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레슨 이야기 - 대위법(Counterpoint)


기타 레슨 이야기 - 대위법(Counterpoint)


  열번째 레슨에서는 소르의 연습곡 Opus 6 - 8을 공부했다. 사실 기타를 막 배운(?) 무식한 나는 처음 보는 곡인데, 매우 유명한 곡이란다. 세고비아가 자신의 교본을 엮으면서 1번으로 삼은 곡이며, 대위법의 교과서 같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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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위법(Counterpoint)

대위법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작곡 기술이다. 흔히 서양음악사에서 바로크 시대 이후에 한해 쓰이며 그 전 시대 음악을 논할 때는 다성음악이라 부른다.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대위법의 대가였다. 대위법을 사용하는 작곡 방식으로 가장 고난도 기법은 푸가이며 이외에도 카논, 돌림노래 등이 대위법을 사용한다. 위키백과


레슨 전 혼자 연습하는데, 대위법이 쓰인 곡 정도라는 것은 알것 같았는데, 내가 뭘 연주하고 있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를 정도로 좀 난해하게 느껴졌다. 프레이즈 구분도 어떻게해야할지 감이 안 잡혔다. 대위법이라는 것도 대충(?) 알 뿐이어서 선율 구분조차 못하고 그냥 연주했으니 자기가 뭐하고 있는지 모르는게 어쩌면 매우 당연. 게대가 이곡이 요구하는 손놀림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겹겹이 쌓인 화음이 계속 진행되는 형태의 곡이라 손도 부지런히 움직여야했으며, 포지션의 도약이 필요한 곳도 많이 등장해 끊김없이 부드럽게 연주하는 것도 어렵게 느껴졌다. 


선생님 역시 나의 연주를 들으시고 이 총체적인 난국(?)을 바로 지적하셨다. 먼저 곡에 대한 기본 접근에서부터 조금 문제가 있고, 전형적인 폴리포닉한 곡인데 화음 표현이 제대로 안 되었다고 지적하셨다. 동시에 내는 음에는 주도적인 음이 있고 부가적인 음이 있는데 이것에 대한 분리가 안 되면 대위법은 제대로 표현이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곧 기본기가 제대로 안 되었단 말씀. 이어서 곡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이어가셨다.




이곡은 대위법의 교과서 같은 곡으로 조성 대위법(cf 성법적대위법)을 사용한 곡으로, 대위법은 주선율과 그와 대비를 이루는 대선율로 구성되어있는데, 이 두 선율은 대비(contrast)와 조화(harmony)의 연속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이것이 대위법의 핵심이라고 하셨다.  호모포닉한 음악에서처럼 주선율을 위해 다른 음들이 봉사하는 식이 아니라 서로 대비를 이루면서 조화를 찾아가는 형식의 곡이란 말씀이었다. 또 대위법이 쓰인 곡을 제대로 연주하려면 분석과 근력이 필수란다. 즉 두 선율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면 당연히 제대로 표현은 불가능.


이곡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부분은(편의상 A) 10마디 첫 박까지로 볼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베이스가 주선율을 이루며, 뒤로 가면서 앞에 등장한 주선율(녹색)을 모방한 대선율이 등장한다. (노란색) 모방에는 엄격모방과 자유모방이 있는데 여기서는 자유모방이 사용되었다. 이렇게 주선율과 대선율이 섞여서 등장하는 대위법의 연주에서는 ‘끝나는 척’과 ‘시작하는 척’을 해주어야한다고 하셨다. 말그대로 새로운 선율이 등장할 때 그것을 표현하라는 말이다. 물론 이러한 ‘척’을 하려면 주선율과 대선율을 분석할 능력이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이런 것도 모르고 그냥 손만 움직였으니...


두번째 부분 (편의상 B)는 10마디 2번째 박자부터 26 첫박 혹은  32 첫박까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두 가지의 프레이징가 나오는 이유는 악구중첩으로 때문이다. 끝나는 부분과 시작되는 부분이 겹치는데, 이는 마치 접속사로 계속 이어지는 문장과 같아서 칼로 무우 자르듯 끊기가 곤란하므로, 악구중첩 부분에서 끊기도 하고 더 길게 잡기도 한다는 것. 이 B 부분이 A와 구분되는 것은 주선율이 변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상성부가 주선율을 맡는다.



이 부분에서도 역시 모방이 등장하는데, 마치 돌림노래와 같은 카논형 모방이다. 악보를 자세히 보면 주선율의 멜로디를 일정한 시차를 두고 그대로 모방해서 등장하는 대선율을 발견할 수 있다.  12마디 마지막 박자에서는 증6도 화음(이태리6)이 등장하고 뒤이은 옥타브관계의 음으로 해소된다. 



뒤이어서도 모방은 계속 등장하는데, 앞선 모방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시차를 길게 두고 등장한다는 것이다. 26마디 마지막 박 ‘도’음을 시작으로 반음씩 떨어지는 부분은 32마디 마지막 박자에서부터 모방이 시작된다. 


그리고 32마디 마지막 박자부터는 긴장-이완의 화음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상성부가 계류음으로 지속되며 긴장을 유발긴장을 유발하는 계류음 역할을 하다가 다음 박자에서 화음을 이루며 해소된다. 이는 같은 마치 같은 이야기를 두번씩 반복하면서 강조하는 느낌을 준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니 완전히 다른 곡처럼 느껴졌다. 혼자 연주할 때 내 눈을 가린 무지의 안개(?)가 걷힌 느낌. 어디서 힘을 주고 빼야하는지, 어디기 긴장이고 이완이며, 어디서 새로운 스토리가 시작되는지 등등의 악상이 조금씩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 이래서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출처: http://14582367.tistory.com/1673 [두려움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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