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전 입찰 1차 컷오프에 오를 가능성 높아" - 산업부 장관


"사우디 원전 입찰 1차 컷오프에 오를 가능성 높아" - 산업부 장관


20조원 규모 대형 수주戰…내달 초 예비사업자 발표

1차 컷오프에 이름 올리면 향후 美와 컨소시엄 추진

"FTA와 환율 문제는 별개…협상시기 겹쳐 오해 불렀다"


  문재인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 원자력발전소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주무부처 수장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에 대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지난 29일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1~13일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 칼리드 알팔리흐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났다"며 "사우디에서 우리 원전 기술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1.4GW급 원전 2기(총 2.8GW)를 건설하기로 하고, 작년 말 주요 원전 사업자들로부터 1차 기술정보요구서(RFI) 답변서를 접수했다. 사우디 정부는 다음달 초 예비사업자(숏리스트) 2~3곳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은 올해 말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 5개국이 경합 중인 가운데 한국이 숏리스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백 장관과 원전업계의 전망이다. 


백 장관은 "첫 리스트에 들어가는 게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사우디 출장을 다녀온 결과) 전망이 밝다고 본다"며 "리스트에 들어가면 합종연횡, 컨소시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숏리스트에 들어간 국가 중 일부와 컨소시엄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 원전을 시작하면서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많이 들여와 이미 협력 관계가 구축된 점을 고려할 때 미국과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 


백 장관은 "다음번에 미국을 방문할 때 자율주행차, 에너지 신산업, 원전 분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겠다"며 "사우디 진출에 우리가 완전한 기술 자립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갈 수도 있지만 미국 공급망과 전략적으로 협력 관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라카 원전 1호기의 성공적인 완공을 계기로 제3국 원전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원전을 계속 늘릴 계획이다. 현재 0%인 원전 비중을 2040년까지 15%로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짓는 2기(사업비 약 20조원)를 포함해 총 17GW 규모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10기 이상을 추가 발주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00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2기를 따내는 나라가 향후 원전 수주전에서도 유리할 전망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핵연료 재처리 등 사우디가 원하는 당근을 제시할 수 있고, 한국은 원전 기술과 건설 경험에서 우위에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컨소시엄을 이룬다면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서 사우디가 빠졌는데 1차 숏리스트에 한국이 포함되면 연내에 사우디를 방문해 원전 수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 장관은 한미 FTA 개정과 환율 문제의 연계 협상 여부에 대해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협상 등이 같은 시간대에 있어서 오해가 있었다"며 "환율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간담회에 배석한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한미 FTA와 철강 관세 협상 상대였던)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환율을 아는 사람이 없고, 우리 협상단에도 전혀 없었다"며 "협의할 생각도 없었고, 협의 사안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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