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 커리어 디자인 스쿨 “취업·진로 설계는 1학년부터”


건국대 커리어 디자인 스쿨 집합교육 현장


   하얀 A4 용지에 이름과 전공을 적는다. 그리고 본인의 얼굴 윤곽을 그리게 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다. 종이는 본인 기준 오른쪽 사람에게 넘겨진다. 규칙은 간단하다. 종이를 돌려가며 상대방의 이목구비를 그려주는 것이다. 각자 상대방을 본 그대로 그리면 된다. 참가자들은 넘겨준 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썹과 눈을 그린다. 코, 입, 귀 등이 각자 다른 사람의 손에서 그려진다. 본인이 원했던 모습과 일치한 경우는 드물었다. 참가자들은 다시 본인 손에 돌아온 초상화를 보며 ‘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진 초상화는 본인을 소개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했다. 


12월 29일 건국대 상허연구관에서 커리어 디자인 스쿨이 열렸다. 사진=이진호 기자


 


지난 12월 29일 건국대 상허연구관 강의실 풍경이다. 이날 강사로 참여한 김태종 컨설턴트가 또 다른 실습을 진행했다. 이번에는 대학생활의 궁금증을 서로 묻고, 나눠준 대자보에 작성하게 했다.


‘해외취업을 고민하는데, 정보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하다’ ‘한국사․토익 점수, 컴퓨터 자격증을 따야 할지 고민이다. 남들이 다 가진 스펙이 차별화가 될까. 그렇다고 나 혼자 없으면 불안하다’ ‘전공을 옮기거나, 복수전공이 취업에 도움되는지 궁금하다’ 등의 질문이 오고 갔다. 서로가 나눈 고민은 비슷했다. 


 


김 강사가 참가자들에게 말했다. “대학생활은 4년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갑니다. 전략을 세워서 대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본인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진행됐다. 건국대 커리어 디자인 스쿨의 첫날로 프로그램 소개와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커리어 디자인 스쿨은 건국대 1,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개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진행됐다.


커리어 디자인 스쿨은 저학년의 진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 수립도 지원한다. 프로그램은 집합교육과 일 대 일 컨설팅을 병행한다. 



이번 커리어 디자인 스쿨에는 50여 명이 참여했다. 프로그램은 2월 17일까지 약 50일 동안 진행한다. 1주차 전체교육 기간에는 자기 이해 및 진로 탐색을 진행한다. 2~6주차에는 기업탐방 및 직무 인터뷰, 진로컨설팅 및 자기소개서 작성, 직무 인터뷰 수행 및 일 대 일 면접 컨설팅, 커리어 포트폴리오 작성 등을 실시한다. 인성교육도 포함됐다. 시간 관리, 나의 강점 찾기, 유언장 작성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마지막에 진행되는 ‘포트폴리오 경진대회’에서는 자신의 장단점을 동료들과 함께 분석한다. 우수 포트폴리오 공유와 시상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커리어 디자인 스쿨은 취업에 압박감을 느끼는 4학년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학생들 역시 본인의 진로를 고민해보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경영학과 1학년 노태훈 씨는 “아직 진로의 방향을 못 잡았다.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전공 1학년 정덕수 씨는 “대학생활의 첫 방학인 여름방학을 의미 있게 보내지 못했다. 겨울방학만큼은 더 알차게 보내고 싶어 지원했다. 취업과 꿈의 방향을 그려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커리어 디자인 스쿨은 엘리트 프로그램과 함께 대표 건국대 취업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엘리트 프로그램은 3, 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건국대 측은 앞으로도 재학생의 취업 지원을 넓혀갈 계획이다. 건국대는 지난 9월 취창업전략처를 신설했다. 학생들을 위한 취업과 창업 등 진로 지원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흩어져있던 인재개발센터, 현장실습지원센터 , KU창조일자리사업단, 잡 카페(Job Cafe) 등을 한곳에 모았다. 


김동은(융합생명공학 교수) 취창업전략처장은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본인만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 학생들이 이번 디자인 스쿨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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