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하세요’ 오준 유엔 대사의 감성 외교 Ambassador Oh Joon(VIDEO)

카테고리 없음|2016. 3. 5. 22:58

 

이제 그만하세요’ 연설에 파워 대사, 

CNN 앵커도 트윗

안보리서 깜짝 한국어 연설 

헨리 키신저, "자신보다 영어 잘해"


오준 유엔 대사의 감성 외교


출처 뉴시스


33년 전인 1983년 9월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차 회의. 김경원 당시 유엔 대사가 이틀 전 발생한 KAL기 격추사건과 관련해 소련의 만행을 전 세계에 고발했다.


VIDEOS

UN Rocks rehearsal: Ambassador Joon

Ambassador Oh Joon on GCTV with Bill Miller

One - UN Rocks Feat. ambassador Samantha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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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자국의 국경선을 신성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소련의 국경선은 신성하고, 죄 없는 인간의 생명은 신성하지 않다는 말입니까(중략).”


독일 태생인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나보다 더 영어가 나은 것 같다”고 할 만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 김 대사에게 미 방송들은 앞다퉈 출연을 요청했다.


대한민국의 ‘명(名) 유엔 대사’ 계보는 그 뒤 현홍주, 박수길 등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한 사람 이 추가될 것 같다. 오준(61) 대사다.


그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스타’다. 그가 마이크만 잡으면 인터넷에선 난리다. 2014년 말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을 주제로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 주민들은 그냥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라는 연설을 해 듣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100만 회 이상 돌려봤다.


그 오준 대사가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논의한 지난 2일(현지시간) 회의에서 한 발언도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엔 연설 말미에 한국어까지 구사했다. 비이사국으로서 유일하게 발언에 나선 그는 “이제 그만하세요”라는 한국어를 포함해 마지막 2분 정도 원고에 없는 즉흥 연설을 했다.


“그런 일(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면 결국 고통받는 것은 당신의 국민(your people)이다. 그들은 곧 나의 민족(my people)이자, 우리 민족(our people)이다.”


4일 어렵사리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한국어 연설을 했는데.

“북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당국자·외교관들은 이 회의를 유엔 웹TV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어는 유엔 공용어가 아니어서 통역이 안 되기 때문에 계속할 순 없고, 평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중 짤막한 몇 마디라도 하자고 마음먹었다.”


보통 영어만 쓰지 않나.

“과거 우크라이나 사태 때가 떠올랐다. 러시아어를 모국어처럼 하는 우크라이나 외교관들도 당시엔 (러시아를 비판하는 의미로) 유엔에선 영어만 썼는데 어느 날 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사 사이에 설전이 붙었다. 우크라이나 대사가 갑자기 ‘당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겠다’고 하더니 러시아어로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저 사람이 얼마나 절실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말을 할 때 나도 같은 심정이었다.”


연설에 대한 반응은 어땠을까.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꼭 한 번 보면 좋을 연설”이라며 동영상을 올렸다. 미 CNN방송의 유명 앵커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도 이 동영상을 트윗했다.


그에게 연설을 준비하며 가장 고심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오 대사는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기 위해 고뇌하는 건 아니다. 다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솔직한 생각을 담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Six UN Ambassadors unite for rock album under name ‘UNRocks’ source koreatimesus.com

6명의 UN대사들로 구성된 UN 록그룹 '‘UNRocks’ 왼쪽에서 두번째가 오준대사다.


서울대 불문과 출신인 그는 한때 기자를 꿈꿨다. 그러다 과목이 비슷하니 외무고시도 해보라는 친구들의 말에 1년 공부한 뒤 덜컥 합격해 외교관이 됐다. 외교부 직원들 사이에선 “드럼 치는 외교관” “외교부에 최초의 밴드를 결성한 외교관”으로도 유명하다. 매년 연하장에 직접 그린 유화를 인쇄해 보낸다는 얘기도 보태진다.


오 대사의 ‘감성 저격 연설’을 외교가에선 공공외교(그 국가의 가치와 이상·문화·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타국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의 하나로 간주한다. 공공외교는 전 세계 외교의 큰 흐름이다.


 

올해 오 대사가 보낸 연하장. 직접 그린 유화다. 

[중앙포토]


미 국무부는 2014년 공공외교만 전담하는 차관직을 신설했다. 타임지 출신인 리처드 스텐젤이 2년째 맡고 있다. 중국도 공공외교를 3대 외교 방향의 하나로 선포했다. 최근 4박5일 동안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한국의 기업·언론 등을 상대로 벌인 활동도 일종의 ‘사드 공공외교’였다.


(사족. 결의안 초안에 반대하며 마지막까지 애를 먹인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수정안이 마련된 뒤 안보리 회의 직전 오 대사에게 “한번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고 한다. 공공외교의 힘이었다.)

유지혜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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