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예산 삭감에도 묵묵부답 '대한건설협회'..."무능론 솔솔"


"건설업계 비상 불구 눈과 귀는 막고 입은 닫았나 봅니다.”

한때 경제 6단체 구성 공언

"하는 일이라곤 기념식 같은 연례행사 시상식밖에 없어"

"협회비 내는 것조차 아깝다"


  “고강도 대책에 건설 경기 위축과 예산 감소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는데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대한건설협회(대건협)가 눈과 귀는 막고 입은 닫았나 봅니다.”


대한건설협회가 입주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 전경. 출처http://blog.daum.net/01030267929/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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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정부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거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 경기 경착륙 위험이 커지자 국내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건설업계를 대변하는 건설협회가 하다못해 성명서 한 줄이라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협회의 무능을 질타했다.


건설사들은 최근 위기에 처했다. 8·2 부동산 대책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로 그동안 효자 노릇을 해온 주택 사업 전망이 밝지 않고, 해외수주 여건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도로·철도·항만 등의 건설과 관련한 SOC 예산마저 줄자 건설사들은 일감이 줄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앓는 소리라도 나와야 하는 상황.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업계 대변 조직인 대한건설협회는 묵묵부언으로 일관, 회원사들 사이에서 존재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지방 중견 건설사 한 임원은 “SOC 예산이 갑자기 줄면 지방 건설사는 일감이 떨어져 생존조차 어렵다”며 “이쯤 되면 대건협이 나서서 정부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건설 관련 민간단체인 대한건설협회는 뒷짐만 진 채 손을 놓고 있다. 전국 7269개 건설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대건협은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지만 회원사 이익을 옹호하기는커녕 기념행사만 집행하는 등 존재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업계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대표는 “지난 8·2 대책 때도 성명서 한 줄 내지 못한 대한건설협회가 하는 일이라곤 몇 주년 기념식 같은 연례행사나 시상식밖에 없다”며 “업계 이익단체가 아니라 마치 무슨 이벤트 기관에 불과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업계가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데 말 한마디 못하는 협회가 한심스러워 협회비를 내는 것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 회장. /장련성 객원기자


한때 경제 6단체 구성을 공언할 정도로 국내 경제계에서 적지 않은 목소리를 내던 대건협의 위상이 이처럼 몰락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출범 당시 고(故) 정주형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초대 회장을 지낼 정도로 경제계에서 작지 않은 목소리를 냈지만 2010년대 들어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25·26대 회장을 시공능력평가 순위 126위의 이화공영 최삼규 회장을 맡으면서 협회 위상 하락 논란이 촉발됐다.


올해 3월 27대 회장에는 시공능력평가 순위 683위에 그치는 신한건설 유주현 대표가 취임하면서 위상 논란은 또다시 불거졌다. 복수 후보가 나오면서 선거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후보자의 도덕성 논란까지 일면서 건설협회의 위상은 더 떨어졌다.


대건협이 업계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는 것은 협회장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데다, 국토교통부 등 정부 입김에 너무 휘둘리고 지나치게 관료조직화 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기획 담당 임원은 “협회가 정부에 쓴소리도 하고 업계 목소리도 대변해야 하는데, 지방 소형 건설사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으니 업계를 대변할 수 있겠느냐”며 “대한건설협회보다 덩치가 더 작은 한국주택협회가 오히려 업계를 더 잘 대변해주고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또 다른 임원은 “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정부 정책에 민감한 편이라 협회 수장이 업계 처지를 대변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도 해야 하는데, 이번 협회는 어찌 된 건지 몸만 사리는 듯하다”며 “대외 교섭력이 약한 중소형 건설사 대표들이 협회장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 건설업계 목소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3/2017090300790.html#csidx5495c139b14dd9d9c0c04a16bd4f5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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