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마다 거리 시위, 한국 민주주의에 毒"

카테고리 없음|2017. 8. 16. 21:50


민주주의 이론가로 40년 활약

지한파 美 다이아몬드 교수 訪韓


한국의 정치 상황 진단·조언

"시위, 결국 목소리 큰 세력에 주목… 民意 왜곡되고 반영 제대로 안 돼

정부는 조바심에 '정책 과속'"


   "시위와 거리 정치가 습관이 되면 한국 민주주의엔 독(毒)이 될 것이다."


래리 다이아몬드 교수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를 불러왔다”며 “정보 공유와 

민주화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끼리만 모이는 ‘사회적 동질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민주주의 관련 세계적 석학(碩學)으로 꼽히는 래리 다이아몬드(Diamond·68)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현재의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해 던진 충고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40년 가까이 민주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로 활약해 왔다. 부시 정부 때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상담역을 지내면서 이라크와 예멘의 '민주화 프로세스'를 자문했다. 2008년 펴낸 '민주주의 정신(Spirit of Democracy)'은 전 세계 민주주의 전환 과정을 정리한 명저로 꼽힌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EAI) 주최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본지 인터뷰에서 "길거리 정치는 최후의 수단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해 단체가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이로울 게 없다"고 했다.


래리 다이아몬드 교수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를 불러왔다”며 “정보 공유와 민주화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사회적 동질화’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2000년 '한국 내 제도 개혁과 민주주의 공고화'라는 책을 낸 지한파(知韓派)다. 한국을 연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짧은 시간 안에 수준 높은 민주주의를 일구어낸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한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트라우마를 겪었지만, 민주주의 시스템이 성숙하고 평화롭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여전히 각종 시위가 분출하는 상황에 대해선 우려했다. 그는 "시위가 계속되다 보면 결국 가장 목소리 큰 세력, 가장 잘 조직화한 세력이 주목받게 된다"며 "이 때문에 민의(民意)가 왜곡되고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상적 가치에 매달리다 오류를 범하는 좌파 정부의 한계도 짚었다.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에 (과격한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며) 종종 과속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회 구조적 개혁 등 당면한 이슈를 피하지 말고 정면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불편한 이슈'로 고령화와 연금 개혁 등을 꼽았다. 이런 과제들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닌 '수학 문제'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가장 유능한 리더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과제를 피하지 않는다"며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북한 인권에도 관심이 많다. 2015년 비영리단체인 미국인권재단(HRF)과 함께 한국을 찾아 국내 북한인권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북한은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전체주의(totalitarian) 국가"라며 "한국 정부는 북한 시민들이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소셜 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를 불러왔다"며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 대한 교육과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가 정보 공유와 민주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사회적 동질화(homophily)' 현상이 심각하다"고 했다. 실제 미국에선 이해가 상충하는 두 집단 간에 공통분모가 전무(全無)해 토론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했다. 서로 보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알고 있는 팩트(fact·사실)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상호 존중이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16/20170816003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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