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스 배관망 확충사업과 시사점


美 가스 배관망 확충사업과 시사점


서정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가스정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


  미국의 가스 분배망사업은 우리나라의 일반도시가스사업에 해당하는 지역 독점사업으로서 적정한 투자비에 대한 보상, 신구 소비자 간 비용부담의 형평성 확보, 비경제적인 비용에 대한 원인자 부담을 전제로 하는 사업자의 공급의무, 사회적인 목표 달성이나 공공의 이익 증진에 기여 등 우리의 도시가스사업법상의 규제 내용과 유사한 공익사업 규제제도 하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가스 분배망사업은 전력부문의 배전사업과 같은 네트워크사업에 해당하지만 보편적 성격의 배전 서비스와 달리 난방유, 프로판 혹은 전기 등과 같은 다른 에너지원과 경쟁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적인 천연가스 보급 범위는 원료비와 함께 초기 배관 확충에 소요되는 투자비에 좌우된다. 셰일가스 공급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가스 분배망 사업자들은 소비지로부터 원거리에 위치한 전통가스 산지로부터 가스를 조달해 소비자에게 공급했다.


그리고 사업자는 규제제도에 따라 타 에너지 사용과 대비해 경제성이 확보되는 신규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배관을 연결해 가스를 공급해 왔다.


최근 셰일 유·가스층 개발로 천연가스 공급이 늘어남에 따라 2008년∼2016년 중에 미국 내 현물 가스가격은 약 70% 하락했으며 최종 소비단계의 가격도 30%∼60% 정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가스로의 연료전환은 소비자의 연료비 절감이라는 직접적인 편익 외에 환경 개선 및 지역 경제발전 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미공급 지역에서의 연료전환에 대해 주정부의 관심이 높아졌다. 즉 많은 주 정부들이 에너지계획 혹은 전략을 통해 천연가스로의 연료 전환을 주요한 정책 과제의 하나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배관망 투자와 관련된 초기 투자비 확보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으며 원료비 하락으로 배관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높아졌음에도 수요자의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인해 미공급지역에 대한 가스 보급이 지연됨에 따라 주정부 차원에서의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가공익규제위원협회(NARUC)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농어촌지역을 포함한 천연가스 미공급 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주정부의 다양한 노력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배관 확충 사업에 대한 8개의 권고 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즉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일관되고 투명하며 공개적인 공식적 과정이나 절차의 활용, 적정 투자비 회수기간 등 시장 환경 변화와 여건을 고려한 시설분담금 산정 방식과 징수 방법 강구, 장기 보급 목표가 설정된 프로그램보다는 비용 상한, 시행기간 설정, 사업결과 보고의무 등을 포함하는 파일럿 프로그램 권장, 산업체와 같은 앵커 수요자를 포함한 모든 잠재적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 시행, 에너지 이용효율 제고, 환경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한 계량시설, 연소기기 등 소비자 부담 시설에 대한 재정지원 프로그램 마련, 미공급지역 배관망 확충을 지원할 수 있는 요금체계 강구 등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 국가공익규제위원협회의 권고사항 대부분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들이다. 다만 미국은 풍부한 가스자원을 배경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낮은 시장 환경에 있어 초기 투자비 회수와 관련된 기존의 기준이나 제도 변경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일한 제도 하에서도 지역 가스 분배망사업자들의 미공급지역 천연가스 보급 확대를 유인하는 것이 용이하다.




그렇지만 제도 시행과 관련된 개방된 프로그램의 시행과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 시행과 관련해 고려해야 할 사항들에 대한 지적은 그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최근 에너지 소외지역 특히 농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한 정주생활기반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도시가스 미공급지역에 대한 가스 공급시설 확충 혹은 배관망을 통한 LPG 공급사업은 해외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원을 전제로 한 사업이며 자원이 풍부한 미국보다 초기 투자비 회수가 사업의 중요한 장애가 된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가스 미공급지역에 대한 가스보급 확대 사업은 전기와 달리 보편적 서비스 성격이 낮은 사업으로서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장기 목표 설정도 중요하지만 지원 범위와 기간에 대한 사전 설정, 사후 결과 평가 등을 포함하는 제도의 설계가 사업 추진 시 고려돼야 한다는 미국 국가공익규제위원협회의 권고사항은 눈여겨 볼만하다.

[투데이에너지]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