 북한은 열병식에 중국 정부 인사도 초청하지 않아 평창동계올림픽 등을 의식해 열병식을 대내용 행사로 치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건군절 열병식 모습/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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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병식은 외부에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북한은 지난달 미국, 일본 등 주요 외신들을 대상으로 열병식 취재를 초청했다가 최근 갑자기 불허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중국 정부 인사도 배제됐다. 또 조선중앙TV가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태양절) 105주년을 맞아 열병식 실황중계를 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열병식을 철저히 내부 행사로 제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북측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평창 정세'와 미국 등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열병식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대규모로 치러졌다. 다양한 전술무기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건군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하는 만큼 핵무기의 다종ㆍ다량ㆍ소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예상했다.


위성사진에서는 열병식에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자주포 등이 이미 수일 전부터 평양 인근에 집결된 모습이 포착됐다. 다만 대륙간 탄도 미사일급 미사일을 탑재한 차량은 식별되지 않은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열병식은 북한에서 비공개로 하는 만큼 한미 군사위성을 통해 파악할 것"이라며 "현재 개발중인 무기를 선보이거나 이미 개발된 무기를 대량으로 선보이며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내부 결속을 위해 시험발사도 하지 않은 다양한 전략무기를 선보였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무기가 신형 잠수함 탄도 미사일(SLBM) 북극성-3 이다. 군관계자들은 북한이 북극성-3 시제품 5기의 생산을 마치고 시험발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극성-3은 북한이 건조 중인 신형 잠수함에 2기 이상 탑재될 수 있다. SLBM 북극성-1보다 동체가 날씬하고 성능도 향상돼 사거리가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지난해 4월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 때 신무기 7종을 선보인 이후 차례로 시험발사에 나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했던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할 경우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무기들을 차례로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 때 '다종화ㆍ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로켓'을 강조했다면, 올해 행사에선 다량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괌 포위사격을 위협한 화성-12형과 미 본토를 겨냥한 화성-14형은 물론 지난해 11월29일 발사한 화성-15형 등 여러 기를 선보여 다량 전력배치를 과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달 북한이 열병식에서 사거리 1만2000여㎞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수십 발을 선보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동식발사대(TEL)도 여러 대를 한꺼번에 드러냈을 수도 있다. 한미 군당국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최대 900여발이다. 이를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TEL은 108기에 달한다. 탄도미사일별로 보면 스커드 미사일의 보유 대수와 스커드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TEL의 숫자가 가장 많다. 스커드 미사일 보유 대수는 최대 430여발(TEL 36기)이다. 


번개 5호로 불리는 KN-06과 번개 6호를 동시에 선보였을 가능성도 높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은 목표물과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힛 투 킬' 방식으로 추정된다.KN-06는 2010년 10월 북한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고 여러 차례 시험 발사를 거쳐 실전 배치됐다. 러시아의 S-300과 중국의 FT-2000을 북한식으로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 소형화를 주장하며 핵배낭을 또 한번 꺼내들었을 수 도 있다. 북한은 2013년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과 지난해 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방사능 표시를 한 배낭을 든 부대를 공개하면서 소형화한 전술 핵무기 부대를 운영하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핵배낭은 전술핵의 일종이다. 통상 20kt 이하의 폭발 위력을 전술핵무기로 분류한다. 다만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배낭은 전술핵이 아닌 '위성'이라는 이름의 다용도 무기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2015년 노동당 70주년때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전투기들이 편대를 구성하고 노동당 상징물 및 숫자 70을 상공에 그리는 등 기념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당국은 미림비행장에 AN-2기가 북한의 건군절 70주년을 기념해 '70'이라는 숫자 모양으로 도열해 있는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안보전략연구원 편집위원은 "미군 항공모함 등 전력의 한반도 접근을 의식해 사거리가 길고 정밀도가 높은 금성-3형 등 지대함 미사일 등을 선보였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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