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10조원짜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권 따내


GS건설 도전 제쳐

세기의 대결 막내려


건설업계 '맏형'의 화려한 귀환

투표참여 2193명중 1295명(59%) 찬성표 얻어

강남권 재건축 유리한 고지…압구정현대 영향 줄 듯


   현대건설이 건설업계 ‘세기의 대결’이었던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따냈다. 숙원사업이던 한강변 랜드마크 아파트를 짓게된 데 이어 향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됐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 선정 총회. 전형진 기자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 전형진 기자


서울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조합은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공동사업시행 건설업자로 현대건설을 선정했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2193명 가운데 1295명(59%)이 현대건설에 표를 던졌다. GS건설과 각축을 벌일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일방적인 양상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기존 2120가구를 5388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공사비 2조7000억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가 약 10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역대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분류된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입찰제안서 제출 전까지만 해도 GS건설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정도로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파워가 약했기 때문이다. 개포주공3단지 수주를 통해 최고급 브랜드 ‘디에이치’를 선보였지만 준공된 단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브랜드 완성도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조합원 수익을 강조한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반전이 이루어졌다. 교육환경영향평가에 드는 비용을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등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면제를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반분양 시 분양가상한제에 적용받더라도 조합이 제안한 최저 일반분양가를 보장하고 미분양이 발생하면 현대건설이 이를 인수하는 대물변제 등 파격적인 안을 내놓았다.


현대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를 재건축해 지을 계획인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제공

출처 경향신문

논란이 됐던 이사비 7000만원 지원과 관련해서는 협약이행보증금으로 4615억원을 내기로 했다고 이날 총회에서 밝혔다. 1주구에 거주한다는 50대 조합원은 “현대건설에서 제안한 내용이 더욱 끌렸다”고 말했다.


이주비대출서비스를 두고는 ‘창의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건설이 자체신용으로 조합원 주택가액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금융지원해서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처지에 있던 조합원들에겐 단비가 된 셈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8·2 대책’ 이후 낮아진 담보인정비율(LTV)은 재건축 사업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현대건설의 이주비대출프로그램은 향후 진행될 재건축 사업에 시사점을 던졌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은 조합과 현대건설이 함께 시행사로 나서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시공사 선정을 사업시행인가 이전으로 앞당길 수 있어 인허가 과정에 건설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사업 속도를 올릴 수 있다. 조합은 연말전에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다는 계획이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이날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한 뒤 “디에이치가 표방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유일무이’”라며 “지역 안에서 비교 대상이 없는 명품 아파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조합과 이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면서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과는 달리 현대건설이 조합의 파트너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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