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의 내력과 문양에 담긴 의미 [방재욱]


태극기의 내력과 문양에 담긴 의미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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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의 내력과 문양에 담긴 의미

2018.02.01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벌어졌던 촛불집회와 그에 대응하는 태극기(太極旗) 집회로 우리 사회가 큰 혼란을 겪어왔고, 아직도 그 혼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9.4%, '남북 선수단이 모두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0.5%로 집계됐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런 태극기에 관련된 소식들을 접하며 “1절;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2절;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라는 동요 ‘태극기’ 가사가 떠오릅니다. 

우리 국민정신과 주권을 대표하는 숭고한 표현의 상징물인 태극기에 대해 얼마나 자세하게 알고 있는 것일까요, 행정안전부의 홈페이지(www.mois.go.kr)의 ‘국가상징 알아보기’를 열어보면 ’태극기의 내력과 담긴 뜻‘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태극기는 “근대 국가가 수립되며 세계 각국이 제정해 사용하기 시작한 국기(國旗)는 한 나라의 권위와 존엄을 상징하는 표상으로 그 나라의 전통과 이상을 특정 빛깔과 모양으로 나타낸 상징물입니다.”로 '국가상징'으로 정의되어 있습니다.  

나라꽃으로 불리는 무궁화(無窮花)는 아직도 국화(國花)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지만, 태극기는 오래전부터 법적으로 국기(國旗)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국기가 처음으로 제정된 것은 1882년(고종 19년) 5월 22일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朝美修好通商條約) 조인식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조인식 때 게양된 국기의 형태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태극기의 첫 도안은 1882년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특명전권대신(特命全權大臣) 겸 수신사(修信使)로 일본에 다녀온 과정이 기록되어 있는 ‘사화기략(使和記略)’에 담겨있습니다. 박영효는 그해 9월 일본으로 가는 선상에서 태극 문양과 그 둘레에 8괘 대신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를 그려 넣은 ‘태극·4괘 도안’의 기를 만들어 사용하며 본국으로 그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고종은 1883년 3월 6일 왕명으로 이 도안의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표하였으나, 제작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탓에 문양(紋樣)이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었습니다. 

1942년 6월 29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국기제작법을 마련하기 위해 ‘국기통일 양식(國旗統一樣式)’을 제정·공표하였지만 국민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948년 8월 15일 우리나라 최초의 통치 기구인 정부가 수립되며 태극기 제작법의 일원화에 대한 필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고, 1949년 1월 정부에서 ‘국기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10월 15일에 ‘국기제작법 고시’를 확정·발표하였습니다. 

그 후 국기에 관한 여러 가지 규정들이 제정되어 시행되어 왔으며, 2007년 7월에 ‘대한민국 국기법’이 제정되어 시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국기법 제4조에는 “대한민국의 국기(이하 "국기"라 한다)는 태극기(太極旗)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009년 9월 국무총리훈령으로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어 공표되며 국기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우리 사회에 정착되었습니다. 

흰색 바탕의 가운데에 태극 문양이 놓여있고, 네 모서리에 건곤감리 4괘(四卦)가 자리하고 있는 태극기의 문양에 담겨있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태극기의 흰색 바탕은 백의민족의 밝음과 순수성을 뜻하며,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가운데에 위치한 원형 태극 문양에서 파랑의 음(陰)과 빨강의 양(陽)은 둘로 갈라진 것이 아니라 '지극히 큰 하나'를 상징하는 태일(太一)로 단일 민족성과 통일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으며, 우주 만물이 음양의 조화에 의해 생성되어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해 담고 있습니다. 

네 모서리에 자리하고 있는 건곤감리의 4괘는 음과 양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가운데 태극 문양을 중심으로 통일과 조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태극 문양의 좌측 상단에 자리하고 있는 건괘(乾卦 ☰)는 우주 만물 중 하늘(天), 계절로는 봄, 향방은 동쪽, 인성은 어짐(仁)을 담고 있습니다. 우측 하단의 곤괘(坤卦 ☷)는 땅(地), 여름, 서쪽, 의로움(義), 우측 상단의 감괘(坎卦 ☵)는 물(水), 겨울, 북쪽, 지혜(智), 그리고 좌측 하단의 이괘(離卦 ☲)는 불(火), 가을, 남쪽 그리고 예의(禮)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정신과 주권을 상징하는 태극기가 동요 ‘태극기’ 가사에서처럼 항상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더 나아가 태극기가 무궁화와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넘어 한반도 전역에서 하늘높이 아름답게, 그리고 힘차게 펄럭이는 날이 기다려집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이 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상업적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박대문의 야생초사랑

오토칠루스 (난초과) Otochilus


부탄은 위도상 아열대에 속하지만, 
고도가 높은 산악지대이고 사계절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국내에 자라는 북방계 식물의 원류(源流)를 비롯하여
다양한 식물자원이 풍부하게 보전된 곳입니다.
   
북부 고산지대는 만년설에 덮인 험준한 히말라야산맥,
중간지대는 기후가 온화하여 농경에 적합하고
남부 구릉지대는 인도의 아쌈(Assam) 지방에 인접한 열대우림기후 지역입니다.
  
해발 3,175m인 사시라(Sasi la) 정상을 넘어 팀푸로 가는 
왕듀 포드랑-노브딩 고속도로에 닿는 산길을 탐사했습니다.
원시의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한적한 산길에
오직 우리 팀만이 발자국을 남기며 걷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아열대 운무림(雲霧林) 숲길을 한 발 한 발 옮길 적마다 
이끼류나 착생 유관속식물이 두껍게 붙어 자라는 모습이 일품이었습니다.
   
제주도 난대림 숲에서 착생식물을 보겠다고 
고개 아프게 하늘만 쳐다보다가 어쩌다 한 개체 발견하면
‘심봤다.’고 흥분하던 기억이 무색하리만큼
이곳에는 풍부하고 다양한 착생식물이 하늘을 가리고
곳곳에 널려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나뭇가지에 커다란 덤불처럼 무더기로 자라고 있는 
착생 난초의 한 종(種)인 오토칠루스(Otochilus),
국내에서 야생은 물론이고 원예종으로도 보지 못한 
야생 난초를 만났습니다.
  
얽히고설킨 무더기 착생 난초 더미에 넋을 잃고 쳐다보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시계추처럼 바람에 흔들리는 꽃도 보였습니다.
한겨울 추위에서도 꽃이 피어있는 개체를 만나다니 행운입니다.
두 개의 긴 타원형 잎 사이에서 나온 꽃차례에 
앙증맞게 작고 고운 난초꽃이 줄줄이 매달려 있는
아름다운 꽃 꾸러미였습니다.
  
Otochilus는 보통 600 ~ 2400m 높이의 히말라야 동부, 
아쌈, 네팔, 부탄 및 중국 남부 고원 등
습기가 많은 숲에서 발견되는 착생 난초입니다. 
  
어릴 때는 반 원통형의 헛비늘줄기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자라면 홈이 파인 타원형 관절 마디에 가느다란 줄기 뿌리를 가지며 
지그재그로 길게 구부러진 총상꽃차례에 5~11개의 꽃이 달립니다.
칼집 같은 겹쳐진 비늘에 싸여 있는 총상꽃차례는 
쉽게 떨어지는 난상피침형 포엽이 있으며 
꽃은 지름 1~1.8cm로 균일하게 흰색입니다.
  
(2018, 1. 4 부탄 왕듀 포드랑 현, 사시라 산길에서)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 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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