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상인 현장점검 전날 미리 손써


장하성, 상인 현장점검 전날 미리 손써


민심 모르는 청와대 정책실장

공단 직원 “얘기 좋게 해달라”

최저임금 인상관련 분식집 방문 뒷말

"먹고살기 바쁘니 오시지 말라고 그랬어요."


미국에 있는 조카들이 부끄럽지 않은가?

책상에 앉아 입으로만 말하던, 현장감 비로서 느껴

(케이콘텐츠 편집자주)


   “어제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높은 분이 올 거라고 하더군요. 먹고살기 바쁘니 오시지 말라고 그랬어요. 근데 (오늘) 막무가내로 오시더라고요.”


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마트에서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왼쪽)이 주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의 의견을 듣기 위해 현장 방문에 나섰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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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분식집에서 만난 종업원 이모 씨(62·여)가 말했다. 이날 분식집을 찾은 건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듣고 정부의 지원정책을 알리기 위해 이날 신림 사거리 일대 상인들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씨는 장 실장의 방문이 “반갑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해결사 일자리 안정자금’이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보여줬다. 하루 전인 17일 근처의 정육점 주인 A 씨(44)와 한 남성이 찾아와 건넨 것이다. 이 남성은 “내일 청와대에서 오실 분들이 책자 내용을 물어볼 거예요. 잘 읽어 보시고 좋게 답해 주세요”라고 이 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A 씨는 이 남성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속 직원”이라고 이 씨에게 소개했다. 이 씨는 “바쁘니 책자만 두고 가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10시경 진짜로 청와대에서 이 씨의 가게를 찾아왔다. 장 실장이었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장 실장에게 이 씨는 “말씀하세요. 간단하게”라고 답했다. 이 씨는 “12시간 일하니까 시간이 없잖아요. 요즘에 장사 안 돼서 짜증나 죽겠는데…”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장 실장이 “왜 짜증 나셨어요”라고 묻자 이 씨는 “당연히 (장사가) 안 되니까 짜증나는 거죠. 종업원도 장사가 잘돼야 마음이 편하죠”라고 답했다.


장 실장과 이 씨의 ‘공방’은 계속됐다. 장 실장은 “왜 (장사가) 안 되는 거 같아요”라고 되물었다. 이 씨는 먼저 최저임금 얘기를 꺼냈다. “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는 하겠죠. 하지만 임금만 올라가면 뭐해요. 종업원이라도 장사가 잘돼야 받아도 마음이 편하고 떳떳한 거지.” 장 실장은 “임금이 올라가야 쓸 돈이 있죠”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러자 이 씨는 “지금 장사가 안 돼서 허구한 날 문 닫는 사람도 많은데…”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가 시행 중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자세히 설명했다. 월급이 190만 원이 안 되는 근로자를 고용한 업주에게 1인당 최대 월 13만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이었다. 또 건물주가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했고 카드 수수료도 낮춰 준다고 안내한 뒤 자리를 옮겼다. 


이날 장 실장은 김형영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등 10여 명과 함께 신림동을 찾았다. 분식집에 이어 정육점에 들렀다. 전날 이 씨의 분식집을 찾았던 A 씨의 정육점이다. A 씨는 취재진 앞에서 장 실장에게 “일자리 안정자금 정책에 대해 종업원 2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장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이 마지막에 찾은 마트 주인 오모 씨(45)는 “정부가 신경써 줘서 고맙다. 동네 마트는 편의점보다 더 열악하니 많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상인은 “이미 직원을 해고했다. 필요할 때만 사람 불러 쓰는 처지라 (일자리 안정자금이) 소용이 없다” “임대료 인상을 억지로 막는 게 가능하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실장은 미리 정해진 코스대로 분식집과 정육점, 마트만 들른 뒤 커피숍에서 30분가량 공단 관계자 및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을 떠났다.

김동혁 hack@donga.com·송영찬 기자 동아일보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NewsStand/3/all/20180118/88239276/1?lbTW=1a25036e0f42f6eac55aaccc58ceed8#csidxaba68da1e1ec8d0b6f7dbfff64fa1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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