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인 역량평가 방식도 혁신이 필요하다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


   한국 건설에 기술인 역량을 평가하는 농담 수준의 3가지 잣대가 있다. 면허(license)와 같이 국가 공인자격, 제도(institute)가 만든 등급 자격, 그리고 시장(market)이 요구하는 직급 자격(certificate) 등 3가지다. 앞의 두 가지는 분명 자격증 혹은 등급 기반이지만 시장 요구 잣대는 역량이 우선이다. 자격은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하는 절대평가제다. 역량은 비교 우위가 상대평가를 통해 가늠된다. 국내 건설기술인 혹은 책임자는 역량보다 자격 혹은 등급 기반의 절대평가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례를 통해 건설기술인이 어떤 식으로 평가돼야 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역량이 혁신돼야 하는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2016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는 영화 속 얘기다. 주인공 셀렌버거 기장은 파일럿 면허를 보유했다.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새 떼와의 충돌로 엔진 두 개가 작동 중지됐다. 관제탑에서는 공항으로의 회항 지시를 내렸다. 기장은 관제탑으로부터 나온 지시는 항공기가 처한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장은 허드슨 강에 착륙시켰고 승객 155명 전원의 생명을 구했다. 관제탑의 명령은 규정에 맞췄지만 기장의 판단은 현장 상황에 맞췄다. 기장은 조종사 면허뿐만 아니라 탁월한 역량도 갖췄다. 기술의 수요자인 승객은 당연히 역량이 탁월한 기장을 찾는다.


두 번째 사례는 일본의 한 연구소가 연구동을 신설하면서 건설관리책임자 공모를 위해 내놓은 역할과 역량 요구서다. 책임자가 관리해야 할 대상 사업에 대한 소개가 간략히 서술돼 있다. 책임자의 역할과 책임은 12가지로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역할과 책임을 소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험과 지식수준도 10가지로 서술했다. 평가 시 우대를 해줄 수 있는 분야도 5가지로 기술했다. 일본에서 취득한 자격증 보유, 대학 캠퍼스 공사 경험, 공공공사 경험 등에 대해 평가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세계적인 연구소를 지향하기 때문에 일어·영어 능통자를 우대하는 점이 눈에 뛰었다.


세 번째 사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하철 공사 건설 입찰안내서에 명시된 책임자 및 주요 기술인 자격 및 역량에 대한 내용이다. 매립지에 건설되는 지하정거장 공사로 사업규모는 1000억원을 약간 넘는 규모다. 연약지반 공사 등 핵심 기술과 이를 소화 혹은 책임질 수 있는 포지션에 대한 요건을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입찰업체에 대한 자격이나 역량은 제외하고 기술인 혹은 책임자에 대한 것만 따로 예를 들고자 한다. 주요 책임자 혹은 부책임자와 기술책임자가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조건을 3가지로 정립했다. 먼저, 책임자 및 기술책임자는 제안서 제출일 기준으로 최소 5년 이상 해당업체에 상시 고용돼 있어야 한다. 둘째, 책임자는 토목공사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력과 10년간 5000만 달러 이상 사업에서 주요 보직 경험이 있어야 한다. 셋째, 부책임자는 최소 1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했다. 학력이나 자격증에 대한 요건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국내 건설에서는 역량보다 자격 혹은 등급 중심으로 평가한다. 자격이나 등급은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역량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고 자격자 간에 상대평가가 어렵다. 하한선은 무자격자 탈락, 상한선은 자격보유다. 문제는 상한선이 자격의 상한인지 기술의 상한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기술의 상한선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당연히 기술사는 최고 경지에 이른 기술인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기술자격증이나 등급제는 순수 국내시장에만 적용 가능한 제도다. 물량 배분을 기반으로 한 시장에서는 절대평가만으로 커트라인을 정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은 상대평가가 주도하는 무한 경쟁이다. 자격보다 역량 중심이 기본이다. 국내건설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기술인이 갖춰야 할 역량이 어떤 수준인지가 분명해진다.




글로벌 기업은 자체 내 사업조직 포지션별 직무 역량서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 포지션을 소화시키기 위해 필히 갖춰야 할 지식(학습과정)과 경험(경로)을 규정하는 지침서 및 절차서를 운용한다. 주요 포지션별 내부 인증서(certificate) 취득 기준도 상세히 서술돼 있다. 사업의 주요 포지션에 사람을 지명하고자 할 경우 인증서 취득자간 경합을 시킨다. 인증서 취득 여부가 승급이나 승진과 연결돼 있어 개개인의 연봉과도 직결된다. 연공서열보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기술의 상한선이나 최고 기술자 자리에 상한선이 없다. 등급 혹은 자격은 역량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자격과 등급 중심인 국내 기술인의 역량 평가방식에 전면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싶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

이복남 교수  bkleleek@snu.ac.kr

대한전문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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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쟁, CM 등 건설전문가 도움 받아야

고영회 건축기술사 변리사


건설분쟁, CM 등 건설전문가 도움 받아야


   당연히 분쟁은 생기지 않는 게 좋다. 그렇지만 세상살이에서 분쟁은 생기게 마련이다. 건설 분쟁은 기술 문제를 포함하기에 조심스럽게 풀어야 한다.


집을 새로 샀는데 집 볼 때 보지 못하고 숨어 있던 흠(하자)이 나타나고(누수, 결로, 균열, 시설물이 미작동 등), 건물을 임차 계약할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결함이 입주해 보니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매매계약이니 임대차계약에서는 계약할 때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지 못한 결함은 일정 기간 안에 보수해 줄 것을 약정한다. 이런 때에는 입주 후에도 전 주인이나 건축주에게 보수를 요구할 수 있다.


상대방이 곧바로 기꺼이 보수해 주면 다툼(분쟁)으로 가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법적인 해결 절차로 가야 한다. 법으로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인 절차가 소송이다. 요즘에는 소송으로 가지 않고 처리하는 방안(소송대안제도 ADR)을 많이 권한다. 대안제도는 당사자 합의, 조정, 중재 등이 있다.


먼저 건설기술자와 기술문제를 짚자

집에서 결함을 발견하면 상대방이 책임질 일인지를 확인하고, 분쟁으로 가야 할 여지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결함은 대부분 기술지식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어서 기술자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물이 샌다면, 물은 어디에서 나와 어떤 경로를 거쳐 왔는지. 결로가 생겼을 때 집을 사용하는 사람의 잘못인지 집 자체의 문제인지, 균열은 참을 만한 크기인지 그리고 집을 사기 전에 생겨있던 것인지 아니면 입주해 살면서 생긴 것인지, 설치된 시설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제품 결함인지 사용하면서 부주의해 고장 난 것인지 이런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


        


결함의 원인과 책임 주체를 먼저 파악해야 하고 분쟁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기술자와 고민하는 게 좋다. 분쟁에서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을 증거로 뒷받침해야 한다. 기술적인 원인을 밝히고 입증해야 하고, 그런 절차를 밟는데 적합한 절차가 뭔지를 찾아 전체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틀을 짜야 한다.


분쟁을 해결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니 말하자면 분쟁해결 기획이고, 이는 기술을 아는 기술자와 상의하여 방향을 잡는 게 좋다. 기술이 문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하자조사와 감정신청 범위를 고민하고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하자 조사’를 맡기고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소송을 제기한다. ‘하자를 조사’할 때 조사를 맡기는 범위를 적절하게 조정해야 한다.


결함(하자)의 원인과 결함을 고칠 비용(보수비)을 입증해야 하는데, 소송 전에 본인이 직접 원인을 조사하고 비용을 산출한다면 그 결과는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소송 절차에서 다시 감정을 신청하고, 재판부가 지정한 감정인이 다시 조사하는 절차로 가므로 비용이 겹으로 든다.


소송 전에는 기술자의 도움을 받되, 하자 항목을 조사하는 정도로 범위를 줄이는 게 좋다. 또 하자 항목 범위와 항목 수에 따라 감정비용이 영향을 받으므로 사소한 하자는 빼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감정 신청 항목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때, 포괄적으로 항목을 정하면 감정비용도 높아지고, 감정 결과가 나오더라도 입증자료로 가치가 있을지도 의문스러울 수 있다.


집을 지으려 할 때, 씨엠(CM)기술자를 활용하자

귀농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다. 외지에 가 살려면 집을 지어야 하는데, 이 집짓기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집을 지으려면 땅의 입지를 분석해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를 고민하고(기획설계), 기획에 따라 건축설계도를 작성(계획설계)해 건축 허가를 얻고, 시공자를 선정해 집을 지어(공사), 들어가서 살고(유지 관리), 수명이 다하면 철거하는 단계로 진행된다. 건축물의 생애주기이다.


설계 시공 유지관리 철거 절차를 밟아나가는 데에는 기술지식이 필요하다. 이런 전과정을 건축주가 알기 어렵다. 건축기술을 모르는 사람이 집을 지으면 낭패 보기 쉽다. 다툼이 생기면 소송으로 발전하는데, 소송이 걸렸을 때 고통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돈 고생, 마음고생, 시간 낭비에 좋은 인간관계도 원수로 변하기 십상이다.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집주인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기술자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렇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씨엠(CM, Construction Management)이라 한다. 소규모 건축물을 지을 때라도 CM기술자의 도움을 받길 권한다.


CM기술자는 건축주를 대신해 공사를 관리해 주는 사람이다. 때때로 도움을 받는 것이어서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주변에도 건설기술자가 많이 있을 테니, 그 사람이랑 상의해 보자.


전문분야의 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의사를 결정해야 분쟁이란 고통에 빠지지 않는 길이다. 건설분쟁은 건설기술자와 풀어보자. 건설 분쟁은 나 혼자 생각으로 피하기 어렵지만, 많이 줄일 수 있다.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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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파탄' '탈원전' 이어 4대강 보 해체, 나라를 부수고 있다 


[사설] 

    환경부 4대강 평가위가 금강, 영산강의 5개 보(洑) 가운데 세종·공주보(금강)와 죽산보(영산강)를 해체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백제·승촌보도 보 수문(水門) 상시 개방 결론을 내렸다. 최소한의 상식이 있을 텐데 설마 이렇게까지 할 것인가 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고 말았다. 보 하나에 수천억씩 들여 지어놓고 건설된 지 7년도 안 돼 다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허물겠다는 발상에 '엽기적'이라는 말밖에 할 것이 없다.


환경단체가 문제 삼는 여름철 녹조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성질 때문에 실제 문제보다 과잉 반응을 부를 수 있다. 그 때문에 4대강 보를 허물겠다고 하는 것은 고속도로를 뚫고 보니 숲이 파괴돼 흉하다며 고속도로를 허물자는 것과 비슷하다. 




백번 양보해 보 때문에 유속이 늦어지고 모래톱이 사라진 게 문제라면 수문을 조절하면 될 것 아닌가. 홍수 때는 수문 열어 홍수 막고, 갈수기 땐 물을 채워 농업용수로 쓸 수 있다. 그러지 않고 전 정부 때 세워졌다고 국가 시설물에도 보복을 한다.


환경부가 헤체키로 결정한 영산강 죽산보 모습/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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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답을 정해놓고 있었다. 결정권을 가진 위원회엔 환경부 공무원이 7명이고 민간 8명 가운데 3명은 환경단체 출신, 2명은 애초부터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사람이다. 결론은 뻔한 것이었다. 위원회는 '경제성 평가'를 했다고 한다. 4대강 보는 가뭄과 홍수를 막는 효과가 가장 크다. 그 효과는 100년, 200년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이제 지은 지 7년 된 홍수·가뭄 방지 시설에 경제성을 따진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대홍수나 심각한 가뭄으로 나라가 대형 피해를 입으면 누가 책임질 건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권 실세들, 지금 보 해체를 결정한 위원들이 그때 가서 자기 재산 한 푼이라도 내놓겠나. 위원회 학자와 환경단체 사람들 중에는 평소 기후변화에 경각심을 촉구해온 이들이 있다. 기후변화로 홍수, 가뭄은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무슨 근거에서 4대강 보의 편익이 별것 아니라고 주장하나.


        


4대강 보로 확보한 본류 구간의 수자원만 7억t에 달한다. 한 해 강수량이 한두 달에 집중되는 수자원 부족 국가에서 그 가치는 막대한 것이다. 귀중한 세금 들여 확보한 그 아까운 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도 모자라 국가 시설물 자체를 파괴해버리겠다고 한다. 4대강 주변 농민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반대하고 있다. 엊그제 공주 지역민들이 반대 시위를 했고, 작년 12월엔 낙동강 구미, 상주, 창녕 등 지역 농민들이 보 개방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 정부는 이 호소는 들은 척도 안 한다.


한국당 “文정부 4대강 보(洑) 철거, 결사 항전키로"

https://conpaper.tistory.com/7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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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 인해 수질이 나빠졌다는 것도 믿기 힘들다. 해마다 강수량 등이 다르기 때문에 수질 개선 여부는 적어도 3~5년은 봐야 판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환경부는 고작 1년 남짓 조사해 놓고 수질이 나빠졌다고 한다. 환경부 분석에 쓰인 5개 수질 지표 가운데 녹조, 저층 빈(貧)산소, 퇴적물 오염 등은 물이 정체되는 구간에선 나빠질 수밖에 없는 지표들이다. 반면 4대강 공사 이후 개선된 총인, 총질소,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 같은 수질 지표는 무시했다. 유리한 건 넣고, 불리한 건 빼버린 평가다.


과거 우리나라 강은 갈수기엔 개천으로 바뀌었다. 일부 구간은 바지를 걷고 건널 정도로 물이 부족했다. 심한 곳은 아예 물길이 끊어졌을 정도다. 그 개천 같은 물이 오염돼 악취가 진동했다. 어떤 사람은 강 바닥이 드러난 개천 같은 강을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많은 국민은 풍부한 수량으로 수려한 경관을 되찾은 지금에 더 만족했다. 보를 파괴해 도랑처럼 돼 썩으면 그게 환경적인가. 이 정권 사람들에겐 자기들 생각만 옳다.




이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 주도 성장은 소득 파탄으로, 탈원전은 모순 덩어리로 판명났다. 한전 영업 실적이 1년새 5조원이 나빠졌다. 거기에다 이제 막대한 세금으로 지은 멀쩡한 국가 시설물을 막대한 세금을 부어 부숴버리겠다고 한다. 5년 임기 정권이 권력 한번 잡았다고 나라를 부수는 데에 거침이 없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2/20190222027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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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면옥과 긴자식스
김덕한 산업1부장


"노포를 왜 없애나" 주장에 서울시 도심 재생 기회 날려
흥행과 돈, 표만 좇다간 세계 도시 경쟁서 계속 밀릴 것

    13년간 추진돼 온 서울 세운3구역 재정비 사업이 을지면옥 보존 논란에 휩싸이면서 또다시 중단됐다.

을지면옥은 수많은 단골이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맛집이다. 없어진다면 서운해할 사람이 많겠지만 대체 무엇을 보존할 것인지가 분명치 않다. 



을지면옥의 맛과 정취는 이어가야겠지만 칙칙한 을지로 뒷골목 낡은 건물까지 굳이 지켜야 할까. 보존해야 할 것은 문화적 소프트웨어인데 엉뚱하게 조형적 가치도 없는 하드웨어만 부각되고 있다.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죄악시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훌륭한 노포(老鋪)를 밀어버리느냐'는 얘기가 부각되자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을지면옥이 철거 대상에 들어 있었던 것을 "몰랐다"면서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사업은 전임 시장들이 시작한 것이고 2011년 박 시장이 백지화하긴 했지만 2014년 계획을 바꿔 사업을 재개했다. 사업시행인가까지 내줘 일부 철거까지 시작됐는데 몰랐다고 하면 무능한 것이고 대선(大選) 주자로서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세운상가 주변 지역의 상징은 을지면옥, 양미옥(양·대창집) 같은 식당들이 아니다. 몇 대에 걸친 노포가 즐비한 일본에서도 여러 장소를 옮겨 다닌 곳이 많은데 1985년 이 자리로 옮겨 온 을지면옥이 이 사업 때문에 명맥이 끊긴다는 주장 역시 무리다.



세운상가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곳곳에서 밀려든 장인(匠人)들이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군수품으로 건설 장비, 음향기기, 조명, 자동차·항공기 공구 등을 뚝딱 만들어 낸 곳이다. 수도(首都) 도심에 이처럼 제조·판매 기능을 한꺼번에 갖춘 상가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기술도, 산업도 변변이 없던 한국이 어떻게 도깨비처럼 압축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런 산업 유산이 이 지역의 상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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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산은 제쳐두고 '식당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만 '흥행'에 성공하는 게 우리 사회다. 쇠락한 공구상을 찾는 사람은 드문 반면, 식당들은 오늘도 장사를 잘하고 있으니 사업을 서둘 이유도, 꼭 성공시켜야 할 이유도 없다. 이 식당의 '흥행'에 기대어 돈과 표를 노리는 사람들만 몰려들 뿐이다.

그러나 강력한 대규모 개발 형태의 도시 재생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성장 한계에 봉착한 세계 각국의 유력 도시들은 도시 재정비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2000년대 초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겠다며 '도시재생특별법'을 만든 일본은 일본답지 않은 유연한 아이디어와 황거(皇居) 앞 고도 제한까지 푸는 혁신적인 규제 개혁으로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도쿄 르네상스'를 이끌고 있다.



도시를 어떻게 개발해 나가겠다는 청사진과, 도시의 상징과 정신을 살리는 전략과 지혜가 있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새 세운지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초고층 본사를 새로 지으면서 건물 앞쪽에 140여 년 전 창업 당시 본사 구조와 똑같은 저층 건물을 지어 박물관을 만든 미쓰비시, 건물 내부에 긴자 뒷골목을 연상시키는 작은 길을 살린 긴자식스 같은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도시 재정비는 미래 산업이다. 그 도시와 국가의 지적 수준과 품위, 국격까지 보여 줄 수 있는 국가 경쟁력의 상징이다. 건축의 정신과 문화는 없고 돈만 좇는 천박함, 장기 운영 계획 없이 한탕 분양 성공에만 매달리는 사업 모델, 경직된 행정이 도시 재생을 망치고 있다. 그 사이 용산, 동대문 등 서울을 탈바꿈시킬 수 있었던 기회들은 다 날아가 버렸다. 서울은 세계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계속 뒤처지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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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건설 분쟁이 생긴다면 [고영회]

www.freecolumn.co.kr

살면서 건설 분쟁이 생긴다면

2019.02.18

분쟁은 생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살이에서 분쟁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건설 분쟁은 기술 문제를 포함하기에 조심스럽게 풀어야 합니다.
집을 새로 샀는데 집 볼 때 보지 못하고 숨어 있던 흠(하자)이 나타나고(누수, 결로, 균열, 시설물 미작동 등), 건물을 임차 계약할 때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결함이 입주해 보니 나타나기도 합니다. 매매계약이니 임대차계약에서는 계약할 때 나타나지 않아 발견하지 못한 결함은 일정 기간 안에 보수해 줄 것을 약정합니다. 이런 때에는 입주 후에도 전 주인이나 건축주에게 보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곧바로 기꺼이 보수해 주면 다툼(분쟁)으로 가지 않지만, 그렇지 않으면 법적인 해결 절차로 가야 합니다. 법으로 해결하는 가장 일반적인 절차가 소송입니다. 요즘에는 소송으로 가지 않고 처리하는 방안(소송대안제도 ADR)을 많이 권합니다. 대안제도는 당사자 합의, 조정, 중재 등이 있습니다.

<먼저 건설기술자와 상의하여>
집에서 결함을 발견하면 상대방이 책임질 일인지를 확인하고, 분쟁으로 가야 할 여지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결함은 대부분 기술지식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어서 기술자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물이 샌다면, 물은 어디에서 나와 어떤 경로를 거쳐 왔는지. 결로가 생겼을 때 집을 사용하는 사람의 잘못인지 집 자체의 문제인지, 균열은 참을 만한 크기인지 그리고 집을 사기 전에 생겨 있던 것인지 아니면 입주하여 살면서 생긴 것인지, 설치된 시설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제품 결함인지 사용하면서 부주의하여 고장 난 것인지 이런 것들을 파악해야 합니다. 결함의 원인과 책임 주체를 먼저 파악해야 하고 분쟁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기술자와 고민하는 게 좋습니다. 분쟁에서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것을 증거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원인을 밝히고 입증해야 하고, 그런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할지를 찾아, 전체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틀을 짜야 합니다. 분쟁을 해결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니 말하자면 분쟁해결 기획이고, 이는 기술을 아는 기술자와 상의하여 방향을 잡는 게 좋습니다.

<하자조사와 감정신청, 범위를 고민하고>
소송으로 가기 전에 ‘하자 조사’를 맡기고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하자조사’를 할 때 조사를 맡기는 범위를 적절하게 조정해야 합니다. 결함(하자)의 원인과 결함을 고칠 비용(보수비)을 입증해야 하는데, 소송 전에 본인이 직접 원인을 조사하고 비용을 산출한 것은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소송 절차에서 다시 감정을 신청하고, 재판부가 지정한 감정인이 다시 조사하는 절차로 가므로 비용이 겹으로 들어갑니다. 소송 전에는 기술자의 도움을 받되, 하자 항목을 조사하는 정도로 범위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또 하자 항목 범위와 항목 수에 따라 감정비용이 영향을 받으므로 사소한 하자는 빼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감정 신청 항목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때, 포괄적으로 항목을 정하면 감정비용도 높아지고, 감정 결과가 나오더라도 입증자료로 가치가 있을지도 의문스러울 수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 할 때, 씨엠(CM)기술자를 활용하시길>
귀농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외지에 가 살려면 집을 지어야 하는데, 이 집짓기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집을 지으려면 땅의 입지를 분석하여 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를 고민하고(기획설계), 기획에 따라 건축설계도를 작성하여(계획설계) 건축 허가를 얻고, 시공자를 선정하여 집을 지어(공사), 들어가서 살고(유지 관리), 수명이 다하면 철거하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건축물의 생애주기입니다.
설계 시공 유지관리 철거 절차를 밟아나가는 데에는 기술지식이 필요합니다. 이런 전 과정을 건축주가 알기 어렵습니다. 건축기술을 모르는 사람이 집을 지으면 낭패 보기 쉽습니다. 다툼이 생기면 소송으로 발전하는데, 소송이 걸렸을 때 고통은 이루 말하기 어렵습니다. 돈 고생, 마음고생, 시간 낭비에 좋은 인간관계도 원수로 변합니다.
이런 위험을 줄이려면 집주인을 위하여 움직일 수 있는 기술자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도움을 주는 활동을 씨엠(CM, Construction Management)이라 합니다. 소규모 건축물을 지을 때라도 씨엠기술자의 도움을 받길 권합니다. 씨엠기술자는 건축주를 대신하여 공사를 관리해 주는 사람입니다. 때때로 도움을 받는 것이어서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주변에도 건설기술자가 많이 있을 겁니다.

전문분야의 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방향을 정해야 분쟁이란 고통에 빠지지 않습니다. 건설 분쟁은 건설기술자와 상의하여 풀어보십시오. 건설 분쟁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지만,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자유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고영회

진주고(1977),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1981), 변리사, 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전)대한기술사회 회장, (전)대한변리사회 회장, (전)과실연 공동대표,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mymail@pat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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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의 종말, 그리고 새로운 시작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연구실장


     국어사전에서는 건설을 ‘건물, 시설, 설비 따위를 새로 만들어 세움’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건물이나 시설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는 건설의 역사를 고려해 본다면 삶에 필요한 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은 건설이 우리의 삶에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다양한 융·복합 기술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그에 따라 삶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타 산업과 뚜렷이 구분된다고 믿었던 건설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먼저 낮은 생산성 극복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생애주기 상에서의 통합 시도는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다수의 사업 참여자를 동일한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그 안에서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한 수평 및 수직 융합이 시도되고 있다. 한편 건설현장에서는 자동화를 비롯해 모듈화 및 사전제작 등 건설(constructing)이 아닌 조립(manufacturing)으로 전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시설물의 운영 체계는 센서를 통한 환경 요인 모니터링에서부터 스마트 유틸리티 네트워크 기반의 에너지 절감까지 연결성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시도는 업의 영역 즉 본질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며 향후 미래건설산업의 변화 방향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미래 건설산업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골든 키(Golden Key)에 따라 생산과정의 통합이나 생산성 개선을 넘어서 산업 전반에 내재되어 있는 탄력성과 민첩성 그리고 보다 나은 성과 창출을 위한 협력의 확대를 목표로 변화할 것이다. 이는 건설산업이 인류의 삶을 위한 환경 요인을 건설(constructing)하던 행위자에서 창조(creating)하는 산업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건설의 역사도 계속될 것이다. 즉 인류의 삶이 변화하는 만큼 건설도 변화해야 하고 거듭나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의 시대에가 가져 올 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는 건설업은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 건설의 종말, 이건 새로운 건설의 시작이다. 


[출처]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721224#csidx1ef0689807273328e52259954254c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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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도로와 우리나라 도로의 차이


   지난 2월6일 올리버와 tvN 에서 동시방송된 '국경없는 포차'12회 덴마크 코펜하겐 편을 통해 보여지는 덴마크의 도로사정이 본 기자의 눈에는 너무 합리적이며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같은공간 속에서 마치 한몸처럼 자연스레 조화를 이룬다는점 이 너무나도 큰 부러움으로 다가왔다.


이곳 덴마크 뿐만 아니라 프랑스 편 에서 보여준 도로도 그랬었고, 기자가 다녀본 유럽의 국가들 중 이태리.스위스.독일 등도 같은 형태의 도로를 가지고 있었다.




2차선 이상의 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도로들은 대부분 바닥이 돌들로 이루어져 있고 아주오래전에 만들어졌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럽지 않고 현대의 문명들과 조화롭게 공존하고있다.


덴마크 고속도로 모습/vejdirektoratet.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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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태리 밀라노에서 는 2000여 년전 로마시대 에 만들어진 도로위 를 지금도 사람들과 자동차.크램같은 전차들이 같은공간 위 를 걷고 내달리고 있다.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유럽인들 의 생활패턴과 우리나라보다 일찍 꽃피운 민주주의와 성숙한 시민의식이 만들어낸 문화유산들이 아닌가 생각되어지는 대목이다.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우선 먼저들어오는 생각은 이곳 유럽의 국가들은 지방자치단체 에 배정해주는 예산의 편성과 운용시스템, 그리고 당해 년도 예산의 미지출 부분 에 대해 다음해의 예산삭감이 이루어지는지 에 대한 궁금증이 먼저 들어온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 들 처럼 매해 연말이면 멀쩡한 인도나 도로를 파헤쳐 국민들의 귀한 세금을 마구 낭비하는 사례를 유럽에선 구경하기가 매우 어렵다 는게 신선한 충격과 부러움으로 다가오는게 비단 본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라 여겨진다.


산업화 시대를 쉬지않고 달려와 짧은시간 에 고도의 성장을 이루어낸 우리나라 의 눈부신기적, 그 뒤에 숨은 성장과 함께 발전하지못한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에 대한 인식과 세금의 집행에대한 관심의부족 과 합리적이지 못한 우리들의 의식의 부족이 만들어낸 부러움이며 부끄러움이고, 또 빠른시간 안에 극복해 내어야 할 우리의 과제이자 숙제가 아닌가 하는 무거운 생각이 든다.


프랑스의 소형도로/Seeharhed's Rants….. -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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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받은 예산을 '당 해에 다 소비하지 못하면 다음해에 예산이 깎인다'?라는 불합리한 예산편성의 구조가 만든 어처구니 없는 세금의 낭비와 중복투자 를 이나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에서 우리는 너무쉽게 볼수있다.




요즘 티비나 뉴스를 보면 '국위선양을 위한 엘리트 체육'의 숨은 이면에 대해 많은 매체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수많은 정치인들 보다 젊은 스포츠선수 들 이나 이런 의식있는 교양프로그램 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또 B.T.S 라는 아이돌그룹 이  대한민국 이란 나라를 전세계에 널리 알리고 국위선양 을 하는데에 일등공신 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된다.   

[부산=내외뉴스통신] 오재일 기자 hippy10@naver.com

출처 : 내외뉴스통신(http://www.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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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건설산업 ‘4차산업혁명 바람’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오랫동안 건설산업은 뒤처진 산업이었다. 기술발전도 더뎠고, 생산성도 취약했다. 그러던 글로벌 건설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더불어 크게 바뀌고 있다. 글로벌 건설산업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개별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및 엔지니어링, 시공, 유지관리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다양한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건설사업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급하는 스타트업들이 대거 등장했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건설생산과정의 수직적 통합으로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유니콘 기업도 있다. 산업 차원에서 디지털 기술을 대거 활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나라도 많다. 일본은 2025년까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건설현장의 생산성을 20% 높이겠다고 한다. 영국은 2025년까지 스마트 건설과 디지털 설계 등을 활용해 공사기간 50% 단축, 건설사업비 35%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시공을 대신해 공장 제작 및 조립방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0년부터 해마다 건설생산성을 2∼3%씩 높이겠다는 목표를 실천해 오고 있는데, 핵심적인 수단이 공장제작 및 조립방식이다. 미국 건설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대비 2016년에는 공장제작 및 조립방식을 활용한다는 응답자들이 3배나 늘었다. 공사기간 단축, 공사비 절감, 품질 향상, 안전 제고, 현장 투입인력 축소, 재작업 감소, 설계변경 축소 등과 같은 수많은 장점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 현장의 숙련공 부족, 고령화, 인건비 상승 및 강경한 노조 등도 현장 시공을 대신해 공장제작 및 조립방식의 세계적 확산을 초래하고 있는 요인이다. 건설사업 참여자들의 일하는 방식도 협력적으로 바뀌고 있다. 설계자와 시공자, 원도급자와 하도급자가 자기이익 극대화를 위해 투쟁하기보다는 하나의 프로젝트 팀으로 협력해서 일하는 통합적 발주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참여자들 간의 협력은 건설정보모델링(BIM) 같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공통 플랫폼으로 더욱 촉진되고 있다. 이제는 기획-설계-시공-유지관리가 제각각 다른 주체가 수행하는 별개의 업무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통합적으로 관리된다.




건설상품도 스마트 상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마트 도로, 스마트 철도, 스마트 항만과 같이 건설상품마다 '스마트'라는 수식어가 빠지지 않고 붙어 있다. 수많은 센서가 건설상품에 부착되면서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실시간으로 점검이 가능해지면서 유지관리 업무도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처럼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건설상품이 스마트화되고 연결되면서 통합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스마트 도시다.


글로벌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와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건설산업의 현실은 여전히 실망스럽다. '분업과 전문화'라는 산업화시대의 패러다임에 기초한 '갈라파고스 규제'가 낡은 건설산업의 구조를 견고하게 떠받치고 있다.


기득권 집단의 저항은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연결과 통합'이라는 새로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은 아직 우리 제도나 문화에 스며들지 못했다. 이제는 우리 건설산업도 '미래'와 '글로벌'을 수용해야 할 때다.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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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는 거대한 수제품이다

김광현 서울대 명예교수·건축학 


유명 외국인 설계비는 건축비 10% 이상인데 

국내 건축사는 최저가에 한숨만 내쉴 뿐

창의적 지식산업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을 설계한 스위스 건축사무소 HdM의 듀오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뫼롱 등 외국의 유명 건축가들은 구조ㆍ전기ㆍ설비 등 관련 전문 분야를 제외한 설계비로 공사비의 10% 이상 받는다. 대략 공사비의 15%다. 우리나라 건축가들에게는 그야말로 상상 속의 신화적 설계비다. 


한국 건축가들은 상상도 못할 신화적인 설계비 규모다. 어쩔 수 없이 우리나라 모든 건축 전문인의 현실과 미래를 비교해 보게 된다. 같은 나라 안에 지어지는 건물인데 부당하게 적은 설계비를 받고도 훌륭한 건축물을 설계하려고 애쓰는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건축 설계비는 백화점에 진열된 물건처럼 정가로 나타낼 수 없다.




건축 설계는 거대한 수제품이다. 짓는 건축물의 면적이 같더라도 가치가 낮은 설계라면 설계비를 적게 줘도 되지만, 가치가 높은 건물 설계에는 그만큼 많은 설계비를 줘야 마땅하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건축 설계비의 함정이다. 한쪽에는 일이 없어 비싼 지식과 경험을 싸게라도 팔 수밖에 없는 현실의 절박함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좋은 설계를 어떻게든 싼값으로 얻으려는 이들이 있다. 


건축 설계는 화가처럼 혼자 그리는 예술활동이 아니다. 건축 설계는 수많은 사람의 기술과 사고와 노력으로, 그것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야 수행할 수 있는 지적 용역산업이다. 건축 설계비의 절반이 인건비인 까닭이다. 더구나 건축 설계비는 건축사에게만 주는 대가가 아니다. 건축사를 통해 구조·기계·전기·토목·조경·방재 등 건축산업 전반의 기술사에게 지급하는 대가다. 따라서 건축 설계비를 정당하게 지급하지 않는 것은 지식산업에 지식을 제공한 데 대한 정당한 대가를 부당하게 빼앗는 것이고, 어쩔 수 없이 싼값에 수주하는 것은 그 정당한 가치를 외면해 버리는 것이다. 




건축은 비움의 예술이요, 문화요, 미학이요, 인문학이라고 아무리 그럴듯하게 얘기해도 소용없다. 건축의 모든 가치와 목적이 건축 설계비에 수렴하지 않는 이상, 이 모든 표현은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오래 전부터 건축 설계산업은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크다고, 고급 인력의 고용창출 효과가 제조업의 2배나 된다고, 설계비는 공공의 안전과 부실 설계를 방지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계속 지적해 왔다. 그러나 개선되는 것은 없고 자꾸 나빠지기만 한다. 국가는 관행이라며 대가 기준에 따라 책정된 설계비를 80% 수준에서 낙찰하게 하고, 200억원 이상의 공공기관 사업은 법이 정한 설계비의 절반만 지급한다.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은 최저가 낙찰의 근거가 되고, 많은 건축사가 교묘하게 이에 동조하는 형편이다. 민간건축 설계비는 공공건축 설계비의 30% 정도이며 그마저도 부르는 게 값이 된 지 오래다. 모두가 나서서 값싼 건축 설계비를 강요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건축 설계비를 모두 똑같이 받으면 담합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니 건축사 각자가 자신의 설계비를 공개하고 지켜야 한다. 이·미용원도, 작은 분식점도 각자 음식값을 게시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자기가 받아야 할 설계비는 어떻게 계산하고 단계별로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공개하는 건축사 사무소를 본 적이 없다. 공사비 요율 방식보다 실비 정액가산 방식으로 책정하겠다든지, 설계와 감리를 상담에서 시작해 준공에 이르기까지 진행 단계마다 어떤 결과물을 제시하고 협력업체에는 대금을 어떻게 지급하는지, 설계와 감리비는 언제 어떻게 받는지, 사후에는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는지 공개하자. 그도 저도 아니라면 저렴한 설계비로 최소의 기본 도면만을 제공하겠다고 공개하자. 건축사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인 직능인이다. 그렇다면 건축사는 자신의 건축 설계비를 ‘공언(profess)’하고 지킬 책임이 있다. 그러니 올해는 시장의 일이라고 방치해 두지 말고 건축사 스스로 나설 일이다. 건축사 자격을 주는 국토교통부는 각 건축사 사무소가 스스로 받기로 한 설계비를 게시하고 지키도록 행정적으로 규정해 건강한 건축계가 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렇게 해서 최고의 교육을 받은 건축사와 기술사들의 창의적인 건축 설계가 터무니없는 값에 팔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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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죽으면 되살리지 못한다. [고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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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죽으면 되살리지 못한다.

2019.01.18

지식재산권 제도에는 일반법 상식과 다른 것이 여럿 있습니다. 일반 상식과 다르기 때문에, 일반법 상식을 기준으로 으레 그러러니 짐작하고 움직이면 낭패 보기 쉽습니다.

<특허제도에서 기한은 목숨이다.>

특허권을 획득하거나 권리를 유지할 때 여러 가지 기한을 지켜야 할 상황이 생깁니다. 특허 절차에서 기한은 매우 중요합니다.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되고, 포기하여 소멸한 권리는 거의 되살리지 못합니다. 특허 등록결정을 받은 뒤 일정 기한 안에 등록료를 내야 하며, 특허권이 생긴 뒤에는 해마다 특허료를 내야 권리가 유지됩니다. 이들 기한을 넘기면,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말고는, 권리는 영원히 없어집니다. 일상에서 돈을 내지 않아 권리가 정지되더라도 밀린 돈을 내면 다시 권리가 회복되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래서 특허권에 관련된 일에서 기한이 명시돼 있을 때 ‘나중에 챙기면 되겠지’하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기한 꼭 챙겨야 합니다.

<특허청이 잘못 안내하더라도, 특허청은 책임지지 않는다.>

권리 유지에 관련된 주요 날짜는 특허청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려줍니다. 일반 우편, 등기 우편, 그리고 신청한 사람에게는 휴대전화로 알림쪽지를 보내주기도 합니다. 이때 특허청이 잘못 안내하는 일이 간혹 생깁니다. 특허청이 안내한 기한을 믿고 그 기한 전에 처리했는데, 실제로는 특허청이 기한을 잘못 안내한 것일 때, 특허청 안내를 믿고 처리한 사람은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특허청이 잘못 안내했더라도 구제를 받지 못합니다. 잘못된 안내를 믿고 잘못 처리됐더라도 그 불이익은 권리자가 져야 합니다.

제가 겪은 사건이었습니다. 외국인이 출원한 특허에서 심사청구할 시한을 특허청이 잘못 안내했고, 대리인이었던 필자는 특허청이 안내한 날짜를 기준으로 외국 출원인에게 알려주었고, 출원인은 안내에 따라 심사청구하겠다는 뜻을 알려왔고, 특허청이 알려준 기한 안에 심사청구서를 제출했습니다. 특허청은 심사청구서를 기한이 넘었다고 하면서 반려했습니다. 특허출원 중이던 사건은 죽어버렸습니다. 그 뒤 행정심판, 행정소송, 항소를 거듭하면서 다투었지만 끝내 뒤집지 못했습니다. 참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

특허 절차에서 특허청이 안내하더라도 특허청을 믿지 말아야 합니다. 안내 내용을 그대로 믿지 말라는 뜻입니다. 차라리 안내하지 않았으면 원망도 하지 않으련만. 달리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제도를 꼭 그렇게 운용해야 하는지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국내 특허권자를 위한 특허관리인제도를 마련하자.>

우리는 자주 이사합니다. 특허권자는 이사할 때마다 특허권 등록 주소를 바꾸어 두는 게 좋습니다. 주소를 바꾸어야 하는 것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바꾸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때 특허청이 특허료를 내야 한다는 것을 알리더라도 특허권자에게 전달되지 않아 끝내 특허권이 소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허권 가치를 평가하여 담보로 활용할 수 있고, 특허권이 있다는 것을 전제도 혜택을 주는 정책도 있습니다. 이렇게 권리를 활용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특허권이 죽으면 재앙이 시작됩니다.

특허관리인 제도가 있습니다. 특허관리인 제도는 재외자(외국에 주소를 둔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재외자는 국내에 없기 때문에 권리 관련된 일이 생길 때를 대비하여 강제하는 제도이고, 대개 그 사건을 처리한 변리사가 특허관리인으로 지정됩니다. 내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제도를 내국인에게 넓혀 적용하자고 제안합니다.

특허관리인은 대리인의 일종입니다. 특허권자가 특허관리인을 지정해 두면 권리와 관련된 알림(심판 소송 특허료 안내)은 특허관리인에게 전달됩니다. 만약 특허권자와 연락되지 않더라도 특허관리인은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길을 찾습니다. 지정할지 말지는 특허권자가 선택하는 것이어서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특허권은 한 번 죽으면 어떤 뒷배경으로도 되살릴 수 없습니다. 특허권이 죽기 전에 챙기겨야 합니다. 본의와 다르게 권리가 소멸하지 않도록 국내 특허관리인제도를 도입하면 좋겠습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의 글은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은 필자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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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고영회

진주고(1977),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1981), 변리사, 기술사(건축시공, 건축기계설비). (전)대한기술사회 회장, (전)대한변리사회 회장, (전)과실연 공동대표, 성창특허법률사무소 대표 mymail@patinf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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