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승촌보 주민들 "6년간 물 걱정 안했는데… 농사 망칠 판"


영산강 승촌보 주민들 "6년간 물 걱정 안했는데… 농사 망칠 판"
 
지하수까지 말라 겨울 농사 막막
개방 안한 금강 백제보 농민들은
"올 가뭄에도 농사 짓는데 충분"

   영산강 승촌보 부근 전남 나주 노안면 학산리 봉호마을 주민 70여명은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오후 집 마당에 고추를 말리던 주민 김모(50)씨는 "벼 이삭에 낟알이 맺히는 시기라 논에 가장 많은 물을 대야 한다. 하지만 승촌보가 작년 11월 상시 개방하면서 물이 줄어들어 강물을 끌어다 쓰는 마을 양수장 가동을 나흘째 못하고 있다"며 "제때 물을 공급하지 못하면 올해 벼농사를 망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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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농업용수 공급도 문제다. 이 마을 농지는 영산강 수위보다 높은 지대에 있다. 영산강 물 높이가 낮아지면 용지 밑 지하수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봉호마을 지하수는 승촌보 상시 개방 이후 완전히 말랐다고 한다. 김씨는 "10월부터 미나리 농사에 많은 지하수를 공급해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영산강은 수량이 충분치 않은 건천이었다. 강바닥 흙은 퍼내고 2011년 10월 개통한 승촌보로 물을 가두자 상류 쪽 농민들은 6년 동안 용수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김씨는 "다시 승촌보 개통 이전으로 돌아가 아쉽다"며 "마냥 물을 가두라는 말이 아니다. 농업용수가 꼭 필요한 때는 한시적으로 물을 가두고 나머지는 생태계를 살리는 차원에서 개방하는 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조홍복 기자 공주=김석모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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