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금융, 실용 투자, 실용 재테크"

 

신동국 KR선물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숭실대 겸임교수

"한국 사회, 실용 교육 받아야해"


    얼마전 금융감독원이 '제2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을 추진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관련자료

제2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개혁 추진계획

http://www.kefplaza.com/labor/manage/econo_view.jsp?nodeid=289&idx=1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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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는 대학교 교양과목에 실용금융 개설을 요청한다는 항목도 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전국 22개 대학에서 28개 금융 교양강좌가 개설되었다고 한다.


실용은 '실제로 씀 또는 실질적인 쓸모라는 의미이다. 대학의 교육이 기업의 근로자 양성이 목적일 수 없으며, 반드시 실용적일 필요도 없다. 대학은 학문적 기초를 전수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실용은 최소한 병행돼야 할 것이다. 학교는 학교이고 세상 사는 데 필요한 실용은 각자 해결하라는 것도 사회진출 전의 대학생들에게 답답한 일일 것이다. 금감원의 설명처럼 채무연체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 금융사기 연루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이 취약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실용금융이 대학생만의 문제일까. 기성세대들의 실용투자, 실용 재테크를 생각해 보자. 기성세대들은 어디에서 실용적 지식을 배우고 있을까. 자신들의 소중한 자산을 관리하고 증식시키는데 필요한 지식을 어디에서 습득할 것인가. 전문가로 알고 있는 주변의 금융업 종사자 또는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시스템(SNS) 등의 매체 혹은 관련 서적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


과거의 고성장, 고금리 시대에는 역설적으로 실용적 지식이나 정보가 덜 필요할 수 있었다. 성장하는 사회에는 상대적으로 많은 투자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저금리 저성장 시대이다. 이제는 자산을 모으는 것도 힘들고, 증식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금융투자상품의 운용이나 판매를 담당하는 업자들의 기본적 수익을 생각하면 투자자에게 의미있는 투자수익을 가져다 줄 투자 대안이 사실 있기나 한 것일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사회에 진출하기 이전의 예비 사회인인 대학생들에게 실용금융을 가르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더욱 실용금융이 필요한 것은 기성세대가 아닐까 한다. 기성세대들에게도 실용 투자 그리고 실용 재테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금융투자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업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넘어서는 실용 금융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될 것이다. 특히 추가적인 소득 없이 보유 자산을 관리하고 소비해야 하는 기성세대들에게 서비스 제공자에게서 정보를 듣던가 아니면 알아서 배우고 대응하라고만 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문제 역시 사회에 최소한의 안전망을 세우는 차원에서 봐야 한다.


한국 사회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에 인색하다. 소비자는 너무 중요하고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가 당장 확실하게 측정되지 않는 경우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은 금융 지식을 가진 전문가 혹은 개인이 영리적 목적으로 실용 금융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는 얘기도 된다. 


이제는 선택해야 한다. 재테크 의사결정을 현재처럼 수익을 내야 하는, 이해상충이 명백한 업자에만 의존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감독원이 대학생만이 아니라 금융소비자에게도 실용 금융, 실용 재테크 교육의 제공을 할 것인지, 또는 공공기관의 프로그램에서 혹은 사회교육원이나 언론 등에서 그 역할을 담당할 것이지 누군가는 결정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 사회는 금융소비자들이 의미있는 실용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으며, 그것이 앞으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 없이 무언가를 얻으려는 것은 사상누각이며 그 대가는 반복적으로 사회 전체가 치르게 된다.

류태웅 기자(bigheroryu@ajunews.com)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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