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설 붐, 이런 제품·서비스가 뜨고 있다
일본 건설 붐, 이런 제품·서비스가 뜨고 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수요 및 재건축, 리모델링 수요 맞물려
역사적인 건축 붐 맞이
건자재 외에 공사현장 수요 급증 제품, 서비스 등 다수 등장
'구인난 해결', '현장노동자 수요' 사업 성공 주요 키워드
일본 건설 붐, 뜨거운 건 건자재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은 2020년 올림픽 수요와 1960년대 고도성장시기에 건립된 건물의 재건축 및 리모델링 수요(일본 건축물의 내용연수는 60년이 일반적임)가 맞물려 건설업계가 호황임.
image: CBC.ca
올림픽 경기장, 선수촌 건설 등 직접적인 수요를 비롯해 숙박, 교통 관련 인프라 구축 및 도심 재개발 등 추진
2020년 전후 대형 건설 프로젝트 현황
자료원: 언론보도 내용 종합, 닛케이BP, Mizuho은행
대규모 프로젝트 이외에도 기초 지자체 단위의 시설정비, 소규모 음식점 및 숙박 시설의 개보수 등 폭넓은 설비투자 활성화 전망
건자재 등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품목 외에도 건설 붐을 배경으로 최근 일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색적인 제품, 서비스가 다수 등장하고 있음.
이번 보고서에 다뤄진 제품을 선정 후 각 기업에 유선 인터뷰를 진행, 제품의 개발과정이나 세부 내역에 대해 심층적으로 조사 진행
화장실의 화려한 변신, '여성전용 가설 화장실'
일본 전체가 역사적인 수준의 인력난을 겪는 가운데 건설분야의 인재 부족은 만성적인 현상으로 타 업종대비 특히 심각함. 이에 건설현장에서의 여성인력 활용이 주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음.
2016년 현재 일본 건설업 취업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으로 약 74만 명으로 10년 전 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임.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한 노동환경 개선이 업계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지목돼 온 것이 가설 화장실 문제였음.
남성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공사현장에서 남녀 구별이 안 돼있는 가설 화장실의 사용은 위생 측면 및 안전 측면에서 여성에게 큰 애로로 작용
일본 최대 건설기계 제조기업인 KOMATSU에서는 현장에서 여성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여성용 가설 화장실 제품을 개발, 주목을 받고 있음.
작은 카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외형으로, 내부에는 겨울에도 따뜻한 온열 변좌, 스타킹을 갈아 신을 때 쓰는 접이식 발 받침, 생리대용 휴지통, 전신 거울, 소독 시트 등이 갖추어져 있음. 채광 천장과 LED 조명으로 내부가 매우 밝은 것도 특징임.
또한 기존 가설 화장실은 문이 간소해 안에서 자물쇠를 잠궈도 밖에서 힘을 주어 당기면 열리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안전을 위해 이중 자물쇠가 설치돼 있으며, 문과 벽 사이의 작은 틈새를 가려주는 커튼, 소리를 차단해주는 장치까지 갖추고 있음.
KOMATSU가 개발한 여성 전용 가설 화장실(외관 및 내부 전경)
자료원: KOMATSU 홈페이지 및 요미우리 신문, 일본 내각부
KOMATSU는 이 제품의 개발단계부터 다수의 여성직원을 참가시켰을 뿐 아니라, 건설현장에서 여성 인력 대상 설문을 실시하는 등 사용자 편의에 철저히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
해당 제품은 일본 정부 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일본 경제전문가인 모리나가 타쿠로는 향후 일본 건설업계에서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해당 제품을 꼽는 등 큰 주목을 얻고 있음.
건설 현장의 인명사고를 효과적으로 방비, '헤리마 시스템'
일본 나가노에 소재한 티옥크(ティオック)는 공사 현장에서 쓰이는 LED 전광판 및 각종 계측기(진동, 소음 측정 등) 안전용품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으로, 종업원 20명, 매출액 4억2000만 엔(약 42억 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나 해당분야에서 일본 내 유수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음.
티옥크사의 주력 제품(공사 현장용 LED 전광판 및 계측기)
자료원: 티옥크 홈페이지
일본 전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사망자 중 건설업 현장에서의 사망자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300~400명의 사망자가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음. 이는 타 업종대비 독보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구직자가 건설업 취업을 꺼리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
해당 회사가 최근에 개발한 제품 '헤리마 시스템(ヘリマシステム)'은 포크레인 등 건설용 기계로 인한 인명사고를 방지해주는 제품임.
자기장(磁氣場)을 발생시키는 장치를 건설용 기계에 설치, 위험지역 내에 들어갈 경우 그 인원이 쓰는 헬멧에 부착된 LED 전구가 적색으로 빛나며, 동시에 건설 기계 내에 설치된 경보장치도 붉은 색으로 빛나며 위험을 알림.
작업하는 인원, 주변 인원, 기계 운전자 모두가 위험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게 하는 제품임.
티옥크사의 신규 제품, '헤리마 시스템'의 원리
자료원: 니혼TV
설치가 간편하며, 사고 예방효과가 뛰어나 공사 현장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제품임. 최근에는 지게차를 쓰는 물류창고나 공장 등에서 사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음.
작업화도 폼 나게 신자! 스포츠용품 기업발 제품 큰 인기
기존 건설현장 작업용품 메이커가 발매하는 작업화는 기능 위주로 제작돼 디자인이 단조로운 경우가 많았으며, 소모품의 성격이 강해 가격도 3000엔(약 3만 원) 전후의 저렴한 제품이 대부분이었음.
운동화 전문 메이커인 아식스(アシックス)는 1999년부터 디자인을 중시한 작업화 분야에 진입 후 10년 이상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2013년경부터 시장의 호응을 얻기 시작
젊은 층의 현장노동자들이 SNS로 호평을 보내면서, 그간 거의 호응이 없었던 제품이 2013년 이후 연간 20~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임.
2015년에는 70만 켤레 이상을 판매, 아식스 내에 작업화 전담부서를 신설했으며, 시판되는 제품만 27종류에 이름.
업종별 작업현장에 특화시킨 아식스의 작업화 안내 홈페이지
자료원: 아식스 홈페이지
아식스의 경쟁업체인 Mizuno 역시 2016년에 작업화 분야에 신규 진입, 9만 켤레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35만 켤레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음.
스포츠용품 기업이 내놓은 작업화의 특징은 작업 현장에 적합한 기능성과 뛰어난 디자인을 겸비한 점임.
발 뒤꿈치 부분에는 주로 러닝화에 사용되는 고기능 충격완충재가 쓰이고 있으며, 다치기 쉬운 발가락 부분에는 낙하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글라스울 강화수지가 쓰임.
또 스포츠용품 제조기업의 강점을 살려 통기성(通氣性)이 뛰어난 디자인과 소재를 사용해 발에 땀이 차는 것을 막아줌.
디자인면에서는 기존 작업화에서는 찾기 어려웠던 색상인 붉은색, 오렌지색, 금색, 은색 등이 쓰인 제품도 많아 사용자가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음.
가격은 7000~1만 엔(7만~10만 원) 정도로 기존 일반 작업화 대비 2~4배 정도 비싸나, 인기 제품의 경우 예약단계에서 동이 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음.
최근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미즈노의 작업화
자료원: 각 기업 홈페이지
아식스는 이러한 추세에 맞춰 작업화뿐 아니라 현장노동자용 패션 내의를 2018년 봄에 신규 발매할 예정으로, 건설 현장 내 패션용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조짐을 보임.
현장 일꾼의 쉼터, '아사히 식당' 급성장
도쿄에 소재한 중소기업 아사히 코퍼레이션(アサヒコーポレーション)이 운영하는 아사히 식당(アサヒ食堂)은 공사 현장 내에서 현장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당 및 매점으로 2017년 11월 현재 전국에 15개소 운영 중
아사히 식당은 건설사의 동의 하에 건물 외곽과 내부의 틀이 어느 정도 지어진 대형빌딩 가건물 한 켠에 입주해 매일 현장에서 음식을 조리해 현장노동자에게 판매함.
점심식사는 건설현장 노동자의 큰 고민 중 하나임. 도시락을 매일 싸가는 것은 번잡하고, 외식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뿐 아니라 작업복 차림으로 현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는 일꾼이 많음.
점심 메뉴 외에도 빵, 아이스크림, 컵라면, 과장 등 간식이나 현장에서 수요가 많은 건전지, 목장갑, 우비 등의 잡화도 판매해 건설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음.
공사 현장 내에 설치돼 있는 아사히 식당의 전경
자료원: 니혼TV, 산케이 신문
이 사업모델의 장점은, 공사기간 중 입주한 곳의 현장 인력 수요를 거의 독점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일반 편의점의 1/3~1/2 면적 및 수 십 종류에 불과한 제품 판매로 1개 식당에서 연간 약 4000만~5000만 엔(4억~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음.
2016년 말 기준, 아사히 코퍼레이션의 매출액은 7억 엔(약 70억 원)으로 전년대비 40% 이상 성장했음. 일본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빌딩 건설 러시가 이어지고 있어 해당 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
도쿄 도심 내 대규모 빌딩 건설계획: 20건(2017년) → 23건(2018년) → 25건(2019년)
해당 기업은 2018년에 20개소 이상의 아사히 식당을 운영할 계획임.
시사점
일본 건설 붐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 확실시 됨. 건자재 등 직접적인 수요 품목 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요에 주목하면 새로운 비즈니스 시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임.
일본 건설 현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는 두 가지 키워드로 '구인난 해결'과 '현장노동자 수요'를 둘 수 있음.
인재난이 특히 심각한 건설업에서 건설 시공사 입장에서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현장에서의 복리후생 증진, 안전 환경 개선 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음.
2017년 10월 현재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인당 구인 건수)은 1.55로 4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음.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98%, 일본 전체 실업률은 2.8%를 기록하는 등 실질적인 완전 고용 상태 지속 중
한편 건설업은 인력난이 특히 심각해 2016년 이후 유효구인배율은 지속적으로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7년 6월에는 8.09를 기록하는 등 '취업자 중심'의 노동시장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업종임.
위에서 소개한 여성전용 가설 화장실이나, 헤리마 시스템과 같이 현장노동자에게 복리후생과 안전을 제공해주는 제품 및 서비스가 매우 유망할 것으로 판단됨.
한편, 현장노동자가 수요층이 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돼,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음.
앞서 소개한 스포츠 용품 기업의 작업화 및 아사히 식당은 수요층이 건설 현장의 노동자로 극히 한정돼 있음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큼.
또 아식스사에서는 2017년부터 공사 현장의 노동자를 타깃으로 하는 잡지 'A-Buddy'를 창간, 10만 부 이상을 인쇄하고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무료로 배포 중임
해당 잡지에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온갖 업종의 현장에서 일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소개함.
아식스사가 발행하는 현장노동자 전문 잡지 'A-Buddy'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일본 출판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으며 특히 잡지는 대표적인 사양사업인 가운데 10만 부 이상을 인쇄하는 매체는 흔치 않아, A-Buddy의 사례 역시 건설 현장노동자의 수요가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음.
자료원: 각 기업 유선 인터뷰 및 홈페이지, 산케이 신문, 일본 경제신문, 니혼TV, TV도쿄, 미즈호 은행, 닛케이BP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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