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 결과 검증한다


제주 제2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 결과 검증한다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의요구 수용


    정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 타당성 조사결과가 제대로 됐는지 검증키로 했다. 2공항 건설에 대해 부정적인 지역주민이나 환경단체 등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대규모 사회기반시설(SOC)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처럼 타당성 조사를 다시 살펴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제주 제2공항 부지 위치도 출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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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관계자는 5일 "일부 주민 사이에서 정식비행장 안개일수 오류, 오름훼손 등을 이유로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를 수용해 기존 타당성 조사과정에서 관련 데이터를 잘못 입력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달 제주를 찾아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현재 추진중인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얘기를 나눴다. 그간 제2공항 건설에 반대움직임을 보여온 이들은 이날 면담에서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타당성 조사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국토부는 이달 중 관련 용역을 발주해 내년 초 곧바로 수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검증과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면 입지선정 절차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중대한 오류란 입지선정 과정에서 순위가 뒤바뀔 정도의 오류나 순위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잘못된 데이터를 입력한 경우로, 현재까지는 이 같은 오류가 발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국토부 관계자는 내다봤다. 


타당성 조사가 이상이 없을 경우 곧바로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맡길 예정이다. 기본계획은 제주 2공항 건설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개발예정지역 기초자료를 분석하는 한편 측량ㆍ지반ㆍ항공안전성 확보방안 등 기술분야 조사, 항공수요 분석 등이 주를 이룬다. 지역주민을 위한 소음피해방안이나 거주이전 대책 등은 이때 검토된다. 통상 기본계획 수립이 1년, 이후 기본설계가 2~3년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토지보상 등은 3~4년 후로 예상된다.




이번 타당성 검증 사례가 다른 SOC 사업에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 모인다. 공항 등 대규모 SOC 사업의 경우 입지선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번 제주 2공항의 경우 '사회적 갈등을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반영된 측면이 크다.


제주공항은 전 세계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붐벼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과거부터 제기돼 왔다. 정부는 앞서 2014년 사전타당성 검토용역을 거쳐 이듬해 11월 성산지역에 제2공항을 짓는 방안을 발표했다. 


입지선정을 발표하기 앞서 도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평가항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으나 당시 후보지를 사전에 공개하지 않아 공항건설을 반대하는 측에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보지를 사전에 공개하는 건 투기문제나 주민간 찬반갈등 등의 역효과를 우려해 당시에도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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