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거절당할 용기’가 있나요? Jia Jiang: What I learned from 100 days of rejection | TED Talk: VIDEO

카테고리 없음|2017. 5. 21. 23:18


‘거절’할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모자란 인간, 사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좌절하기도


  뭔가 도움을 요청하거나 어떤 제안을 했을 때, 또는 관계에서 내가 더 다가갔을 때 상대방이 싫은 기색을 보이는 등 혹시라도 나를 ‘거절’할 것에 대한 두려움은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상대방에게도 다양한 사정이 있어서 나의 요청과 다가감을 거절하는 것일 수 있는데 꼭 그걸 내가 마음이에 안 들어서, 내가 모자란 인간이라서 거절하는 것이라며 사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좌절하기도 한다.

 

지아 쟝(Jia Jiang). TED에서 100일간의 거절 강의로 유명하다.  동안출처  Rejection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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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의 효과는 실로 커서 처음 보는 낯선 이들과 실험실에서 함께 공놀이를 하는데 혼자 한 3분 정도 공을 받지 못하는 등 소외되거나, 다른 사람들이 당신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앞으로 살면서 거절을 많이 당할 거라는 메시지를 들으면 금새 자존감이 추락하고 부정적 정서가 치솟으며 삶의 의미감 또한 추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Williams, 2007).


거절의 파괴력이 이렇게 크기때문에 거절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때로 실제보다 ‘과하게’ 거절을 예측하고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지아 쟝(Jia Jiang)이라는 사람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거절의 경험에 일일히 무너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거절 100일 프로젝트(100 Days of Rejection)”를 시작했다. 황당한 시도인 듯 보이기도 하지만 100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다양한 종류의 거절을 맛보아서 거절에 익숙해져 보자는 의도였다고 한다 (Jiang, 2016).


첫 날 그는 낯선 이에게 다가가 10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상대방이 당황하며 “안 되겠는데, 근데 왜?”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그는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그 속에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잽싸게 10만원을 외치고 대답이 채 끝나기도 전에 도망치는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상대방은 심지어 “왜?”라고 묻기까지 했고 아무도 자신을 위협하지 않았는데도 혼자 무서워서 도망치는 모습이 한심해 보였다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좀 더 오래 거절 과정에 머무르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어느 날은 크리스피크림 도넛 가게에 가서 올림픽링(오륜) 모양으로 도넛을 다섯개 연결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무리한 요구에 당연히 안 된다고 거절당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도넛을 만드는 스탭의 반응은 놀라웠다. 특이한 요청에 흥미를 보이며 어떻게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최선을 다해 색깔까지 정확한 올림픽링 모양의 도넛을 만들어준 것이다. Jia는 진심으로 놀랐고 고마움을 표했다. 스탭은 자신도 즐거웠다며 이 도넛은 내가 쏘는거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는 이 경험이 자신의 인생을 바꿨다고 고백했다. 아마 안 될 거라고 물어보지도 않고 도망부터 갔다면, 정중하게 묻지 않고 쭈뼜쭈뼜 묻고 바로 도망쳤으면 같이 어떻게 해볼지 생각해보자는 진지한 반응을 받을 수 없었을 것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소소하면서 놀라운 발견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뭔가를 요청했을 때 타인이 응할 확률에 대해 실제보다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무거운 걸 10분여 거리까지 함께 운반해달라는 요청이나, 급해서 그런데 잠시 핸드폰 빌릴 수 있겠냐는 비교적 있을 법한 요청부터 그냥 장난치고 싶어서 그런데 도서관 책에 낙서좀 해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청까지 모두 사람들이 ‘예상한’ 비율보다 높은 비율로 요청이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발견들이 있다 (Bohns et al., 2014).


또한 도움을 요청할 경우 보통 무능력하고 한심해 보일까봐 걱정하는 것과 다르게 되려 저 사람이 이 일에 진지하다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발견들도 있었다 (Brooks et al., 2015).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는 보통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의 요청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 안 될 거라고 겁부터 먹고 또 상대의 의도를 과하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 실제로 아무것도 요청하지 않음으로서 거절을 원천봉쇄하는 효과가 있겠지만, 만약 그로 인해 놓치게 되는 좋은 기회나 관계들이 아쉬울 것 같다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자. 




※ 필자소개

지뇽뇽. 연세대에서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지뇽뇽의 사회심리학 블로그’ (jinpark.egloos.com)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동아에 인기리 연재했던 심리학 이야기를 동아사이언스에 새롭게 연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 주를 건강하게 보내는 심리학을 다룬 <심리학 일주일>을 썼다.


※ 신작소개 

과학동아와 dongascience.com의 인기 작가, ‘지뇽뇽’의 신작 ‘내 마음을 부탁해’가 출간됐습니다. "나를 아끼고 돌봐야지, 그렇고 말고.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그 심리학적 해답을 함께 알아가는 책입니다. 다친 내 마음을 돌보고 단련하게 도와줄 다양한 실천코너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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