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이 살지 않는 '고시원'에는 누가 사나


고시생이 살지 않는 '고시원'에는 누가 사나


"34.6세ㆍ월소득 180만원"

전국 15만1553가구 추정


여관 등 숙박업소, 50대 중장년층 주로 머물러 

미혼·이혼·사별 상태인 경우 많아  

주변 이웃과 교류없고 스스로 도움받을 곳 없다 생각 


“반지하·옥탑방·고시원은 이 시대 가장 슬픈 건물


  평균 나이 34.6세, 월소득 180만원, 거주기간은 1.8년.


전국 15만1553가구로 추정되는 고시원 거주자들의 특성이다. 최근 정부가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거주 유형별로 나타나는 나이나 소득 등과 관련한 유사점이 발견됐다.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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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통계청ㆍ토지주택연구원(LHI), 한국도시연구소가 공동수행한 '주택이외의 거처 주거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단독주택ㆍ아파트ㆍ연립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는 전국 36만9501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이외의 거처란 고시원, 여권, 비닐하우스, 상점의 일부 공간, 찜질방, PC방 등을 포함한다. 조사는 지난해 5월16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진행됐으며, 약 8000가구를 표본추출해 거처종류 및 시ㆍ도별로 비례배분했다. 유효 응답률은 85%(6809가구)다.  


고시원이나 고시텔에 머무는 가구의 대표적인 특성은 1인가구, 미혼, 30대 청년층(평균 34.6세), 비교적 짧은 거주기간 등이다. 추정 가구수는 15만1553가구 수준인데 평균 소득은 180만원 정도, 임대료는 월 33만4000원, 사용 전용면적은 13.5㎡ 정도다. 거주기간은 1.8년으로 이번에 조사·분류된 거주유형 가운데 가장 짧았다.




고시원·고시텔은 그 수 자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그 등록건수가 2004년 3910건에서 2016년 1만1800건으로 늘었으며, 대부분(80.2%)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주차장, 층수제한 등 주거용 건축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데다가, 1인 단기 거주자 대상의 고수익 임대사업장으로 선호돼 도시형 생활주택에 비해 이점이 부각된 것으로 조사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73.7%)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고용형태(상용근로자, 42.9%)로 일을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변 이웃과의 교류는 없다(72.9%)고 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스스로 사는 곳을 '쪽방'이라고 인식하는 비율도 높았(26.6%)다. 



고시원에 30대 청년 1인가구가 주로 거주한다면, 여관이나 호텔 등 숙박업소에는 50대 중장년층이 주로 머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약 3만411가구로 추정된다.




조사자들은 숙박업소 객실 거주자의 특징으로 미혼 및 사별·이혼 상태인 중장년 1인 남성, 50세 이상(69.7%)을 꼽았다. 이들의 소득은 평균 134만원, 임대료는 월 30만6000원 수준이었고, 거주기간은 4.1년으로 조사됐다. 일부 소수 응답자(0.8%)는 20년 이상 숙박업소 객실에서 살아왔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제활동 가구 비율은 62.7%로, 대부분 임시 및 일용근로자다. 거주 가구의 34.1%는 도움받을 곳이 없이 고립된 채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면적은 11.7㎡로 최저주거기준(1인 14㎡)에 못미쳤고, 조사 유형 가운데 가장 좁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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