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약복용에 대한 주의사항


운종률 교수


다약제 복용은 사망위험도 증가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하기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서로 상충되는 약을 복용하지 말아야


약 부작용은 노년기에 많다 

나이가 들어 노쇠하신 분들은 약복용을 함부로 하거나 잘 못 드시면 오히려 약을 안 드시는 것 보다 더 해로운 경우가 많다. 약이 몸속에서 제대로 작용을 하려면 복용한 약이 제대로 흡수가 되고, 혈액속으로 잘 스며들어 올바른 작용을 하고, 작용이 끝난 약물은 콩팥을 통해 잘 빠져나가야 한다.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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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년기에는 노화현상으로 소화관의 점막이 상한 부분이 많고 위산분비도 적어지며, 소화기관으로 오는 혈액량도 줄어들고, 위장운동이 느려지는 여러 가지 장애가 있어서, 소화기관을 통한 흡수가 줄어들거나 약에 의한 손상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 간의 기능이 약해져서 약이 한꺼번에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는 경향이 많고, 신장의 기능이 약해서 약작용이 다 끝나고 빠져나가야 할 약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속에 쌓이게 되는 경우도 많다. 즉, 약의 흡수나 대사, 배설 등이 젊은 사람과 달라져서 약의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분들은 약을 매우 조심해서 복용해야 하고 몸에 좋은 약이라고 무턱대고 함부로 복용해서는 곤란하다. 


WHO-UMC에서 2015년 발표한 '최근 5개년 국가별 약물 부작용 보고 빈도' 순위, 싱가포르가 압도적 

1위고 한국, 미국 순이다. 출처 medigatenews


노인 약복용의 실태와 문제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 분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심하면 하루에 20-30가지의 약을 복용하는 분들도 가끔 볼 수 있다. 


관절이 아프다고 관절약, 혈압이 높다고 고혈압약, 위가 안좋다고 위장약 등을 자주 드시게 되는데 그 외에도 평소 당뇨병약, 두통약, 수면제, 신경통 약 등등 아플 때마다 서로 다른 전문의사를 찾아가서 처방을 받아와 먹으면 약의 종류가 많아지고, 또 서로 겹치게 되는 약도 많아진다. 만성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은 꼭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잘 알다시피 모든 약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노인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이러한 다약제 복용의 문제이다. 


연구결과(한국)

몇 년전 제가 우리나라 노인분들의 과다약물복용 실태를 조사하여 논문으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약 200명 정도의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매일 평균 7가지, 입원한 어르신들은 매일 평균 9가지 정도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제일 적게 복용하는 경우는 한 개의 약, 제일 많이 복용하는 분은 하루 평균 27가지나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시는 노인분들중 최소한 한번 이상 약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는 약 70%에 달할 정도였으니 노년기의 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 할 수 있다. 그 부작용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흔한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소화기관 부작용이외에도 어지럼증, 허약증상, 입마름, 변비, 낙상, 졸림, 기억력 저하나 정신이 흐려지는 증상, 배뇨장애 등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부작용을 자주 일으키는 약으로는 진통소염제, 불안증이나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한 진정제와 수면제, 아스피린, 혈압약, 감기약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데 자주 쓰이는 항히스타민제, 우울증 치료제 등이었다. 


연구결과(외국)

최근 유명한 의학잡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에서도 미국 노인들 중 약물부작용 때문에 응급으로 입원하는 노인이 매년 평균 10만명이 넘는다는 보고를 보았다. 이 연구보고서는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시행한 연구결과인데, 이처럼 응급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제의 절반 이상은 고혈압과 뇌졸중, 당뇨병 치료제라는 것이 이 보고서의 내용이었다. 특히 노인분들에게 혈액순환을 축진하기 위해 자주 처방되는 아스피린이나 와파린, 혈당저하제 같은 것이 입원치료까지 해야 하는 약물부작용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입원치료를 받게 될 정도의 심한 약물 부작용은 주로 80세 이상의 초고령자들에게 제일 흔하게 나타난다고도 하였다.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하기

각종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노인에서는 잘못된 약물복용이 심각하고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입원치료를 받는 노인분들 중 약물복용과 관련된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 30%를 넘는다고 밝혀져 있다. 

그래서 꼭 강조하고 싶은 사항은, 약을 드실 때에는 내가 무엇 때문에 약을 먹고, 이 약은 무슨 약이고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자의 50%, 즉 절반에서 드시고 있는 약이 무슨 약이고 어떤 증상이나 어떤 병 때문에 드시는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시는 약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하였다. 


약물 과다복용 예방방안

그러나 잘못된 약물복용의 현실을 해결하는 방법은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 병을 앓고 계신 만큼 여러 의사를 찾아다녀야 하는 의료 현실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노인의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노인병 전문의를 주치의로 삼거나 그게 어렵다면 단골의사를 정해놓고 복용약물에 대한 조절과 상담을 수시로 받는 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단골의사를 방문할 때에 반드시 자신이 복용하는 약을 모두 가져가서 내가 이런 약들을 먹고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하고 혹시 새로 처방받는 약이 기존에 드시던 약과 같이 드셔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셔야 하며, 또 약을 드시면서 전에 없던 불편한 증상이 생긴다면 꼭 얘기하셔서 혹시 약 부작용 증상은 아닌지 확인을 받아야 한다. 물론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하여 복용하는 약을 함부로, 마음대로 조절하여서는 곤란하다. 일반적으로 노인분들에게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는 복용약물의 개수는 6개 이상인데, 혹시 내가 복용하는 약의 개수도 6개 이상이니까 줄여야겠다고 아무 약이나 임의로 줄이면 안된다는 말이다. 내 질병 치료를 위해서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필수적인 약이 빠지면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담당 주치의와 꼭 상의한 후에 줄일 수 있는 약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논의한 후에 약물의 개수를 조절하여야 할 것이다.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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