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인질’삼고 있는 북한


北, 한반도 역내 긴장 높이고, 

북미 대화국면 유지하는 ‘투트랙’


북미회담 진전...한국은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어


정부, 北 300㎜ 방사포 대응수단 부족

요격망도 ‘구멍’ 


  북한이 한반도 내부 긴장수위는 높이면서 북미 대화기조는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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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군사ㆍ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는 위협하는 한편, 북미간 대화기조를 유지함으로써 ‘통미봉남’ 원칙을 실현해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주말 북한의 ‘저강도’ 도발이 북ㆍ미 협상판을 짜기 위한 전략적 도발이라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을 을지프리덤가디운(UFG)연습에 대한 대응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북미대화가 어느 정도 진전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좀 더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북미 간 대화기조가 마련된 가운데, 북한이 보다 유리한 협상환경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을 ‘인질’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괌 포위사격 협박국면에서 단거리 발사체를 쏘고 백령도 점령훈련을 한 것은 미국을 상대하기 전에 우리를 확실한 인질로 잡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주말 사이 발사한 발사체의 정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지만, 어느 쪽이든 우리 안보에는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군사당국은 이번 발사체의 최대고도는 50㎞, 비행거리는 250㎞로 파악했다. 속도는 음속 4~5배로 확인됐다. 고도만 놓고 보면 탄도미사일보다는 300㎜ 방사포에 가깝다. 북한은 사거리 300㎞의 스커드-B 미사일을 개량해 지대함 탄도미사일(ASBM)을 개발하고 있는데, 스커드-B의 경우 최대 94~96㎞까지 솟구친다. 이와 달리 방사포는 낮은 고도로 완만한 포물선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청와대의 초기분석대로 북한이 개량형 300㎜ 방사포를 발사했다면, 당장 요격수단이 없기 때문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는 고도 40~50㎞를 넘나드는 비행궤도를 그렸다. 이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최저 요격고도(40㎞)보다 낮다. 요격고도 20~40㎞에서 최대 음속 5배의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중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패트리엇 미사일(PAC-2ㆍ3)로도 현재로썬 요격이 불가능하다. 우리 군은 다연장 로켓(방사포)를 무더기로 발사해 개전 초기 기선을 제압할 수 있지만, 당장 우리 요격망을 뚫고 공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한이 한국의 요격망을 무력화하고 전역의 핵심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북미 간 협상에서의 우위를 선점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북한의 300㎜ 방사포 실전배치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군 내부에서는 북한 미사일을 파괴하는 ‘킬체인’이 전력화되더라도 차량을 이용해 움직이는 방사포를 발사 전에 요격하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발사체 제원에 대해 “NSC에서 한미가 정밀 분석이니까 결과를 좀 지켜보자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하고 있다”며 “한미 간 정밀분석이 끝나고 사실관계는 나중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이 전략적 도발이 아니라는 청와대 고위관계자 전날 발언에 대해 “도발이 아니다는 언급을 한 적은 없다”며 “북한이 현실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발언”이라고 28일 해명했다. 도발은 도발이지만, 심각한 수준의 도발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이 이뤄진 직후 ‘NSC상임위를 열 상황도 아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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