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산업개발 내홍 지속..."3000억원 해외사업 좌초 위기"


한전산업개발 내홍 지속..."3000억원 해외사업 좌초 위기"


최대주주 자유총연맹 총재, 警수사에 경영진 낙하산 논란

줄줄이 배임혐의 고발당해

사업추진 동력 잃고 연기…사측 "현지사정 탓"해명

한국자유총연맹 한 지분율 각각 31%, 29%


   낙하산 인사와 경영진 배임 논란 등으로 한전산업개발 내홍이 지속되면서 3000억원 규모 해외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에 자리잡고 있는 한전산업개발 

본사 전경 출처 에너지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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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산업개발, 필리핀 신재생에너지 개발 추진

http://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127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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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가 지난달 말 뇌물수수 및 배임 의혹으로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데 이어 최근 회사 경영진이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까지 되면서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4일 협력업체들에 따르면, 한전산업개발은 올해 4월 6개 협력업체와 필리핀 다스마리냐스시(市)에 투자금액 500억원 규모 생활폐기물 소각장을 공동 건설·운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사업을 토대로 일대에 2500억원 규모 후속 사업을 추진하는 등 모두 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 사업은 사실상 무기한 보류 상태다.



'낙하산 인사'로 촉발된 회사 내 알력으로 사업 추진동력을 상실한 데 따른 것이다. 


한 파트너사 대표는 "중단 결정이라도 내려줘야 다른 파트너사를 찾을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않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내부 갈등이 아니라면 중단이든 속행이든 결정을 내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발전설비 운전·정비,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담당하는 한전산업개발은 한국전력의 자회사(한국전력 지분율 100%)로 1990년 4월 설립됐다가 2003년 민영화되면서 최대주주가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지분율 51%)으로 바뀌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한국자유총연맹과 한국전력의 지분율은 각각 31%, 29%다. 


민영화 이후 낙하산 인사와 내부고발로 얼룩져온 한전산업개발의 내홍은 지난해 4월 김경재 총재가 취임하면서 본격화했다. 김 총재의 고교(순천고) 후배이자 국무조정실 부이사관 출신인 주복원 전 한화S&C 단장이 회사 사내이사(관리본부장)로 선임된 데 이어 같은 해 말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낙하산 인선 논란이 불거졌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자유총연맹이 임원 등을 뽑는 것이 회사 채용 구조"라며 "임원들 중 공모를 통해 들어온 사람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21일에는 김동기 한전개발 감사(전 인천시 행정부시장)가 주 사장과 황명화 미래사업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하면서 내홍이 파국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황 본부장은 김 총재와 주 사장의 순천고 후배로, 김 총재와 주 사장 취임 이후 한전산업개발에 합류했다. 황 본부장은 제너시스BBQ 호남제주지역본부장 출신으로 에너지 분야 경력과 무관한 인물이라고 한전산업 직원들은 지적했다. 


한전산업개발은 지난 22일 조회공시 답변에서 "현재까지 현 경영진의 배임 혐의가 확인된 사항은 없으며, 당사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상기 고발과 관련하여 통보받은 내용도 없다"고 했다. 


회사 측은 필리핀 사업 지연에 대해선 "내부에 알력다툼으로 보일 만한, 다소 감정적인 사업 반대도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필리핀 지자체 측의 재정능력과 사업 추진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김 총재가 주 사장 선임 과정에서 인사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따라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소재 자유총연맹 김 총재 사무실과 김 총재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김 총재는 연맹 법인카드로 유흥주점 비용을 결제하는 등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재는 지난 1일 자금 유용 의혹 등에 대해 "정권이 바뀌고 내 임기가 끝나가자 정치적 의도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지저분하게 살지 않았다"면서 "주복원 사장도 태양광 발전에 전문성을 갖고 있어서 뽑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형준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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