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도로 폐쇄..."교통지옥 됐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교통지옥 됐다"
2년새 차량속도 30% 줄어
"출근길이 오히려 빨라진다"며 서울시가 2년 전 서울역 고가 철거에 이어 최근 주요 도심 차도 축소까지 검토에 나섰지만 지난 2년간 퇴계로와 만리재로 등 일대 교통혼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후 교통정체 모습 출처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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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찰은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 철거 폐쇄 직후 '길 안내 회피구간' 설정을 내비게이션 업체에 요청하는 방식으로 교통혼잡 은폐에 나섰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매일경제신문은 2015년 12월 13일 서울역 고가 폐쇄 직후부터 최근까지 퇴계로(퇴계로2가~서울역)와 만리재로(서울역~공덕오거리) 출근시간대 평균속도 측정치 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두 도로는 서울역 고가를 보행로로 바꾸는 '서울로 7017' 프로젝트 시행에 따른 대체도로다.
서울시는 고가 폐쇄 다음날인 2015년 12월 14일 퇴계로 통행속도가 폐쇄 이전 대비 5.1%, 만리재로는 17.8% 빨라졌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서울시는 당시 대중교통과 우회로를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인해 '차로를 없애면 교통 수요가 줄어 오히려 차량이 줄어든다'는 브라에스 역설이 입증됐다는 해석도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서울시 홍보와 반대로 일대 교통체증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역에서 퇴계로2가로 향하는 퇴계로 평균속도는 고가 폐쇄 이튿날이자 월요일인 2015년 12월 14일 시속 32.6㎞에서 2년가량 지난 2017년 12월 11일 월요일 시속 19㎞로 32%가량 줄어들었다. 공덕오거리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는 만리재로 평균속도도 같은 기간 시속 31.4㎞에서 시속 24.1㎞로 23%가량 감소했다.
통행량 역시 고가 폐쇄 직후인 2015년 12월 14일 시간당 555대, 일주일 뒤인 12월 21일은 585대로 폐쇄 이전의 절반 이하로 잠깐 떨어졌다가 올 들어 통행량이 시간당 1200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선 경찰들은 고가 폐쇄 직후 일시적으로 통행로 평균속도와 교통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로 "서울시가 퇴계로나 만리재로 일대를 이른바 '회피구간'으로 설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내비게이션 사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대체도로인 회현역사거리~서울역 방면을 내비게이션 업체가 아예 회피구간으로 설정하면 다른 인접로로 우회 안내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행사나 공사가 있을 때 우회도로 요청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 도로를 특별히 배제해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용건 기자 / 박재영 기자 / 수습기자 = 강인선 기자]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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