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연구팀, 오염수 속 방사성폐기물 먹어 치우는 미생물 개발


물의 방사능 오염 효과적 제거

미생물 이용 30분 만 용액 속 방사성요오드 99.9% 제거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물 속에 풀어두면 스스로 돌아다니며 방사성 물질을 먹어 치우는 미생물이 개발됐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같은 참사로 인한 물의 방사능 오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미생물(녹색)이 돌아다니며 오염수를 흡수하면 그 속 금 나노입자가 방사성요오드와 결합한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Comparative Biological Hazards of Chemical Pollutants and Radiation

https://www.iaea.org/sites/default/files/20305083138.pdf

edited by kcontents


정종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생명공학연구부 선임연구원 팀은 서울시립대와 공동으로 미생물을 이용해 30분 만에 용액 속 방사성요오드를 99.9% 제거할 수 있는 정화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방사성 오염을 제거하는 제염 기술에 미생물을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라는 방사선저항성을 가진 미생물을 활용했다. 사람은 4.5Gy(그레이·방사선 선량을 나타내는 단위)의 방사선량에 노출되면 절반이 사망하지만,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1300배 정도 독한 6000Gy의 환경이 돼야 절반이 사망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정화제는 방사선량이 높은 환경에서도 잘 생존하는 이 미생물 속에 방사성요오드와 잘 결합하는 금 나노입자를 넣어둔 형태다. 용액 안에 넣은 미생물이 용액을 마시면, 금 나노입자가 방사성요오드와 반응해 결합한 형태로 미생물의 몸 속에 가둬두는 방식이다. 그 후 미생물만 걸러내는 후처리 공정을 거치면 쉽게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정화를 위해 개발된 기존 흡착제와 달리, 미생물은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다. 오염수를 흡착제가 있는 쪽으로 끌어올 필요 없이 미생물이 직접 움직이며 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 연구원은 “이 기술은 항암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노출되는 방사성요오드 처리 등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며 “향후 미생물을 활용한 폐기물 제거 공정의 특허 등록 및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 4일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권예슬 기자 yskwon@donga.com 동아사이언스

케이콘텐츠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