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과 숭례문

이경훈 국민대 건축학부 교수


숭례문은 전통방식으로 복원됐지만 노트르담은 현대기술 활용해 새로운 첨탑 세울 예정



    노트르담 성당에 불이 났다. 중앙의 첨탑과 지붕 상당부분이 불에 탔다. 고딕 건축의 정수라는 노트르담 성당이다. 규모에서는 랭스 대성당이, 역사나 정교함에서는 샤르트르 성당이 앞선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고딕의 대표 건축은 노트르담이다. 수많은 예술작품의 배경이자 파리의 상징이며 프랑스의 국보 1호이다. 노트르담 사원이라고도 부르는 것은 단순한 성당이 아니라 최초의 삼부회나 나폴레옹의 대관식 같은 국가적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Notre-Dame to celebrate first mass since fire shuttered cathedral/France 24

(화재로 일부 소실된 노트르담 성당 재건사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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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중세를 암흑기라고 하지만 건축에 있어서 고딕은 이후의 건축양식마저 압도하는 커다란 진보가 있었던 시기다. 중세인들은 석재로만 높고 큰 공간을 만들면서도 전체의 하중을 분산시켜 벽을 가볍게 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과감한 기술 덕분에 큰 창을 낼 수 있었고 정교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치장하여 전체적으로 밝고 신비한 종교적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후 르네상스 양식의 교회가 인간적 비례나 내부 회화장식에 치중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그 기술적 성과나 공간의 역동성에서는 천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고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TV로 생중계되는 동안에도 불길은 잡히지 않고 보물은 불탔다. 허망하게 무너지던 숭례문의 경험 때문인지 안타까움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놀라운 것은 이후의 논쟁이다. 단 이틀 만에 10억 유로에 달하는 성금이 모였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5년 내 재건을 약속했지만 복원의 방향은 예상치 못하게 논란 중이다. 화재 이전의 원형으로 그것도 600년 전에 사용했을 전통방식으로 복원했던 숭례문의 사례가 당연해 보이지만 프랑스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우리 시대의 기술과 도전을 적용한 새로운 첨탑을 세울 것이며 이에 적합한 설계안을 찾는 설계경기를 발표했다. 그러고는 당선된 건축가는 건물 진화의 다음 단계를 설계할 것이라며 ‘문화유산의 진화’를 당연한 개념으로 제시했다. 건축가 미셸 빌모트는 공영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무거운 재료인 납으로 만든 지붕과 참나무를 다시 사용할 의무는 없다며 현대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몇 성급한 유럽의 건축가들은 화재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복원 계획안을 발표했는데 복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첨단의 소재와 형태를 제안한 것도 많았다. 높이가 100m에 이르는가 하면 화재 순간을 기억하는 의미에서 불꽃 모양의 첨탑이 나오기도 했다. 




논란의 배경은 노트르담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 건물이 850년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내내 같은 모습으로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프랑스혁명 당시 심하게 훼손되었고 나폴레옹 전쟁 직후에는 철거를 고려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놓이기도 했었다. 이즈음 빅토르 위고가 그 유명한 ‘노트르담의 곱추’를 집필한 것도 성당을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할 정도다. 1844년 루이 필립 왕은 외젠 비올레르뒤크를 복원을 담당할 건축가로 임명했는데 이때 그의 나이가 고작 서른이었다. 이 젊은 건축가는 “건축물의 복원이란 건물을 단순히 유지하거나 수리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어느 시점에도 없었던 완벽한 상태로 다시 창조하는 것”이라고 호기롭게 말하며 당시로는 가장 최신의 재료라고 할 수 있는 강철 기둥과 새로운 첨탑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렇게 완성된 모습이 우리가 알고 있던 노트르담 성당이다. 성당의 핵심을 잃거나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요소를 적용한 그 당시의 완성된 형태였던 것이다.


숭례문/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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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전통과 20세기 초반의 현대 음악의 가교역할을 했다고 평가되는 음악가 구스타프 말러는 “전통이란 잿더미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꽃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거에서 내려오는 불꽃을 우리 시대의 방식과 재료로 일으켜 세우고 다시 후대에 전하는 일이 전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럽인의 관점에서 노트르담 복원 논쟁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지난 100년간 도시 개발로 흔적이 지워진 서울 성곽을 600년 전 방식으로 재현하거나 광화문의 월대를 복원하려 현재의 도심구조를 100년 전으로 되돌리고 교통체계를 다시 바꾸는 일이 혹여 잿더미를 숭배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볼 만한 일이다. 숭례문 화재 당시 첨단의 재료와 기술로 재창조하는 계획은 선택지에도 없었다. 이 또한 과거의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는 최선의 방식이었는지 스스로 물을 만하다. 21세기의 노트르담 성당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 돌아올지 궁금해진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2874&code=11171426&sid1=c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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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사의 단계별 분쟁에 관한 소고

정동환 한국폴리텍 그린건축과 교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회장


    건축공사는 많은 관계자들이 관여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따라서 자재나 공법도 다양하고 그에 따른 공사의 형태나 공사금액도 천차만별이다.


공사도급계약 체결단계에서부터 건축주와 시공자가 서로 면밀히 공사의 범위를 검토한 후 약정하여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대부분의 건축주는 건설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계약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게 통상적이다. 반면 시공자는 그 계약의 내용을 명확하게 표기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이처럼 건축주와 시공자 사이에는 충분한 이해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 분쟁이 발생한다.


건축물의 공사단계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건축주가 설계자에게 설계를 의뢰하고 설계자는 계획설계, 실시설계의 과정을 통해서 설계도서를 만든다. 그리고 이 도서를 기초로 하여 건축허가를 받는다. 이후 건축주는 설계도서를 근거로 시공자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감리자의 관리하에 공사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공사가 완료되면 건축주에게 건축물을 인도하고 건축물을 사용하게 된다.




각 단계별로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건축관련 분쟁은 발생한다. 주요 건축단계별로 흔하게 발생하는 분쟁의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설계단계에서 건축사는 건축주의 수많은 요구사항들을 수용해 설계에 임한다. 출발부터 분쟁의 원인이 여기 저기 숨어 있다. 요구사항을 인지했는지, 모순이 있는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 지 등 건축주와 건축사의 관점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설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 또한 분쟁의 원인이 된다. 그래서 필자는 설계는 시공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판단한다. 아마도 분쟁의 과반이상은 설계에서부터 발생하는 것 같다.


둘째: 건축행위를 위해서는 일련의 행정절차가 필요하다. 건축허가나 신고 같은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법령해석 상의 문제로 행정절차가 중단되거나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 종종 생긴다. 이론 인해서 행정처분취소소송이나. 인·허가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된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셋째: 시공은 설계도서에 의해서 건축물을 시공하는 과정이다. 시공과 관련해서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만이 아니라 원도급인과 하수급인, 자재업체와의 관계에서도 일어난다. 우선 계약단계에서는 시공사의 선정 및 계약금액, 공사기간, 성금 지급, 하자보수 등 관련된 사항 등을 검토한다. 또한 공사도급계약 체결단계에서 건축주와 시공사가 상호 면밀한 검토 후 약정해야 한다. 그런데 건축주의 무지, 방관 등으로 계약 내용이 정확하게 검토하지 않거나, 계약 내용의 미 표시 등으로 갑과 을은 분쟁을 안고 공사는 시작된다.




넷째: 건축주는 건물을 인수하여 사용하게 되면서 결함을 확인하게 되고, 이때 책임소재를 불문하고 시공자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공사가 무난하게 완료되었다 하여도 실제 완성된 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축주와 시공자의 입장 사이에서 편차가 커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건설 분쟁이 일어나면 분쟁의 원인을 밝히고 해결하는데 시간과 사회적비용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 국가는 민간건설공사와 관련한 분쟁사례를 빅데이터로 처리해 표준계약서와 계약서약관에 반영도록 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 하고, 건설관계자들도 수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본인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서 상호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야 한다. 이와 같이 서로의 위치에서 건축공사에 대한 단계별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해 밝은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전민일보  |  jmib@hanmail.net 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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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혁신! 이대로는 안 된다

편집국장 김광년


   작금 대한민국 건설 70년을 돌아보고 미래 70년을 준비하기 위한 건설혁신운동이 추진되고 있다.

이른바 건설산업 효율성 확보를 위한 건설생산체계 개편 작업이다.


이는 누가 들어도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국건설의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매우 바람직한 키워드로 이해한다.



지나친 칸막이 구조 철폐 및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각종 제도적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급한 우리의 혁신과제로 인식돼 온 지 오래 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건설혁신로드맵을 수립하고 건설혁신위원회를 구성, 가동하면서 그야말로 이제는 한국건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는 제도와 시장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컸다.


그런데 ...

어제 (5일) 국토연구원이 주관한 2차 공청회가 열렸다.


입은 삐뚤어도 말은 바로 하자. 겉으론 국토연구원 주관이지 사실 정부가 추진하는 안이다.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며 전문, 시설물 양 단체장 간 심각한 말다툼과 함께 분위기는 살벌했다.


그래서인지 국토부 담당국장은 축사도 참석하지 않고 슬그머니 뒤로 빠지는 듯 보였으며( 현장 취재기자들의 이구동성) “ 과연 이것이 공청회인가. 무슨 혁신이 이런 게 있냐” 는 반응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이 날 공청회에 온 한 관계자는 “ 나는 시설물도, 전문도 아니고 타 업종에서 건설혁신이 어디로 갈 것인가 보러 왔는데 정부가 앞장 서 업계 간 밥그릇싸움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 며 성토했다..




특히 이 날 공청회는 본보 기자가 지난 3일 (공청회 3일 전)에도 국토연구원이나 국토부에 전화를 걸어 공청회 일정이 잡혔느냐? 고 묻자 “아직 결정된 바 없다“ 고 답했다.


무슨 공청회가 이렇게 비밀리에 밀실회의라도 하는 양 밀어붙이고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분명 전제했듯이 이번 건설혁신의 목적은 건설산업 효율성 확보, 글로벌 경쟁력 확보, 생산성 확보 등 3확보에 있다.


그러나 실망이다.


더욱 큰 문제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인지하는 듯 하면서 그냥 가고 있다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당초 건설혁신위원회 구성에서 시설물 산업계를 배제하고 혁신안이라고 만든 그 자체부터 정부가 앞장 서 업계 간 업역 간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토론회서도 이해당사자가 아닌 학계, 시민계 등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모두 “ 이것은 혁신이 아니다” 라는 지적이다.

건설혁신의 취지를 살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든지 아니면 한국적 건설생산체계를 유지하든지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지난 94년 시특법 제정된 지 사반세기가 지나고 있다.




그 동안 국토부의 적극적인 정책추진과 국민안전 도모라는 정책적 목표 아래 관련업계는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유지관리 시장은 갈수록 확대되고 각종 시설물 노후화는 보다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의 연속에서 시설물 유지관리 시장은 타 업종에서 시기. 질투할 만한 대상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 밥그릇이 커 보여도 건설혁신이라는 미명으로 특정산업을 말살시키려는 의도는 법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지탄의 대상이 된다.


특히 국민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다.

건설혁신! 언젠가 꼭 해야 할 한국건설의 당면과제다.


그러나 업계 간 갈등을 조장하는 어리석은 정책으로 감히 ‘혁신’ 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

보다 투명하고 생산적인 한국건설 혁신로드맵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편집국장 김광년 / knk@ikld.kr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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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 정보기술자에 낭인 되는 데이터기술자

이복남 교수


   내수시장의 탈출구 역할을 맡게 될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출범에 대한 기대가 예상보다 높아 놀랐다. 이런 기대면 KIND는 한국의 해외건설, 나아가 미래 먹거리를 해결해 줄 구세주다. 건설 산업을 먹여 살릴 마법 혹은 비법은 없다. 기대가 지나치면 실망도 그만큼 커진다. KIND 출발과 함께 해외건설지원시스템 완성을 위해 해외건설산업정보시스템 구축을 내세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려스러운 생각을 가지게 됐다. 우려할 수밖에 없는 것은 두 가지 문제 때문이다. 신설 조직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적어도 2년 이상 소요된다. 정보시스템 구축이 핵심을 놓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KIND의 핵심 역할은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있다. 투자나 건설을 주도하는 것이 핵심역할은 될 수 없다.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고 산업체가 가야 할 길과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이지 건설이란 서비스 공급자 역할은 아니라는 뜻이다. 수익성 설계 및 분석을 통해 경제성 여부를 판단한 후 지분 투자도 할 수 있지만 소액에 불과하다. 한국이라는 브랜드와 외교 채널을 활용해 사업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주는 역할이다. KIND가 참여하는 투자개발형사업에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첨가해 사업의 신인도를 높여 주는 역할이 핵심이다. 핵심 역할을 유추해 보면 KIND는 해외건설 시장에서 지식집단이지 기술자 집단은 아니다. 주도보다 지원 중심이다. 주도하기에는 자본금과 조직 규모가 너무 작다. 지원 역할을 위해서는 KIND가 활용 가능한 데이터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필요한 정보시스템을 시중에서 구매할 수 없다. KIND 역할에 필요한 데이터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세계 어디에도 없다. 새롭게 구축해 가야 할 뿐이다.




해외건설 데이터시스템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오해도 있다. 중소기업이나 엔지니어링 업체의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정보 부족을 지적한다. 정보 부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불확실하다. 양적 부족인지 질적 부족인지가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해하고 있는 정보 부족과 달리 3년 전에 설문조사 및 전문가 면담을 통해 확인한 사실은 양적 부족이 아닌 질적 부족이었다. 정보가 많을(more)수록 더 좋다(better)가 아닌 내 몸에 맞는 맞춤형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다량의 정보는 얼마든지 돈으로 구매할 수 있다. 봄철 산과 들판에 풀이 지천에 깔려있지만 먹을 수 있는 나물은 전문가의 눈이 필요하다. 양보다 선택이 핵심이다.


해외건설이 아닌 글로벌 건설시장의 흐름을 읽고 지배 역량을 추출하기 위해 거대한 지식플랫폼 구상이 시도됐었다. 글로벌 시장과 국가, 글로벌 기업과 기업들이 찾는 인재의 역량, 리스크 등을 종합 분석해 맞춤형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정보기반 지식플랫폼 구상 연구가 국가지원 사업으로 3년간에 걸쳐 수행됐었다. 하지만 과제관리 기관에서 이를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부 관료는 순환보직으로 파악할 여유가 없었고 과제관리 기관은 지식플랫폼 구축보다 정보시스템이라는 용어에 매몰돼 있었다. 정보기반 지식플랫폼 구축은 아직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거대 구상이었다. 정보를 축적하기보다 축적된 정보를 활용해 심층 분석 과정을 거쳐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맞춤형 지식기반 데이터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역할이 핵심이다. 글로벌 시장 정보는 해외에 있다.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눈과 머리를 가져야 하는 게 KIND가 필요로 하는 정보기반 지식이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 경험으로 거대한 코끼리를 그릴 순 없다. 원자력발전소 건설엔지니어링에서 도면 1매를 생산하는 데 8개월까지 소요되는 도면이 있는가 하면 하루에 몇 매를 생산할 수 있는 도면도 있다. 기본설계 앞 단계에서 생산되는 기본(baseline)도면 몇 장이 투자비 전체를 좌우한다. 양이 아닌 질이 핵심이라는 뜻이다. 시공도면은 전체 공사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 기본도면을 본 적 없는 선무당이 시공도면 수준으로 인식했다면 결과는 뻔하다. 시공도면 작성자 눈에는 모든 도면이 같아 보인다. 숨겨진 지식의 가치는 무시된다. 개념 및 기본설계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이유다.


KIND의 기능과 역할에 큰 기대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이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가 기대감만으로 역할을 조기에 재단할까 염려스럽다. 동시에 자칭 정보기술자라는 선무당이 지식과 지혜로 무장된 지식인을 낭인으로 만들어버리는 지금의 현실이 KIND가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까지도 재단할까 염려스럽다. 국내 정보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은 글로벌 정보와 지식이 절대적이다.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의 정보기술(IT)에서 데이터기술(DT) 시대로 옮겨갔다는 주장은 지식이 지배할 현재와 미래를 보라는 주문이다.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산학협력중점교수

[이복남 교수] bkleleek@snu.ac.kr


출처 : 대한전문건설신문(http://www.kosca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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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노벨상' 조급증

채민기 문화부 기자

    안도 다다오(安藤忠雄·78)는 건축계 노벨상이라는 프리츠커상을 1995년에 받은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다. 그를 조명한 다큐멘터리 '안도 타다오'가 최근 관객 3만명을 넘기며 흥행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넥스트 프리츠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청년 건축가가 해외에서 선진 설계 기법을 배우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프리츠커상을 아시아에서 중국 1명, 인도 1명, 일본 8명이 받았고 우리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나라도 프리츠커상을 받을 수 있는 세계적 건축가를 배출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작 건축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차라리 대치동에 '프리츠커상 학원'을 만들자"는 말이 나올 정도다. 수상에만 급급한 정부가 건축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프리츠커상이 무엇이기에 정부가 나서고 건축가들은 냉소할까. '안도 타다오'는 프리츠커상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그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영화는 안도 말고도 여러 인물에게 카메라를 비춘다. 불가능해 보이는 도면을 실현해내는 시공 책임자, 건축가조차 상상 못한 비전을 제시하는 건축주가 등장한다. 이들은 엑스트라가 아니라 좋은 건축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역이다. 청년 시절 안도가 몇 번이나 오사카 시청을 찾아갔지만 상대도 안 해주더라는 대목에선 공무원의 안목과 열린 자세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프리츠커상도 설계도가 아니라 실제 지어진 건물을 본다. 사실상 건축 과정 전체가 평가 대상이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해 적절한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게 건축가의 역할이다. 설계 기법은 그 역할을 수행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안도가 자신이 만든 공간을 가리키며 "옛날로 치면 엔가와(緣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일본 전통 건축의 엔가와는 한옥의 툇마루쯤 된다. 전문대도 못 가고 건축을 독학한 안도가 거장으로 꼽히는 건 일본 전통의 공간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해 보편성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프리츠커상에서도 지역성이라는 주제가 발크리슈나 도시(2018·인도), 왕슈(2012·중국) 같은 근래 수상자들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 상이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설계 기법보다는 지역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좋은 건축가의 자질로 통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젊은 건축가를 돕는다는 취지가 좋다고 해도 그 목표가 상을 받는 것이어서는 곤란하다. 건축가를 돕겠다는데 건축가들이 반발하는 상황을 국토부는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졸속으로 진행되는 설계 공모전, 시대착오적 법규, 설계자의 아이디어를 갈가리 뜯어고치는 건축 심의…. 해외에서 배워서 상을 타오라고 하기 전에 우리 건축의 척박한 토양을 개선하는 일이 먼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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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건설경기에 영향 줄 ‘거시적 리스크 요인’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최근 건설업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건축 수요와 토목 수요가 동시에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의 경영성과는 마케팅파워나 시공력과 같은 마이크로한 것으로 결정된다. 어찌 보면 이후 언급될 거시적 요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건설업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여건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여건들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노력이 있으면 보다 수월하게 어지러운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하반기 건설업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시적 리스크 요인들을 살펴보면서 경기 방향성보다는 시장 여건의 흐름을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해보고자 한다.


하반기 건설업 경기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거시경제 상황이다. 물론 건설업 경기가 거시경제의 방향성과 역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하다. 그러나 건설업도 경제의 한 부분이기에 거시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면 건설시장의 수요 자체가 살아나기 어렵다. 불행히도 하반기 거시경제 여건은 암울한 전망이 주를 이룬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보기 드문 역(逆)성장이 나타났다. 그만큼 경제의 기초체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하반기 거시경제 상황은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건설시장에서 시장수요의 구매력은 상당히 취약할 것으로 관측된다.




둘째, 상황이 이렇다면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경기 부양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통적인 경기 부양 수단은 건설투자 확대다. 건설투자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 및 고용 파급효과가 크고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 정부 들어서 그동안의 본예산과 추경예산의 분야별 구성 및 사업별 특징을 살펴보면 건설투자에 집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경제여건이 악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추경예산안이 국회의 심의를 받으면서 공공건설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제출된 추경 예산안의 무게중심 자체가 크게 움직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 한다.


한편 또 하나의 경기 부양 수단은 한국의 정책금리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중 금리 인하는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실제로 금리가 인하된다면 부동산 시장수요 개선에 다소의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가능성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여지가 있다. 내년 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대한 규제보다는 자율성을 높이려는 유인이 존재한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의 피로감이 있고 소득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자산가치의 하락과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의 증가는 표심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 대출 규제, 재건축 규제, 투기지역 규제 등에서 정부가 한발 물러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빠꾸(일본어, 순화된 단어는 후진)가 없다’라는 시중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생각해 보면 과연 지금까지의 강경일변도 부동산 시장 정책 기조가 약화될 수 있을지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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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건설기업의 입장에서 주택정책이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무게중심이 전환되고 있다는 점은 기회 요인으로 판단된다. 사실 수요 억제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어렵다. 공급 확대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최근 GTX 등 예타 면제를 통한 대규모 교통망 건설사업과 3기 신도시 사업 등 예상치 못한 공공건설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최근 수주 가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러한 사업들이 행정절차, 부지매입, 사업자 선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 올해 큰 도움이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래도 멀리 본다면 건설업에게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계층은 무주택자 계층이다. 현실적으로 보통의 소득을 가지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렇다고 주택가격을 폭락시킬 수도 없다. 대안은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도 중장기적으로도 그러한 건설 수요는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이 건설업 내 관련 민간 기업들에게 큰 이익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는 점에 아주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러한 상·하방 리스크 요인들을 보면 하반기 건설업 경기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더 강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절망적인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붐을 이룰 수는 없지만, 건설수요 자체는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 정도 수준은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아직은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만 잘 버틴다면 내년 이후로 조금씩이나마 개선되는 국면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가져본다.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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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도 관광과 함께 글로벌화 해야만 살아난다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최근 국내 건설업계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 전망이 어둡고 지방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및 미입주로 인한 중견건설업체들의 현금흐름 악화, 그리고 부동산 규제정책과 미국의 경기둔화 등 그동안 국내건설업체들의 수익을 견인하였던 주택사업 마저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수주는 3년 만에 겨우 300억 달러를 넘겼지만 2010년 700억 달러 수주실적에 비교하면 아직도 더 분발하여야만 한다. 5월초 기준으로 작년대비 50%를 밑도는 해외수주 성적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에서도 건설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 축소로 일관되었던 사회간접자본 시장은 물론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통한 생활 SOC 투자확대 등 올해 예산이 20조원 정도로 확정되어 상반기 조기집행을 통해 건설일자리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특히 미국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미국의 금리인상 자제,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영국 발 브렉시트 불확실성 확대 등 우리경제에 악영향이 끼칠 요인들도 많아서 국내 건설 부동산 경제가 지속성장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내수경제의 어려움에도 반도체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2018년에 처음으로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게 되었지만, 올해 초부터 중국의 견제 및 시장 위축에 따른 반도체 수출시장의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어 국내 경제 성장률이 2.5~2.6%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국내외에서 예측하고 있다. 이런 모든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은 주택 부동산시장으로 버티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여야만 한다. 그러면 국내 건설업계는 미래를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가? 


최근 2년간 필자는 한국리츠협회 등 다양한 협회와 기업의 요청으로 해외 건설부동산 연수교육을 20여 차례 진행했다. 특히 최근 세계 최고의 주택가격을 형성하고 유로모니터에서 세계 최고의 관광지 1위로 선정한 홍콩과 함께 인구는 65만 명에 불과하지만 카지노 호텔사업으로 라스베가스 카지노매출의 7~8배를 올려 1인당 국민소득이 7만5천불까지 치솟은 마카오를 자주 견학했다. 홍콩-마카오만 2년간 15회를 다녀왔다. 우리 건설 부동산업계가 그만큼 배울 것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홍콩은 높은 부동산 가격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최고급형 아파트를 많이 건설하지는 않는다. 홍콩 신도시의 경우 55층 이하 아파트는 건립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55층 이상 되는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도 에어콘 실외기가 대부분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덕트 규모가 매우 작아서 향후 100년 동안 리모델링만 약간해도 충분히 지속가능한 아파트를 건립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상가들이 형성되어 있어서 4차산업혁명시대, 온라인쇼핑 시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복합상가들을 잘 구성하고 특히 엄청난 관광객을 상대로 쇼핑천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격 경쟁력도 갖추었다. 여기에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과 함께 기존 관광지의 지속적인 정비도 홍콩이 왜 세계 1위 목적도시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홍콩에서 페리로 1시간, 새로 건립된 교량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마카오는 한마디로 지구상에서 가장 천지개벽한 도시국가이다. 비록 카지노산업으로 관광객을 유치하였지만, 중국 관광객들이 거리가 먼 라스베가스를 포기하고 마카오로 몰려들자 미국 카지노업계가 엄청난 투자를 하여 상상속의 도시를 만들었고, 아직까지도 계속 투자하고 있다. 홍콩계인 스탠리호 회장 가족들이 운영하는 호텔과 미국계 카지노그룹들이 운영하는 호텔들이 각 20여개씩으로 그 규모도 엄청나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자기 호텔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나 실천은 확실히 미국계 카지노그룹들이 훨씬 뛰어나다. 샌즈사의 경우만 해도 벌써 15조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베네시안 리조트도 개장한지 12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엄청난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인구 65만 명의 이 조그만 도시국가 마카오에 중국관광객들이 약 3,500만 명이 온다고 하니 그 관광규모가 상상이 가는가? 


세계 4위 관광도시인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건설기술로 건설된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이 명소로 떠오르면서 관광대국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 건설기술의 자존심인 현재 세계 최고층인 두바이 버즈칼리파 타워도 두바이 관광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매년 관광객이 2배 이상 급증하고 있을 만큼 중국 및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2020년 올림픽을 계기로 동경에서는 호텔사업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베트남이 작년에 아시아에서 한국을 밀어내고 관광객 수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은 1,500만 명을 유치하였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큰 기여를 하였다고 하는데, 한국 건설기업들이 베트남 신도시 건설 및 관광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한국의 건설업체들은 이렇게 좋은 시장에는 진출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너무나도 쉬운 주택분양 사업 위주로 건설회사들이 성장하다 보니, 새로운 금융시스템인 리츠나 펀드 등 금융을 활용한 해외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실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조차 건설업계가 책임을 지지 않는 한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주지 않고 있다. 물론 내수관광을 활성화하고 여기에 따른 건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지만, 시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매년 세계 관광시장이 5%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활용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매년 6~7%의 성장과 함께 해외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 건설업계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항상 강연할 때 두바이 버즈칼리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등 세계 최고는 한국 건설회사들이 건립을 하였는데, 왜 한국 내에서만 이런 랜드마크를 건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한다.


이것은 주택건설시장과 같이 분양만 하고 바로 자금회수를 하는 단기적인 시장경험만을 위주로 성장해온 결과이다. 즉, 외국과 같이 이런 랜드마크로 인한 관광산업의 발전이 결국 투자자 및 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준다는 믿음이 생겨야만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건설업계가 체질을 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 외부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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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들과 ‘간담’


건설사고 입증책임 발주청으로 전환해 경영부담 줄여줘야

고용노동부 교육훈련평가 3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지정 ‘자긍’


    “건설산업계에 몸담은 기술인으로서 후배 기술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동시에 건설기술업계가 진정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지난 2월 취임한 건설기술관리협회 김정호 회장은 25일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토목·건축업계 간, 업계와 정부 간 소통을 보다 강화해 업계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건설기술산업에도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시대가 오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 업계와 건설기술인이 제값 받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향상된 기술력으로 고품질의 시설물을 완성해 나가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종합심사낙찰제’ 시행을 두고 불만이 목소리가 높다. 협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첫째는 종심제 의무대상 규모를 축소해 달라는 것이다. 


기본계획과 기본설계를 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실시설계는 현 25억원에서 50억원으로, 건설사업관리는 현 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해 참여대상 사업범위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




둘째,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제도 취지에 맞게 최저입찰가격 기준을 현 60%에서 80%로 현실화해 적정한 대가를 보장해 줘야 한다. 이밖에도 종합기술제안서 작성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고 탈락자 보상 방안 등을 마련해 달라는 주장이다.


협회는 앞으로 종심제 시행과 관련해 발생되는 각종 문제점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협회가 현 건설기술진흥법을 진흥 중심으로 변모할 새로운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가.

개선을 원하는 내용은 첫째, 감독권한 대행업무에 대한 발주청의 부당 간섭 지양이다. 이를 위해 발주청이 직접 감독 권한대행을 선임할 수 있는 절차를 신설하고, 선임된 감독권한대행자에게는 그에 맞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는 현재 건진법상에 건설사고 발생 시 영업정지를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법 시행령에는 영업정지만 처분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추후 이와 관련한 기업들의 소송 진행 등의 발생이 우려되고, 영업정지라는 과도한 처벌로 인해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치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현재 ‘행위 주체의 과실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고, 과실 유무의 입증책임도 법인에게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에 대해 앞으로는 과실에 근거해서만 법인의 책임을 묻도록 함으로써 과실책임의 원칙을 확보하고, 입증책임을 발주청 등으로 전환시켜 기업 경영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건설사업관리자 권한 강화를 위한 건설기술진흥법이 오는 7월 시행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해 12월 공포된 건설기술진흥법은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적정 배치와 역할 강화를 통해 건설공사의 안전 및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건설사업관리 계획수립 의무화, 실정보고 현실화, 공사 중지 명령권 현실화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사업관리계획에 사업관리 방식과 기술자 배치계획, 대가 산출내역 등이 포함돼 있어 업계는 이를 통해 적정한 배치인원과 대가를 통한 제값 받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개정안에는 건설사업관리자의 독립성 확보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그에 맞는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다. 아울러, 발주청의 불공정 관행 개선 및 안전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건설사업관리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는 물론, 건설현장의 품질 향상과 안전 강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올해 말까지 기술인 교육제도를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협회 교육기관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올해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기술인 교육제도 개선내용은 교육기관 간의 경쟁을 활성화해 수요자 중심의 질 높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협회 교육기관은 건설사업관리 전문교육기관이지만, 건설사업관리 관련 교육뿐만 아니라, 국방시설본부 및 미극동공병단과 함께 ‘FED 품질 안전교육’을 국내 유일하게 실시하고 있는 곳이다. 


매년 5천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는 협회는 종합교육기관 몇 곳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의 교육훈련기관 인증평가에서 건설 분야 13개 교육기관 중 가장 높은 평가로 3년 우수기관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는 회원사 임직원들의 편의 제고를 위해 온라인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협회는 앞으로도 급변하는 건설 환경에 발맞춰 수시로 교과를 개편하는 등 건설기술인의 기술력 향상 및 전문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오성덕 기자 건설기술

http://www.ctman.kr/news/16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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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형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지속적으로 유지·관리 운영이 훨씬 힘들어"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한 논의 없이 

공공 재원으로 생활형 SOC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치적 포퓰리즘 비난 면치 못해


   최근 정부에서는 생활형 SOC사업에 향후 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SOC 사업은 사회기반시설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도로, 공원, 공공시설 등을 말한다. SOC 사업이 토건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어, 생활형 SOC 사업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안하고 있는 것 같다. 생활형 SOC 사업이란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역(동네)에 꼭 필요한 커뮤니티 시설, 도서관, 체육관 등을 건설하는 일로 이해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생활형 SOC 사업에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함정, 즉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생활형 SOC 사업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이 훨씬 힘들고 많은 재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중앙정부 예산으로 각 지자체에 생활형 SOC 사업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건설 이후 지속적인 유지·관리는 지자체 몫이다. 즉 건설 이후 유지·관리 비용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아야 한다. 




최근 서울에서는 재건축사업, 도심재개발사업 등에서 민간 사업자들이 용적률 상향 등을 받기 위한 공공기여시설로 체육관, 도서관 등 각종 생활형 SOC를 건설해주겠다는 계획을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구에서는 유지·관리가 어렵다며 체육관·도서관 등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민간 사업자들이 생활형 SOC를 건설해주겠다고 해도 지자체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복지정책 일환으로 전국적으로 많은 생활형 SOC를 중앙정부 예산으로 건설했는데, 지금은 이 시설들이 그야말로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공공시설이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일본에서는 공공시설에 민간 사업자를 유치해 유지·관리를 위탁하면서 공공시설을 수익시설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법·제도도 이러한 민간 사업자 유치를 장려하기 위해 PPP(민관협력사업)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사가현 다케오시에 위치한 다케오 시립도서관이다. 인구 약 5만명인 지방도시 다케오시는 시립도서관을 운영·관리하기 어려워 일본의 대표적인 북카페 민간 사업자인 쓰타야 서점을 유치해 도서관을 운영·관리하고 있다. 민간의 우수한 경영으로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지역 내 최고 관광상품이 되었다. 또 일본에서는 2017년 도시공원법을 개정해 도시근린공원에 카페, 레스트랑 등 민간 수익시설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Park-PFI(공원민간유치사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도심에 위치한 브라이언트 파크는 40년 전에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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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SOC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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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시설을 수익시설로 활용한다는 개념이 없으며 법·제도상으로도 불가능하다. 이처럼 생활 SOC 사업은 개발 단계에 국한하지 않고 사후 관리 문제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몇 가지 대안을 제안해 본다. 지자체 특성에 따라 굳이 공공 재원으로 건설하지 않아도 민간 개발과 연계한 생활형 SOC 건설이 가능한 경우에는 민간 개발과 연계를 통한 공급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공공 재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도 중요한 내용이다.


 둘째, 향후 생활형 SOC는 계획 초기 단계부터 시설의 사후 유지·관리 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계획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설의 사후 관리에 민간 부문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사회적 시스템을 지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많은 제도들을 운영하고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사후 관리 방안에 대한 논의 없이 공공 재원을 통한 생활형 SOC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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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풍수


    건축설계 의뢰가 들어오면 기본설계를 하기 전 대지를 방문해 분석한다. 필자의 경우는 제일 먼저 향을 본다. 두 번째로는 대지의 높낮이를 확인하고, 세 번째로는 주변을 향한 조망을 확인한다. 이 외에 소음도 체크 하고 전신주, 가로등의 위치, 주변 건물이 있을 경우는 서로 간의 간섭여부도 확인을 한다. 대지분석이 끝나면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먼저 향이 잘 드는 남쪽으로 마당을 두고 창을 크게 내어 빛을 최대한 끌어들일 수 있도록 계획을 하고 북쪽으로는 화장실이나 창고 등 서비스시설을 배치해 북쪽의 찬바람의 영향을 덜 받게 한다. 



물론 창을 낼 때는 햇빛뿐만 아니라 조망과 프라이버시도 함께 고려한다. 창의 적절한 크기, 위치, 모양,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이에 덧붙여 시간을 많이 할애해 집으로 들어가는 주 출입구의 위치와 방식을 고민한다. 대문과 현관의 위치에 따라 집 내부의 공간구성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요즘 조성된 주택단지들은 담장을 낮은 생울타리로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택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경우는 대문이 따로 없이 현관문이 대문 역할을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계획 시에 충분한 고민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처럼 건물 한 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지 상황을 고려하여야 한다. 




물론 건축주의 요구사항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에 필자가 설계한 단독주택을 건축주가 풍수지리 전문가인 지인에게 최종 단계에서 자문을 구한적이 있다. 다행이도 풍수지리학적으로 지적을 받은 부분이 없었다. 그 당시 풍수지리 전문가가 설명했던 부분들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계획 시 분석한 대지 조건의 장단점을 잘 반영하고 보완하려 했던 의도와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일맥상통했던 것 같다.


풍수지리라는 학문도 조상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경험한 결과가 축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이 많고 농경지가 적은 국토의 지리적 특성상 산자락에 집을 앉히고 평지에는 농경지를 확보하려 했을 것이다. 산자락이면 당연히 북쪽의 찬 바람을 막고 남향을 취하기 위해 산을 집의 북쪽에 두려 했을 것이고 집 앞에 물이 흐르면 여러 가지로 물을 이용하기에 편리했을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배산임수이다. 풍수지리도 초기에는 이처럼 땅을 잘 읽어내어 그것을 실생활에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에서 시작했음이 틀림없다. 그 후에 여기에 인간의 길흉화복이 연결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지 조건을 잘 반영한 건축물은 풍수지리에 기본적으로 잘 맞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감히 해 본다. 햇빛 잘 들어 춥지 않고 통풍 잘되고 소음 없는 전망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소망일 수 밖에 없고, 바라던 좋은 환경에서 살면 건강하고 화목한 삶에 가까이 갈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클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한묵 대전시건축사회 부회장·건축사사무소 YEHA 대표 건축사 

대전일보사




도시의 지하

조진만 건축가


 


    건축역사상 인류 태고의 주거공간은 동굴이었다. 비바람을 막고 음식을 저장하고 불을 피울 수 있는 동굴 속 공간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외부세계와 구분되는 정적인 공간이다. 그곳에서 비로소 인류의 문명은 진화하였고 또한 문명의 발전에 상응하여 지하공간은 변화되었다. 기술의 발달로 땅속 바위를 파내는 일의 어려움이 해소된 뒤에도 한동안 지하공간은 소음이 큰 발전소나 기계 시설을 배치하는 장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도시 생활의 다양한 복합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도시의 인구 집중에 따른 가용 토지 부족, 공기오염이나 자외선·방사능·전자파·지구온난화의 문제 등으로 인해 부각된 지하공간의 장점이 자리하고 있다. 지상에 비해 지하공간은 항온·항습성, 방음성, 내진성과 같은 에너지 절약 차원과 지상의 자연과 역사적 경관의 보존 등 여러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또한 지하철, 버스터미널, 주변 건물 등과 바로 연결되는 이동성도 장점이다. 과밀화된 도시에서 지하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상의 밀도 증가를 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핀란드의 경우 템펠리아우키오 지하교회(왼쪽 사진), 레트레티의 지하 콘서트홀(오른쪽)은 건축미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음향효과 면에서도 세계적 관광명소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캐나다 토론토의 거대 지하 보행로 ‘패스’는 매년 할인 행사를 통해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모은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여의도 면적의 1.5배로 세계에서 가장 큰 지하도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땅속에 지하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뉴욕의 ‘로라인(Lowline)’이라는 이름의 이 공원은 축구장 두 배에 달하는 넓이로 기존 전차터미널 지하공간에 국내 업체의 자연 채광기술을 활용해 식물을 자라게 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이다. 여기서 다양한 식물의 재배를 시험하고 그 농작물을 조리하여 파티를 하는 단계라고 하니, 지하도시의 새로운 가능성은 인류의 상상력과 기술적 발전의 조합으로 나날이 무궁무진하다.




서울도 영동대로, 세종로, 을지로 등 강남북 주요 거점에 대한 대규모 지하개발을 연이어 계획 중이다. 보행 중심의 인문도시에서 한양 도성길과 서울로, 세운상가의 입체보행로, 고가 하부 커뮤니티, 한강 접근로, 서울 둘레길에 도심 여기저기의 단절된 지하 연속보행이 함께 어우러진다면 세계 다른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매력적인 입체보행 도시의 가능성이 크다. 이제 도시건축 계획에서 지표면을 기준으로 한 지상과 지하의 구분은 무의미해 보이며 도시의 새로운 미래는 지하의 가능성을 간과하면 성립하지 않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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