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 음악가 父子의 '명품 시계' 훔치기 합동 작전

 

1990년대 초반 대종상영화제에서 음악상 수상

기초생활수급자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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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한테 줄 시계가 필요했습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정 모(56) 씨의 시계판매점.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이 모(66) 씨와 아들(26)이 들어왔다.
 
이때만 해도 정 씨는 이들이 명품을 찾는 'VIP'인 줄 알았다.

 

서울말씨인 이 씨는 "아들한테 선물할 명품 시계를 보여달라"고 했다. 정 씨는 가장 비싼 롤렉스 시계 3개를 꺼냈다. 가격은 각각 3천만 원, 1천800만 원, 1천500만 원.
 
이 씨는 아들에게 시계를 들려주며 현금을 찾아오고 밖으로 내보냈다. 아들이 나간 것을 확인한 이 씨는 자신이 찰 만한 시계도 보여달라고 했다. 정 씨는 뭔가 이상했지만, 시계 몇 개를 더 보여줬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돈을 찾으러 간 신사의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수상한 낌새에 서둘러 계산을 재촉하던 정 씨에게 이 씨는 그제야 "시계를 살 돈이 없다"고 털어 놨다. 사색이 된 정 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이 씨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경찰에서 이 씨는 "통일부 주최 음악상에 공모해 조만간 상금 3억 원을 받을 예정인데, 장관한테 줄 선물이 필요했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조사 결과, 1990년대 초반 대종상영화제에서 음악상을 수상한 이 씨는 그동안 생계곤란으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한 뒤 서울의 고시원을 전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도망간 아들이 두 달 전에 정 씨 가게를 답사했고, 서울에서 명품 의류 절도 혐의로 수배 중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지난 20일 이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아들의 행적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이후 이 씨가 아들의 행방을 숨기기 위해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삭제하고, 아들의 신원도 거짓말하는 등 계획 범죄를 벌인 정황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전대식 기자 pro@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92200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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