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 건설 수주 훈풍?


오랜 러시아 경제침체로 수주 기근

유가상승·미국과의 관계 호전 가능성

건설시장 확대 기대감 커져


   수년간 국내 건설업계는 러시아에서 수주 칼바람을 맞았다. 


연도별 러시아 건설시장 규모  자료= 해외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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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기간 이어진 러시아의 경제침체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러시아 건설시장 확대 조짐이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 호의적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유가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건설업체의 러시아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체가 '시공사 금융조달 방안'을 확보해 러시아 시장에서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간 국내 건설사는 러시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국내 업체의 러시아 건설 수주액은 2014년 56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7000만 달러, 2016년 3억8000만 달러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3년간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대림산업의 비쇼츠크 액화 천연 가스 공장·옴스크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 현대건설의 러시아 비료플랜트 공사 뿐이다. 


러시아 건설시장 침체가 국내 건설사 수주부진의 원인이다. 글로벌 리서치사인 BMI(Buisiness 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러시아 건설시장 규모는 2015년 655억5000억 달러로 직전해 대비 7.1% 줄었다. 지난해 들어선 마이너스 2.3% 성장률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감소 및 현지화(루블화) 가치 절하가 주된 원인이다. 


다만 러시아 건설시장에 호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뤄진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간 감산합의가 대표적이다. 러시아는 비 OPEC 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이다. 또한 재정의 상당부분을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유가상승은 러시아 재정에 긍정적이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건설정책의 추진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30 러시아 에너지 전략', '2030 석유·가스화학 발전 계획', ‘2010~2020 교통인프라 개발 프로그램’ 등 ▲토목 ▲거축 ▲발전 ▲플랜트 등 건설 각 분야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올해 러시아 건설시장은 73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682억 달러) 대비 2.05%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2018년엔 건설시장 규모가 801억 달러로 2년 연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7.1%)과 2016년(-2.3%)의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반등한 수치다. 국내 건설사의 참여기회가 확대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건설업계는 러시아 시장에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국에서 러시아에 호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며 러시아 경제확장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대규모 플랜트, 인프라 건설물량을 발주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업계 차원에서도 (러시아 건설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타국과의 수주경쟁도 건설업계는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엔지니어링 대기업인 JFE 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정부와 채소공장 건설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전통적인 건축, 플랜트, 발전 등의 부문을 넘어 새로운 건설영역이다. 이처럼 일본 건설기업은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통해 러시아 건설시장 진출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이틀 간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며 ‘양국 간 경제협력’ 분위기가 무르익는 상황이다. 향후 러시아 경제성장으로 건설시장 확대 시 일본은 물론 타국과 국내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건설 전문가는 국내 건설업체가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선 확실한 ‘금융조달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발주처가 시공사에 금융지원책을 요구하는 기류가 러시아에서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류바 해외건설협회 팀장은 “(러시아의) 대다수 공사를 러시아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결국 한국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금융조달책을 마련해 시공사 금융으로 공사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미 중국이나 일본 터키 업체들이 이같은 방안을 마련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시공사 금융이 한국 건설사가 차별성을 둘 수 있는 방안이다”고 말했다.

최형균 기자 ch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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