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방안


서울시립대학교 김현주 교수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1960년대 이래 국내 건설산업은 연 14%의 고성장을 지속하며 국내 경제를 사실상 주도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 국외 상황 (오일 달러 가격 하락, 중국 등 신흥개발국과의 과다 경쟁 등)과 국내 상황 (국내 정부 발주 물량 급감소, 아파트 물량 과다 생산 등)으로 건설시장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96년 이후 20여 년간 GDP 대비 국내 건설 수주는 매년 0.6%씩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0년에는 GDP 대비 5% 대의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건설산업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건설산업이 걸어온 길을 돌이켜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건설산업은 1960년대 이후 국가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1994년 WTO 체제 출범과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등을 경험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정부의 SOC 투자 확대와 민간아파트 건설 급증으로 지난 30년간 고성장을 기록한 결과 현재 한국 건설시장 규모는 세계 10위권 수준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2016년 ENR 기준 한국 건설업체의 해외 건설시장 점유율은 7.3%로 3년째 세계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한국건설 산업의 전망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SOC 축소와 건축 초과공급의 이중고로 수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기 하강속도가 급격해지고 이것이 장기 불황으로 이어질 경우 건설업에 커다란 타격이 예상된다. 저유가 장기화에 다른 발주 감소와 경쟁 심화로 해외수주 여건 또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생산성 향상을 이루기 위하여 부단한 연구개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정부차원의 건설기술 제도 개선방안 연구와 함께 3D CAD/BIM, 건축물 설계 표준 및 설계 지원 개발 노력 등 많은 신기술 개발 노력을 경주하여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음의 그래프를 참조하여 분명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그림1. 건설업의 생산성 향상 추세Chapman and Butry, “Measuring and Improving 

the Productivity of the U.S. Construction Industry: Issue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Building and Fire Research Laboratory,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 Gaithersburg, MD, 2008


위의 그림은 1964년부터 2009년까지 전체 산업의 생산성 증가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위의 그림에서 붉은색의 그래프는 건설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의 생산성 증가를 보여주고 파란색 곡선은 건설업의 생산성 증가 추세를 보여준다. 붉은색 곡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대부분의 산업은 1964년 이래 400% 이상의 생산성이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업에서는 지금까지 부단히 생산성 증가를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해석하면 건설업은 마치 생산성 증가를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더하면 할수록 이에 반비례하여 생산성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왜 건설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현격히 다른 생산성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건설업은 개별 프로젝트 규모가 매우 크며 참여 인원도 매우 다양하다. 또한  최종 생산물을 창출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선행작업과 후속작업 모두 조화되고 통합되어 최종 생산물이 창출된다. 개별 프로세스가 아무리 뛰어난 신기술로 진행되더라도 전체 프로세스에 조화롭게 융합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전체 프로젝트의 생산성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3차원 모델링 신기술을 설계 단계에 적용할 지라도 전체 프로젝트에서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3차원 모델링 신기술은 어느 특정한 한 부분에 국한되기 때문이며 이러한 신기술이 전체적인 범위로 까지 확대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보다 총체적이며 포괄적인 접근방식이 건설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최근 건설업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화두로 거론되고 있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파급효과가 너무 커서 감당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의 새로운 기술이 사람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여 결과적으로 건설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롭게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비로소 건설업이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변화를 거쳐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여야 하는지를 파악하고 총체적인 접근방식을 통해 미래 비전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로 대처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결과를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발전의 도약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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