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같은 60대 시대 온다… 200만명 유전체 해독할 것 VIDEO: Human Longevity chief says genome sequencing can help people cheat death


세계 최초로 인간 게놈지도 발표

크레이그 벤터(J. Craig Venter) 

'휴먼 롱제비티(Human Longevity)' 회장


   그는 68세 때 새 회사를 창업(創業)했다. 키 190㎝가량에 구릿빛 피부, 건장한 체구의 크레이그 벤터(Venter·71) 휴먼 롱제비티 (Human Longevity) 회장은 "요즘도 일주일에 이틀은 테니스를 치고, 사흘은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한다. 틈이 더 나면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레이싱을 즐긴다"며 웃어 보였다.




VIDEO: Human Longevity chief says genome sequencing can help people cheat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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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터 회장은 젊은 날부터 생명공학계의 이단아였다. 미국 정부가 주도했던 '인간게놈프로젝트(HGI)'와 연구 경쟁을 벌여 2001년 거의 동시에 인간게놈 지도 완성을 발표했다. 또 2007년에는 세계 최초로 자신의 게놈 지도를 분석해, 대중에 공개했다. 2010년에는 실험실에서 만들어 낸 세계 최초의 합성 생물체를 발표했다. 그리고 지금 그가 관심을 두는 분야는 바로 '장수(長壽)'다. 회사 이름부터 '인간 장수'를 뜻하는 휴먼 롱제비티로 지은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20대 같은 신체로 사는 60대를 만들고, '건강 수명'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벤터 회장이 2013년 피터 디아만디스 X프라이즈재단 회장 등과 세운 휴먼 롱제비티는 두 차례에 걸쳐 3억달러(약 3419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가치를 평가받는 기업이다. 유전자 분석·정밀 의학 기술을 총동원해 개인의 생체 정보를 기록·해석하고 맞춤 처방을 해준다. 최근에는 200만명의 유전체를 해독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유전자 분석에 사활을 걸고 있다.


건강수명 최대로 늘리는 게 목표


현재까지

인간 유전체 정보

1%만 파악


인간 장수를 내세우는 회사가 유전체 해독에 왜 집중하는가.

"현재까지 우리가 파악한 정보는 사람의 유전체가 담고 있는 정보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 정보를 5~10% 수준까지만 높여도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날 것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사람의 유전자 변이가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질병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최대한 많은 사람의 정보를 확보해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발병 가능한 질병을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는 약을 제공할 수 있는 때가 오면 사람의 건강 수명은 계속해서 연장될 것이다."


더 많은 유전 정보를 먼저 확보하는 기업이 이기는 시장인가.

"그렇다. 우리도 목표를 200만명이라고 했지만, 상한선은 없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유전자를 해독해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하는 게 목표다. 1000명의 유전체를 해독한 정보를 기반으로 내놓는 예측과 100만명의 유전체를 해독한 정보를 기반으로 내놓는 예측은 정확성이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의료·헬스케어 시장은 점점 더 정확한 맞춤 진단과 예방 의학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정확성은 결국 더 많은 정보량을 기반으로 나오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축적한 기업이나 국가가 미래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심장의 MRI 스캔 모습 출처 healthcarei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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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수준이 되면 '정확한 예측'이라고 말할 수 있나.

"질병이 아닌 외모를 예로 들자. 지금은 유전체 해독을 통해 짐작 가능한 외형은 16~17세쯤 됐을 때의 신장, 체중, 눈동자 색, 모발 색, 혈액형 정도다. 지금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BRACA1,2)에 변이가 생기면 암에 걸릴 확률이 50%라고 하는데, 따지고 보면 아직 동전 던지기 수준이다. 이 정도 예측도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형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의 유전체를 해독해 정보량이 더 많아지면, 거리의 담배꽁초에서 수집한 유전자 정보만으로 사진처럼 정확한 외형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전자 정보 분석해 질병에 먼저 대응"

세계 최초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읽어냈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있었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변이들이 생각 외로 많다는 점이었다. 부모나 조부모 대에서 암 등의 유전 질환이 없었던 사람도 갑자기 나타난 유전자 변이로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만 해도 부모 세대에서는 정상적이던 특정 유전자의 절반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천식처럼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은 지병도 아마 이런 식으로 나타난 유전자 변이 때문일 것이다. 유전자 정보를 분석한 덕분에 제대로 된 예방책을 찾기도 했다. 치매 유전자로 불리는 APOE에 변형이 있는데, 이 유전자는 심장병과도 관련이 깊다. 그래서 일찍부터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기 시작했고, 심장병이 발병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사람의 건강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우리 회사가 유전자 정보와 의료 정보를 함께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 역시 일반적인 건강검진과 상담을 통해 식습관을 조절하고, 혈압과 관련된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유전자 정보를 통한 예측과 의학 기술을 통해 제공하는 정보 중 무엇이 더 정확한가.

"지금은 MRI, CT 같은 의료 장비의 질병 진단 정확도가 유전자 정보를 통한 진단보다 높다. 하지만 '현재의 상태'만을 말해 준다는 점이 한계다. '지금 당신의 몸에는 암이 발병했다' '암이 발병하지 않았다'고밖에 확인할 수 없다. 바로 이런 부정확성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정보를 탐구하는 것이다. '앞으로 당신이 췌장암에 걸릴 확률은 이렇다.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이렇다.' 현재 상황이 아닌, 가능성까지 알려주는 정보는 유전자 정보다. 지금보다 유전자 정보의 정확도가 높아지면 세상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세포 제조업, 유전자 코딩이 세상 바꿔"


합성생물은

미래 제조업 개념

완전히 바꿀 것


세상을 바꾼다?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생물을 합성하면 미래 제조업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금 제조업체는 어떤 기능을 하는 물건을 만든다. 그러나 미래에는 제조업체가 그 물건을 만드는 세포를 디자인하게 될 것이다. 합성 생물을 만드는 일은 사람의 의지대로 구동되는 DNA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관만 남기고 사람에게 유용한 영양소만 만들어내는 '스마트 식물'을 만들 수도 있고, 사람의 호르몬과 닮아 인슐린과 같은 작용을 하는 약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크레이그 벤터가 설립한 신세틱지노믹스는 햇빛·이산화탄소만으로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합성 생물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기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처럼 특정한 일을 하는 세포를 만드는 일도 제조업 분야에 들어갈 거란 얘기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프로그래밍할 때 코드를 어떻게 짤지 고민하는 것처럼 유전자 코드 쓰는 법을 익혀야 할 수도 있다."


70대는 보통 은퇴를 꿈꾸는 나이다. 그러나 벤터 회장은 젊은 날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연구하고 창업한다. 그는 "난 지금도 쉴 틈 없이 일해서 뇌가 쉴 틈이 없는데, 그 덕분에 오히려 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번 근육이 약해져 움직임이 줄기 시작하면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처럼, 뇌도 한 번 쉬기 시작하면 둔해지기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스로 일어나 움직이고 일할 수 있으면 쉽게 늙지 않는다. 나는 아직 늙지 않은 것 같다"며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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