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기술사회장, 건축토목 독식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技術士는 공학 즉, Engineering을 바탕으로 고도의 전문기술 및 지식과 응용능력을 바탕으로 현장실무에서 최적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고도의 기술전문가로서 소정의 자격검정을 거친 자에게 주어지는 국가기술자격이다. 따라서 이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광년 기자


건설을 비롯한 기계, 통신, 에너지, 항공, 전기·전자, 화학, 항만, 자원, 섬유, 농림, 환경, 소방 등 국민의 생활과 절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최고의 전문기술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을 미국에서는 PE(Professional Engineer)라고 칭하며 사회적 우대가 뒤따른다.


대한민국 기술사는 어떠한가!


한국기술사회가 설립된지 반세기를 넘어 만 53년이 지났다.




84개 종목에서 4만 7천여 기술사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기술사회는 매 3년마다 회장 선거철이 되면 웃지 못할 촌극이 펼쳐진다.


‘기술계의 판검사’ 라며 자화자찬을 하는 사람들 구심체인 이 단체가 그들의 그토록 높은 자긍심(?)과는 별도로 사회적으로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 ... 이유는 간단하다.


그 동안 한국기술사회는 회장 뽑는 일에 매진해 왔고 새로운 회장 취임하자마자 당연직 대의원 만들기에 급급, 차기 회장선거 준비에 들어가는 작태를 보여왔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결국 선거가 쪽수 놀음으로 일관해 왔고... 특히 건축과 토목이 독식을 하다 보니 기술사의 위상이나 사회적 역할보다는 내 밥그릇 더 챙기고 내 사람 대의원 심어 놓기에 분주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건축토목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기술사회에는 별 관심이 없다.


자격은 노동부가 발급하고 과기부가 단체 감독하는데 국토부는 기술사 자격자에게 우대를 해 줘야 할 절대성을 못 느낀다.


이제 이러한 비현실적 습관적 행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려는 것은 인류역사의 역사이자 관습일 줄 모른다.




그러나 때는 바야흐로 2020년도다. 이미 수 많은 단체들이 단체장 선거를 모바일 직접선거로 전환,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해당 단체들도 원만히 잘 돌아가고 있다.


오히려 보다 넓은 생각과 판단으로 회원중심 봉사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그 동안 오랜 시간 건설분야는 피곤한 매너리즘과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듯 하다.


아직도 기술사가 국가 라이센스이니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 달라며 항변하는 국내 기술사제도 배경에는 지난 수 십년 간 역대 회장들이 갈라파고스 의식속에 매여 있었기 때문이라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기자는 확신한다.


기자가 한국기술사회를 출입한 지 사반세기가 지났다.


아쉬운 것은 “ 그래도 수준이 높은 맨파워가 모인 단체이니 뭐가 다를 것이다” 라는 기대감을 조금도 채워주지 못한 매우 부족했다는 점이다.


namu.m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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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차기회장 선거를 앞두고 지금 이 시간도 물밑 전쟁이 뜨겁다.




바라건데 이제는 시대적 트렌드에 걸맞게 건축.토목 등 시공중심의 단체경영에서 벗어나 전기전자 등 ICT 기술사가 한국기술사회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 2020년대를 맞이하는 것이 어떠한가!


토목건축이 타 분야 기술사들에게 양보하고 미래 3년 운영을 맡겨보라는 의미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등 관련단체에서 성공케이스를 보이고 있음을 벤치마킹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기술사회의 미래 비젼을 위해 정중히 촉구한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ikld.kr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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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에 혁신 가져올 ‘AI 기반 기술’

오토데스크 코리아 상무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들이 우리 건설 산업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지고 올까? 중요하게 언급되는 기술에는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이 꼽히는 데, 이번 글에서는 인공지능 기반기술에 대한 사례와 전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건설기술 중 대표적인 것은 오토데스크의 제너러티브 디자인(Generative Design)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설계목표에 맞춘 다양한 설계 옵션을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 건축가·엔지니어·발주처 등의 이해당사자들이 최적화된 설계안을 선정토록 돕는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설계와 프리콘 단계에서의 활용범위는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유럽의 소규모 택지개발에 실제 적용했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개발지역 내에 있는 나무와 같은 천연자원을 최대한 살리면서 도로와 배수로 등을 배치했고, 상업용 건물과 주거지역을 나눠 계획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설계옵션들을 만들어 내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

뉴욕 맨하탄의 부동산 택지계획에도 제너러티브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가 있다. 뉴욕에 새로 짓는 빌딩은 관련 법규가 까다롭게 적용된다. 도로와의 이격거리, 주변에 있는 상업용 건물과의 거리 등을 감안해서 용적률과 건폐율을 정해야 한다. 지붕의 형태나 커튼월 형태, 층수 및 층별 비용 등 복잡하고 다양한 조건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설계 제약요건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수백, 수천가지 설계 옵션을 만들 수 있었다.

이밖에 공장, 오피스, 소매업소에 대한 최적화된 레이아웃, 공항설계 및 시공(포스트+파트너스사), 콘크리트 시공과 터널 및 토목분야(노르컨설트 AG사), 커튼 월 파사드 설계(포스트+파트너스사)에 적용된 바 있다.

 


향후 제너러티브 디자인 기술이 머신러닝과 연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의 빅데이터를 입력하고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목표나 조건들을 입력하면 스스로 다양한 설계옵션들을 생성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다. 이는 우리 설계 모든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설계해 왔던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설계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건축설계사무소 임원 대상 강연을 하면 항상 받는 질문이 “앞으로 우리설계사무소가 해야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냐?”라는 것이다. 이런 질문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하게 나온다.

인공지능과 건축가, 엔지니어는 팀을 이루어 함께 설계할 것이다. 컴퓨터와 인간은 시간적, 물리적 제한을 극복하고 더 좋은 설계옵션들을 더 많이 검토해 최적화된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다. 건축가나 엔지니어들은 시간절약과 함께 더 중요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은 건축주나 설계사와 시공사가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시공을 함으로써 건설 산업의 이해관계자 모두가 더 만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의 닷지 데이터 앤 에널리틱스(Dodge Data and Analytics)라는 시정조사전문기관이 2017년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BIM을 사용하는 고객의 17%가 이미 제너러티브 디자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향후 5년 이내에 건축가의 90% 이상이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설계 분야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서의 안전관리, 품질관리 및 시공지연 방지를 위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적용된 솔루션은 이미 출시돼 활용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될 로봇에게도 머신러닝을 적용해서 업무를 안전하고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미국의 스마트비드사는 건설현장에서의 안전관리를 위한 머신러닝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과거의 프로젝트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건설현장에서의 작업상황을 카메라나 동영상으로 촬영한 내용의 이미지 및 대화 내용을 인식해서 클라우드에 올려 과거 빅데이터와 비교분석함으로써 위험한 사항을 예측관리하는 솔루션이다.

generative design/autodesk bl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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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오토데스크의 연구팀은 로봇에게 레고 이미지를 학습시켜 실제 레고블럭을 쌓는 실험에 성공했다. 오스트리아의 패스트로보틱스(FastRobotics)사 역시 벽돌 쌓는 업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런 머신러닝을 적용한 건설현장에서의 로봇은 앞으로도 더 많이 개발되고 상용화될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이 우리 건설 산업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혁신할 것으로 예상한다.
minsoo.lim@autode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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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의 직접시공 실험 득실

유일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정부는 ‘건설산업 혁신방안(2018.6)’을 발표하고 칸막이와 다단계가 없는 고효율 산업 육성을 위한 생산구조 혁신의 일환으로 원청의 직접시공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실제 지난 3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직접시공 대상공사를 우선 70억원 미만까지 확대 조치했다.



이러한 직접시공 의무제는 주로 소규모 공사를 수행하는 중소건설사에 적용돼 오던 규제였지만, 최근 국내 최상위 대형건설사인 GS건설이 직영 방식의 직접시공을 현장에 적용하는 자발적 실험을 하고 있어 큰 관심을 끄는 중이다. 


GS건설은 도로, 터널, 전철, 철도 등 현재 진행 중인 20여 개 공공토목공사 현장에서 토공구조물과 전기공사 등 일부 공종을 중심으로 직영시공을 하고 있다. 주로 일자리를 잃은 협력업체 직원들을 현장 계약직 내지는 프로젝트 전문직으로 고용해 직영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GS건설의 직영 체제 도입 배경에는 “7~8년 전부터 협력사의 부도·파산이 늘면서 대위변제 부담이 커졌고, 이로 인한 공기 지연과 간접비 증가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와, “외주를 주고 싶어도 대규모 토공구조물을 시공할 우수 협력사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박한 공사비 때문에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애로사항을 극복하려는 취지가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직영으로 일부 비용이 늘었지만 공기 준수와 간접비 누수를 줄일 수 있었고, 자발적 직접시공으로 인한 시공능력평가 시 실적 가산(직접시공 금액의 100분의 20)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장 수가 많을수록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고, 공종 수가 많은 건축공사에 적용이 어려우며, 대형건설사의 우수 협력사 육성 및 운영 체제와 상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직접시공 대상공사를 우선 70억원 미만까지 확대 조치했다. /오마이건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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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형건설사는 직영의 달인을 직접 보유하는 단순시공 중심 건설사가 되기보다 종합적 기획 및 관리, 그리고 설계·엔지니어링 능력을 더욱 높여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판단된다. 그 중요한 수단 중 하나가 ‘협력사 체제’를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다.

[유일한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ihyu71@ricon.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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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쟁력 枯死시키는 탈원전 범죄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최근 프랑스 르몽드가 자국 환경부(이산화탄소)와 재정부(예산) 장관이 전력공사(EDF) 의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2035년까지 6기의 유럽형가압경수로(EPR) 건설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탄소배출 0’ 목표 달성을 위해선 새 원전 6기 건설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전 건설비가 아직 충분히 싸지 않다는 점이다. 플라망빌에 건설하고 있는 EPR는 한 기에 124억 유로(약 16조 원)에 이르며, 앞으로 건설될 몇 기도 75억∼78억 유로(약 10조 원) 안팎이 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 반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하는 우리의 ‘APR1400’은 호기당 5조 원 수준으로 현재 EPR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고, 6기의 추가 EPR와 비교하면 2분의 1 수준이다. 프랑스가 우리나라 원전 기술과 노하우를 내심 부러워할 만한 포인트다. 경제성 측면에서 프랑스의 완패다.




게다가, 프랑스가 EPR의 미국 설계인증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는데, 우리 APR1400은 미국 설계인증을 마무리했다. 그러니 안전성 측면에서도 프랑스의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2009년 UAE 원전 건설을 두고 경쟁할 때 유력 경쟁자 프랑스와 가장 첨예하게 맞붙었던 게 경제성과 안전성이었다. 이번 프랑스의 고백은 2009년으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완전히 확인된 한국 원자력 기술의 경쟁 우위를 사실상 고백하는 것이다.


지금 프랑스는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원전은 꼭 필요다. 그런데 자국 기술이 경제성을 단기간에 맞추기는 어렵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나 국가적 지원을 통해 이를 극복해 보겠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환경장관과 재정장관이 EDF 의장에게 공문을 보낸 것은 국가적 지원을 명시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한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프랑스의 원전 기술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에서 우위를 확실히 공인받은 2019년 이 시점에 가장 약점이 ‘국가의 의지’가 됐다. 프랑스와 미국이 도저히 이해 못 할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계속되고 있다. 수출을 지원한다는 정부는 정작 원자력의 수출과 관련된 낭보에 있어서는 항상 극히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되도록이면 소문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미국이 100기 가까운 원전을 지금도 운영하고 있고, 수백 기의 잠수함과 항공모함용 원전을 만들어오고 있지만, 30년의 공백을 통해 원자력 공급망은 완전히 상실됐다. 해체 기술을 중심으로 세월을 보내온 영국은 이미 원전 기술이 고사(枯死) 상태가 됐다. 비교적 최근까지 건설을 계속해 오던 프랑스조차 사실상 자신들의 어려움을 고백하는 상황이 됐다.




시간은 계속 가고 있다. 이제 2019년도 막바지에 이르렀고, 2020년을 앞두고 있다. 시간은 대한민국 원자력의 편이 아니다. 아무리 강력한 근육을 가진 운동선수라도 석고붕대를 하고 몇 달만 지나면 걸음걸이부터 부자연스럽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탈원전 정책은 멀쩡한 운동선수 두 다리에 덕지덕지 처바른 석고붕대다. 지금이라도 빨리 깨부수자. 현 정부 임기 내에는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던 속임수도 이제는 한전의 적자로 입증돼 더는 통하지 않는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배출 저감도 이제 곧 공수표로 드러날 것이다. 원자력의 가장 큰 재산인 우수 인력이 벌써 대학에서부터 사라지고 있다. 프랑스가 6기의 원전을 건설 완료할 2035년이면 지금 우리나라 원전의 경제성에 근접해 있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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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교수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는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2016년부터 등장한 제4차 산업혁명이 과도하게 국내 전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진실보다 과다 포장돼 있다는 느낌이다.



건설도 예외가 아니다.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국내 건설 산업체의 국제경쟁력 하락의 주원인으로 기술과 금융 저하를 지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을 선택했다. 스마트 건설기술 육성을 통해 글로벌 건설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기반 구축을 통해 2025년까지 건설 생산성을 50%까지 향상시키는 목표를 내세웠다. 2030년까지 설계자동화도 목표에 담았다.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목표가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기술과 법과 제도 인프라와의 관계 때문이다. 기술의 범용화는 법과 제도를 통해야 가능해진다. 기술 개발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시장 적용을 통해 검증된다. 검증된 기술은 법과 제도를 통해 범용화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선진국의 건설은 ‘기술→제도→범용’ 사이클이 보편적이다. 국내는 ‘제도→기술→범용’ 사이클이다. 선진국의 법과 제도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국내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법과 제도에 언급되지 않은 기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빌딩정보모델링(BIM)을 통해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 예를 들어보자.


BIM은 글로벌 리더그룹이 건설 시장을 지배할 10대 미래기술에 포함시킬 만큼 파괴력이 큰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BIM을 10대 건설기술로 지목한 이유는 정보의 통합성과 사실에 가깝도록 사이버 공간에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조물 체적의 최적화와 재설계·재시공을 거의 제로로 만들 수 있다. 동시에 다양한 공종 간 설계와 시공 간섭 문제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공 순서를 정밀하게 설계해 대기시간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다.



BIM에 내재된 기술의 장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BIM이 활용될 수 있는 법과 제도 인프라가 고유 목적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BIM이 정보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기획→설계·엔지니어링→구매·조달→시공→유지관리’로 이어지는 절차가 동일 공간에서 통합될 수 있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국내법과 제도는 절차와 조직 및 책임이 분리돼 있다. 설계와 조달부서가 다르다. 설계와 시공은 계약 범위도 다르고 조직도 다르다. 설계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 시공과 유지관리는 완전히 다른 부서다. BIM 기술은 통합을 전제로 한 것인데 절차와 책임은 파편화 및 분산돼 있다. 


2025년까지 생산성을 50%까지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도 스마트해 보이지 않는다. BIM을 스마트 건설기술 핵심에 포함시켰지만 현재의 법과 제도, 그리고 공공기관의 조직 운영방식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 같다. 설계와 엔지니어링 업체는 BIM 설계 대가를 보상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한 단체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BIM 적용 대가를 받는다는 응답이 7%선임에 비해 보상받지 못한다는 응답이 93%에 이른다. 설계자 시각으로만 본다면 BIM을 도입하는 것은 분명 추가업무다. 반면 수요자 입장은 추가 비용부담일 뿐이다. 설계 이후 업무는 자신의 역할 및 책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BIM 설계는 시공 물량 최적화는 물론 시공의 편의성 증가와 재시공 방지 혜택을 가져다 준다. 조직과 책임이 파편화 및 분산된 현장에서는 부담과 혜택의 주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시공 혜택 못지않게 유지관리와 운용을 거의 자동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BIM, AR/VR, 자동화, AI 기술을 건설기술에 접목시키는 게 필수다. 포지티브 방식인 국내법과 제도 장벽을 넘어서야 가능한 환경이다. 



국토부의 건설기술의 스마트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임은 맞다. 하지만 국내 환경은 좋은 기술보다 허용 가능한 법과 제도, 그리고 공공기관의 조직 운영방식 혁신이 더 중요하다. 정부 한 부처의 소관을 벗어난 과제가 더 많다. BIM 운용기반 조성이 선행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숙제다. 스마트 건설기술 R&D에 상당한 재정이 투입된다. 목표하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스마트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어젠다로 부상시켜야 해결이 가능한 게 우리의 현실이다.


현실과 괴리가 분명한 사실을 외면하면서 스마트 혹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휘둘리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 BIM 전문가를 자처하는 국내 민간그룹도 이런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일정 금액 이상에 의무 적용하는 법은 사용자보다 BIM 기술 공급자만을 위한 일방적 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복남 교수] bkleleek@snu.ac.kr

대한전문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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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토목·건축 충돌 문제 언제까지 덮어둘건가?


   지난 해 건축학회에서 만든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으로 안해 토목공학과 건축공학의 동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토목쪽에서는 건축 쪽이 건축물 내진설계기준에 토목시설을 대거 포함하면서 토목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건축쪽에서는 해당시설들이 건축법에 의해 건축물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해외와 달리 국내는 일제강점기부터 일본의 법체계를 따르면서 토목공학과 건축공학이 분리돼 있다.


포항지진 피해모습/sbs


관련기사

내진기준 놓고 국토부와 토목학회 충돌

https://conpaper.tistory.com/7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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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토목엔지니어(Civil Engineer)가 건물의 안전을 책임지고 설계한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은 건축공학분야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과 일본의 시스템이 똑같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 일본과 또 다른 시스템이다. 일본은 건축학과에서 공학과목을 모두 배운다. 즉 건축이 건물에 대해서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도 2000년대 초까지는 일본과 같은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에 건축학과 건축공학이 분리되었다. 건축학은 5년제로 주로 디자인을 공부하고 건축공학은 4년제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는 시스템으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분리한 것이다.​


출처 : 기술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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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20년' 후의 日 건설산업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많다. 올해 들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게 전망하는 기관이 많아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 수준이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과거의 일본처럼 저성장과 저물가 추세가 고착화되면서 디플레이션에 빠지게 되면 우리도 '잃어버린 10년 내지 20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2012년부터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시행한 이후 외견상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한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어떤지 궁금하던 차에 지난달 말 해마다 한 번씩 한일 양국의 건설연구기관들이 번갈아 개최하는 '한ㆍ일 건설경제 워크숍'에 참석했다. 일본 건설경제연구소(RICE)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일본 건설산업도 여러 면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건설투자는 20년 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2000년 66조2000억엔이던 건설투자는 2010년 41조9000억엔으로 줄었다가 아베노믹스 이후 크게 늘어나 올해 62조2000억엔으로, 2020년에는 62조7000억엔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공공 건설투자나 민간주택 착공 실적은 20년 전보다 30%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간 비주택투자는 아베노믹스 이후 급증해 20년 전보다 10%가량 늘었다. 건설경기 회복에 따라 일본 건설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늘었지만 특히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주도한 대형 건설업체들의 영업이익은 놀라울 정도로 급등했다. 해외 건설 수주실적도 2009년 6970억엔에서 지난해 1조9380억엔으로 10년 만에 2.8배로 늘었다.




일본의 건설 정책과 제도는 우리와 유사한 면이 많다. 오랫동안 우리가 일본을 모방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최근의 흐름은 우리와 다르다. 과거와 달리 일본은 더 이상 '국토 균형 발전'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보다는 도쿄를 비롯한 '대도시 경쟁력 확보'에 정책 역량을 쏟고 있다. 또한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이후의 일본 건설시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국토 강인화 계획이나 노후 인프라 대책 및 재난 방지 대책 등을 수립해 중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확정해뒀다. 이러한 일본의 계획은 사전에 집행 기관과의 충분한 조율을 통해 실행 방안 등을 확정한 뒤에 발표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한다. 한국은 최고위층의 이념이나 의지가 반영된 추상적인 계획을 발표한 다음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집행 기관과 협의하는 식이 아니냐는 낯 뜨거운 지적도 들었다.


건설기능인력 부족에 대한 대책으로 우리의 '건설기능인등급제'와 유사한 '경력향상시스템' 도입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방식도 우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입법을 통한 강제가 아니라 직종별 단체와 협의해 직종별로 등급 기준을 만들고 정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 4월부터 시행 중이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에는 경력 외에 자격 및 감독자로서의 경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 데 반해 우리는 사실상 경력 중심이다. 최근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 총재는 '정부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일본화의 진정한 교훈'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듯 일본의 건설 정책에는 'i-construction'을 비롯한 생산성 향상 대책도 많다.




거시 경제만이 아니라 우리 건설시장에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초입에 들어선 듯한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지표가 많다. 우리는 달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본과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이 여전히 우리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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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화의 생활건축] 살아남은 부산 초량동 적산가옥


   신축 중인 고층아파트 옆 옛집(사진 오른쪽)의 나이는 94살이다. 기이한 광경이다. 40층 규모의 아파트 세 동과 16층 오피스텔 한 동이 옛집을 둘러쌌다. 집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했다. 부산 동구 초량3동 81-1번지, 등록문화재 제349호의 이야기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적산가옥(敵産家屋)이다. 1925년 지어졌다. 당시 한반도 철도부설 사업을 위해 토목회사를 운영하던 일본인 다나카가 지었다. 현재 소유주는 일맥문화재단이다. 부산 섬유산업의 토대를 이룬 태창기업의 창업주 고 일맥 황래성 선생이 75년 설립한 재단이다.

 

2007년 등록문화재가 되면서 옛집은 재개발 북새통에서 살아남았다. 황 선생의 외손자이자, 일맥문화재단의 최성우 이사장이 이 집을 붙들고 버텼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살았던 집이라고 했다. 그는 1942년생인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의 주인장이기도 하다.

 

집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을 때 문화재청은 “주변의 재개발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고 고립된 문화재로서 방치될 가능성이 있으니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집은 고립됐고, 2여년의 아파트 공사 기간에 지반침하 등 각종 피해를 겪었고, 결국 세 동 중 한 동은 철거한 끝에 살아남았다.





만약 목조주택을 그대로 다른 곳으로 옮겼다면 어땠을까. 최 이사장은 “부산 동구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근대문화재 루트가 백제병원-일맥문화재단-정란각인만큼 집은 여기, 초량동에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출신의 지리학자 에드워드 렐프는 “장소의 혼과 장소감을 훼손하는 세계는 어떤 방식으로든 빈곤해진다”고 말했다. 초량동은 한국 근현대사의 곡절이 굽이굽이 담긴 동네다. 차이나타운과 일본 영사관, 텍사스 거리가 동시에 존재한다. 하지만 북항을 내려다보는 산복도로 아랫자락, 바다와 옛집을 가로막고 들어선 고층 아파트는 초량을 넘어 지금 부산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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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건축으로 해결하자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는 단지 주택가격이나 공급의 문제만이 아니다. 정부는 수십년째 부동산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세웠다. 그 결과 강남이 개발되고, 분당·일산·산본 등 신도시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부동산 가격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규제까지 도입했다. 거주 연한과 자격을 제한하기도 한다. 심지어 매매기간을 통제하고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며 재산세를 높이기도 했다. 모두 거래로 인한 가격변동을 막으려는 조치다.  

 

문제는 어떤 정책을 써도 약효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자주 변하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고 부동산은 궁극적으로 상승한다는 믿음을 심어준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건축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보자. 도시 구조를 바꿔 재건축을 유도하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도시재생 정책인 동시에 도시 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는 방안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네트워크 기반으로 도시 구조를 재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더구나 1970년대에 만들어진 대부분의 도시는 도로 이용량의 폭증으로 도시의 기능과 효율이 낮다. 아무리 지하철을 만들고 이중 삼중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해도 도로 정체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1970년대의 도시 구조와 모두가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현재의 도시 구조는 달라야 한다. 문제는 도로를 더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도로 정체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헤아리기 어렵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이 단지 주거지로만 남겨지기에는 토지 가용성과 효율이 떨어진다. 기존의 대단지 아파트를 소규모 블록으로 나눠 전환하고, 공공용지로 도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한 근거는 공공용지 매입은 용적률 상향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값이 비싼 서울 강남을 낮은 용적률의 주택으로만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지하는 통합주차장으로 활용하되 지상의 모든 건물은 개별 동으로 분리하고 공공용지인 도로를 격자형으로 구축하는 방법이 있다. 뉴욕 맨해튼의 도시 블록을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지상 건축물은 용적률 상향과 동시에 복합기능을 배분한다. 자연스럽게 주거 공간의 공급이 늘어날 뿐 아니라 업무시설과 근린생활시설·공공시설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도시 네트워크 체증을 완화할 도로의 증가로 효과적인 도시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보행 가로 체계를 확보할 수도 있고, 지상 3층을 인공 데크로 연결하면 공중정원과 보행 편의공간도 가능해진다. 이런 도시 개조는 이미 도쿄나 파리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늦다고 생각하는 지금, 미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건축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보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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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경제연구실장

    현재의 건설경기는 ‘명확한 침체’다.

모든 지표가 일제히 업종의 경기 침체를 확연히 의미하고 있다. 더구나 앞으로도 건설경기가 좋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더 어려워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향후 건설경기의 방향성을 나타내주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심각한 상황이다. 반등 조짐은커녕 시간이 갈수록 침체의 골은 깊어만 간다. 올해 들어 건설수주 추이를 보면 상반기 중에는 비록 감소는 했지만, 전년동기 대비 -5% 이내로 그 폭이 한정됐다. 그런데 하반기에 들어서는 수주 감소폭이 전년동기 대비 -20%선으로 확대됐다. 부문별로 봐도 건축수주 중 주택수주가 -30% 내외, 토목수주도 -29%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발주 주체별로 보아도 민간과 공공 모두 전방위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0년의 건설 산업은 우선 주택 경기에서 2018년 3번에 걸친 ‘7·6’대책, ‘8·27’대책, ‘9·13’대책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가 의도하는 수요 억제와 투기과열 억제 목적은 일정 부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건설경기에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주택 건설경기는 회복될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다.

다만 긍정적인 요인들도 있다. 세계 경제가 ‘R(recession)’의 공포에 휩싸이면서 글로벌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정책금리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하락세로 전환됐고, 이제 곧 기준금리 기준으로 0%대의 경험하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긍정적 요인으로는 공공 부문의 주택공급 사업이다.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대책’과 ‘3기 신도시 계획’은 건축수주 부문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긍정적 요인으로는 정치사이클이라 불리는 ‘선거의 경제학’에 대한 기대이다. 일부의 견해이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 억제정책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내년 4월에 총선(국회의원 선거)이 있기 때문이다. 투기수요를 묵인해 주고 주택시장에 다소의 훈풍을 불어넣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득은 적지 않다. 특히 경제 전체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경기부양책이 없기 때문에, 정책 당국이 부동산 시장 활성화라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전 정부들 사례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강경 일변도의 시장정책이 과연 유턴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토목 부문에서는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예산안을 보면 SOC가 전년대비 12.9%가 늘어난 22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인 2018년과 2019년 SOC 예산이 20조원에 미치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히 고무적이다.



따라서 토목 부문이 2020년 건설경기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올해 초 발표됐던 23개, 약 24조원 규모의 ‘국가균형발전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 건설투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기에 착공될 수만 있다면 건설 산업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진척 상황을 볼 때 2020년에 이 사업들 중 얼마나 착공이 가능할지는 의문스러운 부분이 많다.

2020년 건설투자는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감소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약 70%를 차지하는 건축 부문 건설경기가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선행지표들의 모습은 민간 및 건축 부문이 침체될 것임을 확연히 보여준다. 신규 착공건수가 감소하고 미분양 문제는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완화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언급된 대로 SOC 투자의 확대가 일정 부분 건설경기 부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건설경기의 핵심은 주택이다. 주택시장의 향방이 희망적이지 않기 때문에 전체 건설투자는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렇다면 기업들의 입장에서 무리한 확장 경영은 조심해야 한다. 아무래도 시장 상황은 건설기업에 비우호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능하다면 건축 부문보다는 토목 부문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그나마 어려움을 덜어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유동성 상황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한국경제는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에 진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예를 보면 특정 산업에서 현금 흐름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20년에도 건설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어느 산업이든업종경기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다. 좋은 시절이 조만간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주원 경제연구실장] koscaj@kosca.or.kr 대한전문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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