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사망 동탄메타폴리스 화재 원인은

인화성 물질 스티로폼 옆에서

산소절단기 철골구조물 절단 작업 시 불꽃 비산 

용접 작업자 부주의 직접적 원인 추정

현장 작업자, 작업위해 화재경보기 스프링쿨러 꺼놔

   지난 주말 최고 66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경기 화성시 동탄메타폴리스 상가에서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는 용단 작업을 하던 인부들의 부주의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5일 경기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화성동부경찰서 제공

edited by kcontents

사고 때마다 되풀이되는 안전불감증 논란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경기 화성동부경찰서는 5일 오전 메타폴리스 B동(지상 5층) 상가 3층 화재현장을 감식한 결과 “불은 놀이시설 중앙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지점에서 산소절단기와 LP가스용기 1개, 산소용기 2개, 호스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결과는 2주 뒤쯤 나온다.

화재 당시엔 투입된 인부 9명 가운데 산소절단기 작업자 정모(49ㆍ사망)씨와 전등시설 제거를 하던 인부 A(61)씨 등 2명만이 놀이시설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책임자 이모(62ㆍ사망)씨 등 나머지 7명은 외부와 연결된 계단 등지에서 휴식 중이었다. 내부에 있었던 A씨는 경찰에서 “발화 장면은 목격하지 못했다”며 “연기를 본 책임자 이씨가 진입해 소화기 5대로 같이 불을 끄려다 나만 가까스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번 화재가 산소절단기로 철골구조물 등을 자르는 과정에서 튄 불티가 가연성 물질에 옮겨 붙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는 만화 캐릭터가 사는 극지방을 연출하기 위해 불에 타기 쉬운 스티로폼 등이 철골구조물에 덧대어 설치돼 있었다. 산소용접ㆍ절단기 불꽃이나 불씨가 샌드위치 패널 등에 튀어 화재로 이어진 2008년 서이천물류창고(8명 사망)나 2014년 고양터미널 상가(9명 사망) 참사와 닮은 꼴이라는 추정이다. 소방기본법 등은 용접ㆍ용단 작업자로부터 반경 5m 이내에 소화기를 두고 10m 이내에는 인화성 물질을 쌓아두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용접 전에는 화기 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감시자도 배치해야 한다. 경찰은 인부들이 이런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조사해 책임이 드러나면 관리자 등을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작동과 안전점검 실시 여부 등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발음이 들렸다는 증언도 있으나 가스용기에는 내용물이 남아 있었다”며 “전기적 요인 등에 의한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11시쯤 동탄 메타폴리스 단지 내 5층짜리 상가건물 3층 놀이시설(264㎡)이 있던 점포에서 발생한 불로 이씨 등 작업자 2명과 인근 두피관리실 고객 강모(44)씨와 직원 강모(27ㆍ여)씨 등 4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지난달 계약만료로 놀이시설 운영업체가 철수한 점포에서는 철거작업이 진행되던 중이었다.

불이 난 메타폴리스(주거건물 4개동, 1,266세대)는 이틀 전인 2일 화성소방서가 연 안전환경조성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안전관리 우수시설’로 선정된 사실도 나타났다. 경진대회는 대형화재 취약대상이 구축한 화재예방, 안전관리 방안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한국일보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