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눈꽃 온천 버킷리스트 '설탕 투어'


(설국 온천탕)

아오모리 풍광 즐길 수 있는 일본 국민온천 1호 `쓰카유`

1.5m 높이 설벽따라 오르면, 아키타의 7색온천 마을 도착

북규슈는 나홀로 여행에 딱


사락사락 눈 내리는…일본 최고의 秘泉 


절절 끓는 아랫목이 그리운 요즘, 이럴 때 '온천의 천국' 일본만 한 곳이 없다. 

정갈한 료칸, 따끈하게 데워진 온천물에 깔끔한 가이세키 정찬까지. 


그래서 네이버 여행+팀이 일본 전문 여행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과 함께 

새하얀 온천에서 힐링이 가능한 버킷리스트를 꼽았다. '설탕(설국 온천탕)' 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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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토 온천향 쓰루노유(乳頭溫泉鄕 鶴の湯) 

일본 북도호쿠 삼각편대로 꼽히는 3총사 현 아오모리, 이와테, 아키타현. 이 중에서도 '설탕(雪湯) 온천' 하면 으뜸으로 치는 곳이 아키타현이다. 국내 여행족에겐 예전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로 알려진 곳. 이곳의 온천 메카는 '뉴토 온천향(乳頭 溫泉鄕)'이다. 쓰루노유를 비롯해 구로유, 마고로쿠, 가니바, 다에노유, 오가마, 규카무라 등 특징이 각기 다른 온천 7곳이 통으로 모여 있다. 대부분 노천온천은 남녀 혼탕이다. 


아키타현 '쓰루노유'의 노천탕


물론 기대는 금물. 이곳 역시 탁한 수질이니까. 온천수의 빛깔은 각양각색이다. 쓰루노유·구로유·오가마 3곳은 우윳빛. 물결도 우유만큼이나 보드랍다. 철분이 함유된 다에노유는 '황금빛 탕'으로 알려진 곳이다. 나머지 3곳은? 기어이 '맑은 물'을 찾겠다는 독자들에겐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가니바·마고로쿠·규카무라 3곳은 모두 맑은 물이니깐. 


다양한 색상만큼 효능과 경관도 천차만별이다. 일본 전통 료칸 분위기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쓰루노유다. 이맘때 얼어붙은 폭포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다에노유다. 구로유는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기기에 최상이다. 특히 가니바는 지금 이맘때 강력 추천한다. 노천온천으로 가는 오솔길에 1.5m짜리 대형 설벽(雪壁)이 쌓여 있는 이색 광경을 볼 수 있다. 


7색 온천·라면 온천 즐기는 Tip 

온천과 료칸 관련 문의는 북도호쿠 3현 서울사무소로 하면 된다. 테마파크처럼 '자유이용권'을 미리 사두면 한 방에 7곳을 다 경험할 수 있다. 


뉴토온천향의 '가니바' 온천길


우레시노(嬉野)、벳푸(別府)、유후인(由布院)、운젠(雲仙) 

나홀로 온천투어? 볼 것 없다. 북규슈다. 북규슈엔 우레시노, 유후인, 벳푸, 운젠 등 온천 4인방이 설탕의 메카로 꼽힌다. 우선 레이디스 퍼스트, 여성부터. 커리어우먼의 포인트는 사가현의 우레시노 온천이다. 1000년이 넘는 온천에는 진구 왕후의 전설이 서려 있다. 우레시이는 '기쁘다'는 뜻. 날개를 다친 두루미가 온천수로 병이 낫는 것을 보고 '우레시이'라고 감탄한 데서 나온 지명이다. 


약알칼리성 온천수의 성분이 핵심이다. 올리브유 병에서 빠져나온 듯 매끄러운 피부를 만들어준다. 그러고 보니 '일본 3대 미인 온천'에 꼽힌 것도 우연이 아니다. 


벳푸에서 맛볼 수 있는 '지옥찜'. 온천수에 여러 식재료를 쪄 먹는 요리다. [사진 제공 = 일본정부관광국]


명불허전 온천 포인트 유후인(오이타현)도 압권이다. 작은 온천 마을 유후인은 감성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샤갈의 갤러리를 비롯해 현대식 미술관들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일본식 집이 정겹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걷는 재미를 더하는 게 가게다. 커다란 토토로가 "어서 들어와" 하며 손을 흔드는 곳부터 애니메이션 속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강아지와 고양이 캐릭터숍도 '지름신'이 강림할 만큼 예쁘다. 


마무리는 지옥 유황온천 벳푸·운젠에서 하면 된다. 유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온천이 오이타현의 벳푸.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가 가득하고 뜨거운 열기에 뭉게뭉게 더운 김이 오르는 온천지대를 눈으로 직접 보려는 이들로 늘 붐빈다. 이곳 하이라이트가 '지옥 순례'라는 살벌한(?) 애칭이 붙은 8개 온천. 함유 물질에 따라 청색, 적색, 백색 등으로 온천의 물색깔이 달라진다. 


북규슈 온천 여행 Tip 

일본 전문 여행사들이 다양한 북규슈 온천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제주항공, 티웨이, 진에어 항공권까지 자유여행객을 위해 '에어텔(항공과 호텔) 세트'로 묶어 판매한다. 가격은 40만~50만원대. 


유후인역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이어진 거리는 '토토로 가게' 등 아기자기한 상점으로 유명하다. 

[사진 제공 = 일본정부관광국]


아오모리 쓰카유(靑森 酸ヶ湯) 

도로변. 앙증맞은 우윳빛 연못에서 김이 모락모락 연방 피어오르는 곳. 아늑한 풍경과 달리 이름은 살벌하다. 아오모리의 명물 '지옥의 늪(지고쿠누마)'. 화산 열기에 자연스럽게 데워져 생명이 살 수 없는 뜨거운 온천으로 변한 곳이다. 400년 묵은 남녀 혼탕 스카유로 향하는 길엔 이 늪에 들르는 게 필수 코스다. 잠깐, 하차. 따뜻한 온천수 개울물에 손을 넣어보고 다들 신기해한다. 


이곳을 벗어나 5분만 달리면 이내 스카유 온천이다. 역사만 400년. 아오모리현에서 최고로 치는 남녀 혼탕이다. 사실 역사와 달리 외형은 다소 초라해 보인다. 1970년대 촌구석 분위기다. 게다가 심플한 내부 구조라니. 그저 대형 탕 3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메인 혼탕은 센인부로(천인풍려)라는 대욕탕이다. 


가장 실망스러운 건 탕 안이다. 한국인들 누구나 0.1초 만에 '아' 하고 실망감을 드러낸다. 아닌 게 아니라 탕 안 그 물이 하얗게 불투명한 색이기 때문이다. 이걸 알고 가이드가 미리 암시를 준다. "일본 대부분의 남녀 혼탕 물은 탁한 게 정상이다. 그러니 편히 목욕하시라"는 것. 가뜩이나 목욕탕 안도 수증기로 시계가 잘 보여야 2~3m 정도인데, 탕 속 물까지 희뿌연 색이니. 째려보고 눈을 부릅떠 봤자 보일 리 없다. 결국 무념무상, 마음을 비운 채 탕에 풍덩. 수질은 산성천. 맛볼 필요도 없다. 탕에 들어서면 안다. 시큼한 향이 코끝을 찔러오니까. 산성천은 예로부터 아토피성 피부병과 화상 치료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진다. 아, 이곳에서 한국인들이 꼭 하는 행동이 있다.


혹시 탁한 물이 맑아질까 손을 휘휘 젓는다. 그래봐야 소용없다. 


스카유 즐기는 Tip 

스카유 온천은 1954년 국민온천 제1호로 지정된 아오모리현 제일의 온천이다. 입장료는 600엔. 전통 료칸 구조로 방 타입에 따라 8000엔에서 1만4000엔 사이다. 문의는 북도호쿠(기타토호쿠) 3현 서울사무소. (02)771-6191 beautifuljapan.or.kr 

[신익수 여행+ 여행·레저 전문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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