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정말 호구일까"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하지만 정작 ‘개미지옥’. 

나누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2500선 진입을 목전에 뒀다. 앞으로 지수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도 쏟아진다. 기다리던 대세 상승장이 맞는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으나, 시장 분위기가 좋은 것은 맞는 듯하다. 


전형적인 개미의 주식 매매 패턴 출처 온라인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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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잔칫집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 즈음이면 늘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개미지옥’. 상승장의 과실을 나누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 개인투자자들은 날마다 죽어나간단다. 이제라도 주식 시장에 들어가 볼까 고민하는 초보 투자자부터 나름 고수라고 자부하는 전업 투자자까지, 개인들은 다 호구란다. 재 뿌리기도 이 정도면 선수급이다. 


개인은 무지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항상 수익률 데이터를 앞세운다. 지난 5월 코스피지수가 6.4% 상승했을 당시 유가증권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0.5% 하락한 반면 개인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은 13.9% 올랐다. 이를 두고 소위 전문가라는 이들은 개인들이 사는 종목은 하락하고, 파는 종목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항상’ 개인들은 손해를 보고, 개인들은 ‘봉’이었다는 비아냥이 난무했다. 


A라는 주식이 있다고 하자. A라는 주식은 연초 1000원에서 시작해, 연말에 2000원까지 올랐다. 중간에 개인은 A주식을 1100원에서 매집하고서, 1800원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팔았다. 개인이 700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지만, 이 주식은 개인이 팔았으니 개인 순매도 종목으로 분류된다. 같은 논리로 외국인 입장에서는 순매수 종목이다. 이를 두고 ‘개인이 65% 가까운 수익을 거뒀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개인이 외국인에게 판 종목이 많이 올랐다(개인은 무지했고, 외국인은 현명했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지난달 여의도 증권가는 개인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올해 들어 빚내서 주식투자를 하는 ‘신용거래 융자잔금’이 유례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이유에서였다. 개인들이 빚내서 산 주식들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며, 신용융자 잔고율을 근거로 삼아 지적했다. 그러나 신용융자 잔고율이 급격하게 늘어난 종목들은 코스닥 상장 기업인 경우가 많았다. 


잔고율이 아닌 잔고금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잔고금액이 늘어난 종목들의 수익률은 오히려 양호했다. 잔고금액이 늘어난 기업들은 대부분 주식시장에서 대형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었다. 지수가 기대치를 넘어 상승할 때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게 문제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빚 잔치’라는 말은 잔고금액이 조금만 늘어도 잔고율이 높아지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기업들이 만들어낸 착시효과다.


회사 내에서 증권통으로 불리는 선배는 이러한 일들이 20년 가까이 반복됐다고 말한다. ‘개미만 당했다’는 주장은 ‘괴담’인 동시에 ‘미신’이라는 게 선배의 얘기다. 사실 모든 개인의 매수·매도 단가와 시점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손해를 입었는지, 수익을 거뒀는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선배의 얘기처럼 20년째 유독 개인들만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필요가 있을까. 잊지 말자. 생각보다 돈 번 개인도 많다. 

조선비즈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9/2017071900522.html#csidxc9b1d296304fedfacbc106655a7de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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