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18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Citation Laureates)’에 이름 올려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2018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Citation Laureates)’에 이름 올려


미국 글로벌 학술정보회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61)가 미국의 글로벌 학술정보회사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옛 톰슨로이터 지적재산과학사업부)가 예측한 ‘2018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Citation Laureates)’에 이름을 올렸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일 루오프 교수를 포함한 연구자 17명을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큰 유력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중 생리의학, 물리, 화학 등 과학 분야에서 선정된 연구자는 총 12명이다.


로드니 루오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 UNIST 제공




루오프 교수는 유리 고고치 미국 드렉셀대 교수, 빠뜨리스 시몽 프랑스 폴사바띠에대 교수와 함께 노벨 물리학상 수상 유력 후보에 뽑혔다. 클래리베이트 측은 “에너지 저장을 비롯해 탄소 기반 물질을 이해하고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특히 슈퍼커패시터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중요한 발견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슈퍼커패시터는 고성능 전기저장장치 또는 대용량 축전지 등으로 불리는 에너지 저장장치다. 일반적인 2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낮은 반면 순간적으로 고출력의 전기 에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전기차의 시동을 걸거나 순간적으로 가속을 할 때 필요한 보완용 배터리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인인 루오프 교수는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에서 화학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대, 노스웨스턴대,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를 거쳐 2013년 UNIST 특훈교수(IBS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장)로 부임했다.


그는 20년 이상 탄소 소재를 연구해온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힌다. 특히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같은 나노 크기 탄소 소재의 구조와 특성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루오프 교수는 현재까지 46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2008년 오스틴 텍사스대 재직 시절 그래핀 전극 기반으로 기존 슈퍼커패시터의 에너지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연구 결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래핀을 슈퍼커패시터의 전극으로 처음 사용했던 그는 당시 논문에서 “‘화학적 변형 그래핀(CMG)’으로 명명한 새로운 탄소물질로 ‘울트라커패시터’를 구현해냈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발표한 이 논문은 현재까지 6431회 인용됐다. 




피인용 횟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연구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특정 분야의 연구를 이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루오프 교수는 2011년 흑연 산화물을 이용해 슈퍼커패시터의 한계로 작용했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높인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하면서 또 한번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 논문 역시 현재까지 3864회 인용됐다.


루오프 교수는 2011년 세계과학기술네트워크(WTN)가 수여하는 세계과학기술상 에너지 부문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톰슨로이터 선정 ‘세계 재료과학자 100인’ 중 16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도 그래핀 및 그래핀 유도체 응용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 받아 데이비드턴불상(2014), 제임스맥그로디상(2017) 등을 수상했다.


루오프 교수는 “이렇게 우수 연구자로 이름을 올리게 돼 영광"이라며 "함께 논문을 쓴 연구실 구성원들과 외부 협력 연구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루오프 교수는 또 “지난 4년간 소속기관과 함께 성장해 기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연구는 굉장히 즐겁고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루오프 교수 대표 논문 보러가기

Graphene-based ultracapacitors, 2008, Nano Letters ㅡ https://pubs.acs.org/doi/10.1021/nl802558y

Carbon-based supercapacitors produced by activation of graphene, 2011, Science ㅡ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32/6037/1537.long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02년부터 과학자용 연구정보 데이터베이스(DB)인 ‘웹 오브 사이언스’에 기록된 수백 만 건의 논문 인용 데이터를 분석해 논문의 피인용 횟수가 상위 0.01%인 연구자 중 매년 유력한 노벨상 후보자 명단을 예측,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6년간 과학 분야에서 선정된 238명 중 31명(13%)이 같은 해 또는 가까운 시기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노벨 경제학상의 경우 유력 후보로 지목된 76명 가운데 15명이 수상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前 톰슨로이터 지적재산과학사업부)가 예측한 ‘2018 노벨상 수상 유력 후보(Citation Laureates)’ 명단. 

자료: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노벨상 수상 후보에 국내 연구자가 선정된 것은 2014년 유룡 KAIST 화학과 특훈교수(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 지난해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아시아인 중에는 일본인인 가네히사 미노루 일본 교토대 교수가 유일하게 이번 클래리베이트 선정 노벨상 유력 후보에 꼽혔다. 가네히사 교수는 유전정보 DB인 ‘교토 유전자 및 게놈 백과사전(KEGG)’을 개발해 생물정보학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전자 발현에 개입하는 단백질의 대사 경로를 볼 수 있는 이 DB 덕분에 유전학자를 비롯한 연구자들이 질병의 기저가 되는 세포 작용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올해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한 노벨상 유력 후보 17명 중 11명은 미국 연구자다. 나머지 6명은 각각 한국과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에서 선정됐다. 분야별로는 생리의학상에서 3명, 물리학상에서 6명(2명, 3명 공동 선정 포함)이 선정됐고, 화학상과 경제학상에서 각각 3명과 5명(2명 공동 선정 포함)이 선정됐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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