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건설 회생기업들, 법정관리 벗어나지만...."혹독한 빙하기 견디어 낼까?"


경남기업·삼부토건·STX건설 등 법정관리 속속 종결

"이제 막 졸업했는데…" 중견건설사, 혹독한 복귀 신고식될 듯

민간·공공·해외 등 업황 부진에 복귀 경착륙 '우려'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아온 중견건설사들이 M&A를 통해 관련 절차를 종결하고 속속 시장에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 기업정상화에 발판이 마련된 만큼 이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외 업황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복귀 신고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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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4부는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경남기업에 대한 변경 회생계획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은 한 달 이내에 법정관리를 종결하고 시장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경남기업의 지속적인 자구노력과 강한 회생의지,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희생으로 회생계획안 인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재판부는 인가 후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한 달 안에 법정관리를 종결, 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1호 해외건설업 면허' 취득 건설사로 잘 알려진 경남기업은 17개국에서 총 197건의 사업을 수행하는 등 업계를 선도해왔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벌인 1조원 규모의 랜드마크72빌딩 사업이 차질을 빚고 故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 스캔들에 얽히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2014년 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2015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 두 차례 M&A 실패를 겪었지만, 주요 자산 매각에 성공하고 삼라마이더스(SM)그룹 계열사인 동아건설산업 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7월 M&A 투자계약을 최종 체결하면서 경남기업은 유상증자 자금 330억원에 회사채 인수대금 323억원 등 653억원의 자금을 수혈 받을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된 변경 회생계획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인집회가 열렸고, 법원이 이 계획안을 결정했다.




경남기업을 인수한 SM그룹은 종합건설사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SM그룹은 경남기업 외에도 우방산업·동아건설산업·태길종합건설·성우종합건설 등을 인수한 상태로, 이들을 합쳐 종합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M그룹은 토목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경남기업을 인수함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만큼 경영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계 투자자인 DST컨소시엄에 인수된 삼부토건도 법정관리를 조기 종결하고, 시장에 복귀할 채비를 하고 있다. 2015년 8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2년여 만이다.


삼부토건 측은 "법정관리를 조기종결하는 방안으로 M&A를 추진해 DST컨소로부터 인수대금 828억원을 전액 납입 받아 인수대금으로 확정된 회생채무를 조기 변제했다"며 "법정관리가 조기종결되면서 회사 대외 이미지 개선 및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예정으로, 앞으로 수주 등 대외 영업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부토건은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와 경영진을 새로 선임하면서 체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 선임된 천길주 대표(전 현대건설 영업본부장)으로 오랜 기간 영업 일선에서 뛰면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국 측 주주와 연계해 해외사업을 키워나간다는 복안이다. 국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고 해외부문은 위축된 인적 자원을 보완해 3년 후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을 50대 50으로까지 키운다는 포부다.


1948년 창립된 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공사업 제1호 면허를 취득한 건설사다. 하지만 2015년 자금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최근 DST컨소에 인수됐다.


STX건설 역시 지난 8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STX건설은 부동산 컨설팅 전문회사인 코리아리츠에 인수됐다. 업계에서는 STX건설이 기존에 코리아리츠가 확보해 둔 사업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 업계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평 88위의 한일건설도 지난 3월 회생절차를 개시한 이래 8개월 만인 지난달 관련 절차를 마치고 시장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중견사들이 잇따라 매각과 M&A로 정상화를 이루고 있어 업계 분위기가 고무된 상태"라며 "특히나 기존 업체의 경쟁력과 인수 주체의 자본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SOC예산 감축에 따른 공공부문 일감 감소 그리고 여전한 해외발주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당분간 건설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 복귀가 험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외 발주시장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건설업을 지탱해왔다"며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SOC 감축 등으로 민간과 공공부문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방히기'로 접어들 길목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나 중견건설사들의 먹거리였던 공공 토목부문과 분양시장 등의 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법정관리 졸업 기업들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관리를 졸업한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당시 업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는데, 졸업하고 복귀하려니까 그새 호황기가 지나고 또 다시 업황이 어려워질 환경"이라며 "우리뿐만 아니라 최근에 졸업한 중견사들은 대체로 사업성은 있으면서, 또 출혈 경쟁은 지양하는 수주전략을 짤 것으로 보이는 만큼 꽤 치열한 복귀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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