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부메랑', 중국 항공업계에 큰 타격



중국 항공사들 

제주공항 한-중 노선 95%,  점유

인천공항, 절반 점유 


   중국 당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국내 항공사보다는 중국 항공업계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항공사들이 중국인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수년간 한국과 중국간 여객 노선 비중을 크게 늘려와 이번 사드 보복조치 일환인 한국 여행객 감축의 부메랑을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제주공항의 경우 한-중 노선의 95%를 중국 항공사들이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공항의 중국 동방항공 여객기 출처 네이비 야나기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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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공항공사와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의 한국-중국 노선을 이용(여객 기준)한 240만명 가운데 230만명 이상이 중국 현지 항공사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동방항공과 저가 항공사 춘추항공을 이용한 승객만 100만명에 달하는 등 중국 항공사들의 점유율은 전체 95%에 달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한-중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들의 점유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지난해 인천공항 중국노선을 이용한 1363만명 중 중국 항공사를 선택한 여객 비중은 46%(630만명)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과 제주공항 여행객 수를 합치면 절반이 넘는 여행객이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아끼려는 중국 여행객들의 희망과 중국 현지 저가항공사(LCC)들의 공격적인 단거리 노선 확대가 맞물리면서 중국 항공사들의 점유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대부분 여행객들은 중국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중국 당국의 한국행 여행 상품 판매 금지 조치가 오히려 자국 항공산업에 자충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입국자수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했는데 이 시기부터 중국 항공사의 중국 노선 점유율이 크게 확대되기 시작했다"며 "중국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쪽은 중국 항공사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제주공항의 중국노선 여객수는 약 130만명, 중국 항공사 점유율은 50% 수준이었으나 여객수가 크게 증가한 이듬해 중국항공사들의 노선 점유율은 70%를 넘어섰으며 최근에는 독점 수준으로 확대됐다. 중국 당국의 조치로 중국 패키지 여행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 중국 항공사의 근거리 수요가 단기간에 크게 변하고 중국 항공사 탑승률도 급격하게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국내 항공사들은 우려만큼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실적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기준 대한항공의 중국노선 매출 비중은 13.1%, 아시아나항공은 21.0%다. 다만 이중 중국인 탑승객 비중은 30% 내외이며 비즈니스와 개별여행객 수요까지 제외하면 매출 감소폭은 더 낮아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보다 20~40% 줄어들 경우 대한항공의 매출액 감소율은 전년 대비 1~2% 수준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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