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 사고현장 원인분석 그리고 대책은


도로구조 문제 지적 지배적

전문가, "도로구조 나쁘면 사고확률 높아질 수 밖에 없어"


 ·11월 2일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윤활유 트럭 화재 사고를 두고 창원터널의 도로구조에 문제가 많았다는 의결들이 언론과 SNS를 달구고 있다.

 

창원터널 사고현장 출처 YTN


창원터널 사고현장 출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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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10시반쯤 창원터널을 통과한 4.5톤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충돌하면서 적재함에 실려있던 윤활유가 반대편 차선으로 떨어지면서 폭발후 화재가 발생해서 화물트럭 운전자와 반대편 차량 운전자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했다.


사고 잦은 곳 오명. 창원터널 

창원터널 사고 뉴스에 대해서 창원터널을 이용해본 네티즌의 의견들이 여러 개 올라왔다. "창원터널 너무 위험하다", "내리막길이 길어 가속이 붙는다", "오르막에서 3차로였다가 터널 앞에서 2차로로 줄어 병목이 발생한다" 등 도로 구조에 대한 의견들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창원터널과 전 후구간 도로에서는 여러건의 사고가 발생했었다. 지난해 10월 19일에는 장유에서 창원방향으로 가던 2.5톤 트럭이 터널 중간 부분에서 불이 나면서 터널 이용자 2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200여명이 터널 외부로 대피하는 사고가 났었다.

 


창원터널 전후 구간이 사고가 잦은 곳이라는 것은 창원시도 인지하고 있다. 올해 3월 20일 창원시정연구원은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창원시 터널사고 실태분석 및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기본방향(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료에는 창원관내 터널 중 창원터널의 사고 건수가 안민터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고 되어있다.

 

또한 사고 건수는 2011년 57건에서 2015년에는 87건으로 1.53배 증가하면서 증가추세에 있고 고장차량이 사고차량보다 많아 최근 5년간 440건으로 교통사고 350건 대비 1.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장은 7~8월에, 사고는 4~5월에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고장은 오르막에서 사고는 내리막에서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리막길 구간 길이 규정 없어

본지는 도로설계전문가에게 창원터널 전후 구간의 도로 구조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도로설계전문가 "A"엔지니어는 "도로구조가 나쁘면 사고확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면서 "창원터널은 90년대 초에 개통한 터널이라 세심한 설계가 안되어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엔지니어는 덧붙여 "아마도 공사비 때문에 터널을 높은 곳에 계획하면서 경사도 급해지고 경사구간도 길어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오르막 구간의 길이에 따라 오르막차선의 설치 여부를 검토하도록 되어있으나 내리막구간의 길이에 대한 규정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A"엔지니어의 설명에 따르면 오르막구간이 길면 트럭 등 등판능력이 떨어지는 차량들이 교통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속도가 떨어지는 차량에게 별도의 차선을 내주는 '오르막차로'에 대한 규정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리막구간이 길 때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이 되기 때문에 과속의 위험성이  높지만 '몇 %의 내리막구간의 길이가 얼마 이상 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등의 내리막길 구간의 길이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사고의 원인은 기하구조?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과속, 과적, 브레이크파열, 고령의 운전자 등 여러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하지만 토목 엔지니어들은 도로기하구조에 가장 관심이 많다. 사고가 자주 났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사고를 낸 트럭이 과속을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들과 언론은 트럭이 비틀거리면서 방호벽을 충격한 것에 대해서 트럭이 브레이크파열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도로에 떨어진 윤활유 통의 개수를 근거로 추정한 화물의 중량이 트럭의 적재중량을 훨씬 상회하는 과적에 의한 사고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사고는 어느 한가지 원인에  의해서 일어나기보다는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으로 내리막의 길이가 길면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규정속도를 초과했을 수 있고 과적을 한 경우 브레이크의 제동거리는 더 길어지고 핸들조작 또한 평소와 다를 수 있고  또한 브레이크 파열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원터널 출구부터 사고지점까지 약 1.4km 구간에는 '브레이크파열 주의' , '과속주의',  '사고잦은곳', 등 과속의 위험성을 알리는 표지판이 20여개나 설치되어있다. 이 많은 표지판은 이 곳에서 많은 사고가 있었던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도로의 기하구조에 문제 없나?


창원터널 앞뒤 구간이 5%가 넘는 경사를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 것일까?

도로를 설계할 때 적용하는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는 설계속도 별로 최대 종단경사를 규정하고 있다. 창원터널이 있는 지방도 1020호선을 간선도로로 보았을 때 시속 70km의 설계속도이므로 평지에서는 5%, 산지에서는 7%까지 가능하다. 그러므로 도로의 종단경사는 규정에 맞다.

 


물론 내리막구간이 길면 가속페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가 계속 증가한다. 하지만 내리막구간의 길이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즉 운전자가 적절하게 속도를 조절하도록 해야하는 것이다. 

 

"A"엔지니어는 "예나 지금이나 설계자들은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지만 예산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물론 규정에는 맞지만 조금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지만 예산을 걱정하는 발주처의 의지에 막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덧붙여 "A"엔지니어는 "예전과 달리 안전에 대한 시민의 요구수준이 많이 올라갔다"면서 "도로를 더욱 안전하게 설계하고 만드는 것과 함께 안전운전 문화를 함께 끌어올리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대책은?

창원시정연구원은  사고예방 대책 수립을 위한 접근방향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로 나누어 6가지 안을 제시했다.

 

여섯개의 방안은  '1.터널 및 도로 안전시설물 보완 및 강화', '2.터널 및 주변 도로 기하구조의 안전성 개선', '3.터널 내 과속방지 및 터널 주변 교통정보제공 시설 도입', '4.터널 교통안전문화 조기 정착', '5.터널 관련기관 간 협력체계 정비', '6.사업용 차량 안전관리 및 정기교육 강화'다.

 

가장 시급한 것은 과속방지 및 안전운전 유도를 위한 시인성 높은 안전표지를 추가하고, 그루빙(미끄럼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터널 내부 조도를 강화하고 선명한 차선을 도입하는 등의 시설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1km정도 떨어져있는 터널관리소의 위치를 터널 가까운 곳으로 옮기고 사고 발생시 우회할 수 있는 도로를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시정연구원이 제안한 대부분의 방안도 결국 운전자가 과속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안들이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부터 설계속도를 시속 60km로 낮추고 터널 출구로부터 1.4km위치에 있는 지점 과속단속기 대신 내리막구간 전체를 구간단속을 해야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진경 기자 ( jungjk@gisulin.kr ) 기술인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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