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중동 건설시장”, 암(暗)보다 명(明)의 기운이 강하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아중동실  실장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고 있다. 중동지역 역시 테러와 전쟁, 정세불안, 자연재해 등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2018년에도 정치·경제·사회·외교적 각종 문제들은 중동지역의 주요 이슈로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Arabian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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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건설시장만을 놓고 본다면 2018년은 암(暗)보다 명(明)의 기운이 강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이슈를 바탕으로 내년도 중동 건설시장을 전망한다.


첫째, 최근 수년간 경제적 부침의 중심에 있었던 국제유가이다. 중동지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지이자 생산지이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국제유가의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2014년 하반기 이후의 국제유가 급락은 중동 주요국의 경제, 사회 전 부문에 큰 후유증을 남겼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를 중심으로 고유가 시기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석유 대체 에너지의 생산을 확대한 결과 과거와 같은 배럴당 100불 전후의 고유가 시기의 재도래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이 사우디 중심의 OPEC 회원국과 주요 산유국 중심으로 석유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노력한 결과 어느 정도 오른 가격대가 형성되었다. 우리는 2017년에 두 차례의 산유량 삭감 및 동결 조치 이후 30∼40불대까지 후퇴했던 국제유가가 50∼60불 수준으로 상승한 것을 목격한 바 있다. 최근 이들 산유국들은 2018년 3월 말인 감산 합의기간을 12월 말로 추가 연장하였다. 장기간 침체돼 온 세계 경제가 소폭이지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유가 상승에 긍정적 요소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금년 대비 0.1%p 상승한 3.7%로 전망하였다.


둘째, 재정 확충을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이다. 중동 주요국 정부들은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확대돼 온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각종 보조금 및 예산지출 삭감, 인력 감축 등의 노력을 경주해 왔으며, 걸프지역의 주요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국부펀드 규모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는데 UAE와 쿠웨이트의 경우 2017년 6월 기준 전년 대비 각각 360억 불, 130억 불 증가한 8,280억 불, 5,240억 불을 기록했다. 사우디의 경우 5,160억 불로 660억 불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커서 지출이 훨씬 많을 수밖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고 할 수 있다. 2018년 초부터는 사우디와 UAE에서 5%의 부가세(VAT) 도입이 예정돼 있어 상당한 규모의 추가 재정 확보도 가능해졌다.


http://www.businesswire.com/news/home/20171205006065/en/2018-Outlook-

Institutional-Investors-Shrug-Volatility-As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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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적극적인 산업 다각화 추진이다. 중동지역 국가들 특히,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산유국 정부들의 최우선 경제정책 목표는 과다한 석유의존적 경제구조에서의 탈피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들은 "비전(Vision)"으로 명명된 경제개발 계획(Saudi Vision 2030, Abu Dhabi Economic Vision 2030, Qatar National Vision 2030, Kuwait Vision 2035 등)을 의욕적으로 수립, 추진해 오고 있다. 이와 관련된 사업 가운데 특히, 중동 최대 경제국 중 하나인 사우디에서 발표된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NEOM)”이 큰 관심을 끌었다. 이집트와의 사이에 있는 홍해 북부 연안의 서울시 44배 면적(26,500㎢)에서 추진될 총 사업비 5천억 불(약 565조 원) 규모의 동 프로젝트는 탄소제로의 최첨단 신도시로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넷째, 중동지역 진출 및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정세와 치안 불안 문제이다. 안타깝게도 이들 문제는 2018년에도 계속해서 주요 이슈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10년 말에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촉발된 “아랍의 봄(Arab Spring)” 이후의 정세불안 시기에 세력을 급속히 확대해 온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세가 크게 꺾이면서 2017년 하반기부터 치안이 상당히 안정돼 가고 있다. 이는 이집트, 터키, 이란 등지에서의 정치적 안정과 함께 미국, 러시아 등이 주도한 시리아 및 이라크에서의 IS 퇴출 노력이 큰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슬람 양대 종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와 이란 간 갈등 고조, 트럼프 미정부의 대이란 강경 입장 및 친이스라엘 외교정책, 사우디 주도의 카타르와의 단교사태 장기화 전망 등으로 인해 중동지역의 전반적 정세는 계속해서 불안정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입국이 제한돼 온 유망시장 진출 관련이다. 석유․가스자원이 풍부하지만 수년간 정세 및 치안 불안 등의 이유로 입국 및 진출이 쉽지 않았던 이란, 이라크 및 북아프리카의 리비아는 잠재력 측면에서 유망시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전체적인 발주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들 국가 관련 뉴스는 항상 큰 관심사였다. 따라서 최근에 이들 국가에서 정세 및 치안 개선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강경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이란 진출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관망하면서 사태 전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2018년에도 중동지역에는 적지 않은 복잡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건설시장만을 놓고 본다면 금년에 비해 긍정적 요인들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동안 움츠려 있었던 우리 해외건설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중동지역 진출전략 수립과 마케팅 활동을 통해 무술년에는 드높이 비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데일리해외건설  webmaster@i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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