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 너무 올랐네...저평가된 신도시 3총사는 어디?


하남 김포 남양주 저평가된 신도시 3총사


    직장인 김 모 씨는 요즘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만 보면 속이 쓰리다. 4년 전인 2016년 서울 성동구 아파트를 구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내집마련을 미뤘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 급등에 놀란 그는 더 늦기 전에 하남 등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를 매매할까 고민 중이다.


김 씨는 “직장이 서울이라 어떻게든 서울에 거주하고 싶지만 4년 전 집값을 생각하면 도저히 매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집값이 덜 오르고 입지가 괜찮은 수도권 신도시 단지를 알아보는 중”이라며 씁쓸해한다.


최근 몇 년 새 서울 집값이 폭등한 데다 전셋값까지 치솟으면서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매입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부쩍 늘었다. 한동안 1, 2기 신도시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남양주, 하남, 김포 등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 신규 택지지구 아파트가 재조명받는 중이다.



신도시 투자 추천 지역 살펴보니

‘저평가’ 남양주 별내, 의정부 뜬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가능하면서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는 저평가된 신도시는 어디일까.


매경이코노미가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양주, 하남 등 교통 호재가 몰린 수도권 신도시를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남양주에서는 별내지구가 가장 주목을 끌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GS건설이 최근 남양주 별내신도시에 분양한 ‘별내자이 더 스타’에는 무려 10만명 넘는 청약 인파가 몰렸다. 지난 10월 27일 1순위 청약 결과 421가구 모집에 8만5593명이 몰려 평균 203.3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별공급까지 포함하면 1순위 청약에 10만2318명이 접수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4억8700만~5억5600만원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1499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손꼽힌다.


덩달아 기존 아파트 매매가도 치솟는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입주한 별내신도시 우미린1차 전용 101㎡ 매매가는 최근 8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5억원대에 팔렸지만 1년도 채 안 돼 매매가가 2억원 넘게 뛰었다.


별내신도시 외에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왕숙지구 등 택지지구 투자가 눈길을 끈다. 남양주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뿐 아니라 지하철 4, 8, 9호선 등 광역교통망 개통을 앞둔 덕분이다. 4호선은 남양주 별내를 거쳐 진접지구까지 연장해 내년 12월 개통 예정이다. 8호선 암사역을 연장해 별내신도시까지 잇는 8호선 연장선도 2023년경 개통한다. 9호선 역시 하남을 거쳐 별내 인근 왕숙지구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남양주에는 마석역, 평내호평역, 별내역에 더해 왕숙지구까지 GTX 역사가 4개 들어설 전망이다.



 

경기 남부권에서는 하남시가 여러 전문가에게 추천받았다. 수도권 남부 신도시 대표주자인 판교, 위례, 광교보다 매매가가 저렴해 투자 문턱이 낮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남 감일, 미사지구의 경우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높은 데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자연친화지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교통도 나쁘지 않다. 서울 도심에서 하남까지 연결되는 지하철 5호선 연장 하남선 1단계 구간이 지난 8월 개통하면서 명실상부한 ‘지하철 시대’가 열렸다. 5호선 하남선 2단계 연장 구간이 연말 개통을 눈앞에 뒀고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기본계획도 지난 4월 국토부 승인을 받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하남 교산지구에 지하철 5호선이 들어서는 등 투자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서울 송파나 위례에 맞먹을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인기를 끌지 못했던 김포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 서울 집값 상승에 지친 실수요자가 몰리면서 아파트 거래가 급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부터 10월 29일까지 김포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단지 매매거래는 317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김포 운양동 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2차는 279건, 풍무동 풍무푸르지오는 242건에 달할 정도로 거래가 많았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김포 아파트 거래량은 올 8월 1158건에서 9월 1527건, 10월 1687건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거래가 늘다 보니 매매가도 급등하는 분위기다. 풍무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7억59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몇 달 전 6억원대에서 1억원 넘게 뛰었다. 최근 입주한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3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8억434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김포에서 30평대 아파트 매매가가 8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동안 소외받던 경기 북부지역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고양시에서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창릉지구가 신규 투자처로 눈길을 끈다. 서울 접근성이 높은 데다 삼송·원흥을 비롯한 주변 개발이 활발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을 잇는 고양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를 밟기 시작해 기대가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고양 창릉은 사실상 서울 연장 지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창릉신도시와 연결되는 서울 연신내는 이미 집값이 많이 올랐다. 창릉도 연신내 아파트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물량이 풍부해 투자 문턱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고양 창릉지구에 총 4만4000가구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창릉지구는 공급 물량, 분양가, 당첨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특별공급 대상이 아닌 일반 무주택자에게는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도 실수요자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의정부역 인근 센트럴자이앤드위브캐슬 전용 84㎡ 분양권은 최근 7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4억7600만원)보다 2억원 넘게 뛰었다. 의정부역 일대 집값이 들썩이는 것은 GTX 효과 덕분이다. GTX C노선이 2027년 개통되면 의정부역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이동 시간이 74분에서 16분으로 단축된다.




투자 여력 있다면

판교, 위례, 과천 3인방 눈길


투자 여력이 넉넉하다면 경기 남부권에 위치한 신도시를 눈여겨볼 만하다.



대표적인 곳이 판교신도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1, 2기 신도시 중 3.3㎡당 평균 매매가가 가장 높은 곳은 판교(3896만원)였다. “집값이 그동안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신도시 중 유일한 ‘자족도시 모델’이라는 점, 뛰어난 강남 접근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분당선·경강선 판교역이 도보권인 역세권 아파트 추천이 많았다. 판교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20분 내외로 서울 강남권에 닿을 수 있다.


판교 집값 상승세를 이끄는 곳은 봇들마을과 백현마을이다. 봇들마을은 판교테크노밸리 직주 근접으로 직장인 수요가 높다. 2018년 14억원대였던 봇들마을7단지휴먼시아엔파트 전용 108㎡ 매매가는 올 8월 19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평당 매매가는 4756만원이다. 봇들마을과 가까운 백현마을 5·6·7단지 역시 비슷한 시세를 형성한다.


판교 투자 유망지역으로는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낮은 삼평동와 운중동 단지가 꼽힌다.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는 “판교는 수도권 신도시 중에서도 뛰어난 교통과 입지를 갖췄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교통·입지 면에서는 비교가 안 되는 수원 광교, 용인 신축 아파트와 어느새 매매가가 비슷해진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위례, 과천도 뒤지지 않는다. 위례신도시는 1기 신도시나 수도권 남부 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서울 접근성이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테크노밸리, 법조단지 등 오피스 타운과 가까워 직장인 수요층이 풍부하다. 과천은 서울 접경 도시 중에서는 단연 뛰어난 교통망과 주거 환경을 자랑한다. 지역 내 투자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과천 지식정보타운’이다.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부지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구개발(R&D) 등 지식 기반 산업단지와 주택 8160가구가 들어선다.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은 “과천 재건축 단지 시세가 3.3㎡당 5000만원을 넘어 가는 추세다. 지식정보타운 아파트 투자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日 다마신도시는 왜 유령도시로 추락 했나



edited by kcontents


신도시 투자 주의점은

일본 신도시 ‘슬럼화’ 전철 밟을 수도


수도권 신도시 투자에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교통 인프라와 접근성 측면에서 당연히 서울보다 뒤처진다. 향후 주거·투자 수요를 서울 도심에 빼앗기면 ‘유령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


가깝게는 일본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은 과거 1950년대 고도 성장기에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다마신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 건설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구가 감소했고 지금은 노인만 남은 ‘올드타운’으로 전락했다. 도심으로 인구가 급속히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치안·방범 문제가 불거지며 거리는 슬럼화됐다.


1기 신도시 노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인 것도 우려스럽다. 관건은 도시재생이다. 신도시도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 재생을 하지 않는다면 서울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로 도심 회귀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수도권 인구 집중이 심화되고 수요 대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3기 신도시에 들어서는 대규모 물량 공급을 감안하면 부분적으로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투자 관점에서 신중론이 대세다. 교통·직장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을 경우 장기 투자처로서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태욱 동양미래대 경영학부 교수는 “판교 같은 자족도시로 성장하지 못할 경우 수도권 신도시의 지속 발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실수요자들이 최근 신도시로 옮겨가는 것은 높은 서울 집값 탓에 어쩔 수 없이 떠밀려가는 ‘비자발적 이주’다. 투자한다면 신도시 중 중심지구, 특히 교육·생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대규모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도시 개발 호재와 교통망 개선 사업은 대부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수도권 신도시 투자 시 무리한 대출을 끼거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실거주·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장기 투자가 적합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총평이다.


이투데이



edited by kcontents


수도권 신도시 개발 어떻게 진행됐나

1989년 1기 필두로 3기까지 개발


정부가 수도권 신도시 개발에 나선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9년 당시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1기 신도시 개발을 추진했다. 서울과 20~25㎞가량 떨어진 일산, 분당, 중동, 평촌, 산본 등 5곳을 개발했다. 이들 지역에 무려 30만여가구를 공급했고 곧장 효과는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신도시를 짓기 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면 1988년 18.5%, 1990년에는 무려 37.6% 급등했다. 그러다 1기 신도시가 입주하기 시작한 1991년 4.5% 떨어졌고 이후에도 매년 2% 이상씩 하락세를 보였다.


2000년대 들어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정부는 또다시 대규모 신도시 개발에 나섰다. 2003년 화성 동탄1신도시를 필두로 판교, 위례, 광교, 김포, 파주, 양주 등을 2기 신도시로 지정해 60만가구가량의 대규모 주택을 공급했다. 성남 판교신도시의 경우 입지가 워낙 좋다 보니 ‘로또 청약’ 열풍이 일기도 했다. 2006년 당시 청약 경쟁률 2073 대 1을 기록한 판교 봇들마을 신미주1단지 전용 82㎡는 분양가가 3억930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13억~14억원에 달한다.


다만 모든 신도시가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파주 등 일부 신도시는 서울에서 거리가 멀고 자족 기능이 떨어지다 보니 오히려 미분양에 시달려왔다. 서울까지 가는 교통편이 부족해 실수요자 외면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수도권 신도시는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다양한 기업, 인프라가 몰려있는 서울과 달리 ‘베드타운’ 이미지가 굳어진 탓에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서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키고 수도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교통망 확충에 나서면서 신도시, 택지지구 인기가 살아났다. GTX가 대표적이다. GTX는 지하 40~50m 공간을 활용해 노선을 직선화하고 최고 시속 200㎞로 운행하는 신개념 광역교통수단이다. GTX A~C노선이 완공되면 경기도나 인천에서 서울 도심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2~3시간에서 20~30분 이내로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정부가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하남 교산지구 등 서울 접근성이 높은 지역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면서 대기 수요가 부쩍 늘었다. 임대차법 여파로 서울 전셋값이 들썩이자 3기 신도시 청약을 노리고 수도권 신도시로 이사하는 젊은 층도 급증하는 분위기다. 이들 신도시는 서울과 달리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투자 문턱이 높지 않은 것도 실수요자 구미를 당겼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가나다순, 총 10명)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김종선 BSI경영연구원장,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장,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선임연구원,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한태욱 동양미래대 경영학부 교수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매일경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3호 (2020.11.11~11.17일자) 기사입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11/1154610/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