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현지병원 한국인 간호사, 어떻게 취업했나 그리고 전망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무역관 전승렬

 

리야드 소재 사립병원 중 

유일하게 한국인 간호사 11명 근무 중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영어 습득 필요 

 

인터뷰

 

Q1. 자기소개 및 병원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분당차병원에서 만 4년을 근무한 후 올해 2021년 3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위치한 VIP 전문 사립병원 'CityMed Hospital‘ 내외과 통합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수빈 간호사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한 번쯤은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었고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주위에 사우디에서 근무했던 분을 알게 되었는데, 근무환경이나 경험이 나쁘지 않았다는 의견을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우디 근무 중인 간호사들의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접하면서 사우디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높은 의료 서비스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 간호사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

 

CMH 병원 자료: CMH 홈페이지

 

2021년에 개원한 CityMed Hospital은 리야드 시내 북쪽에 위치해 있는 사립병원으로 내외과를 비롯해 소아과 및 산부인과, 심장병 전문센터 및 재활의학과, 피부과 및 성형외과 등 각 전문 진료과가 있는 3차 종합병원입니다. 지하 5층부터 지상 16층으로 구성된 단독 건물이며, 11층부터 16층은 입원실이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VIP 대상 전문 병원을 지향하고 있어 병동 시설은 5성급 호텔 수준에 맞먹습니다. 또한 가장 높은 16층은 펜트하우스 병실(The Royal Suite)로 VVIP 환자 단 한 분만을 위한 병실로 꾸며져 있습니다. 병실은 모두 1인실로 구성돼 있으며 180여 병상 규모입니다.

 

Q2. 사우디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2. 한국 이외의 해외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특히 사우디 병원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의료시스템 또한 미국과 영국 등의 선진의료시스템을 추구하고 있어 간호사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좋은 편이라고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의 간호사들이 미국 및 캐나다, 호주 등 서구권 선진국으로도 많이 가길 희망하는데요. 사우디의 경우 영어권 국가에 비해 진입 장벽이 비교적 낮은 편이라는 것도 여기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경우 한국에서 미국 간호사 면허증을 선취득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공인 영어 점수를 획득하고 진행하는 등 비교적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호주의 경우 현지 간호대학을 반드시 졸업해야 하며 일부 간호사들이 현지에서 다시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등 걸림돌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의 경우 한국 간호사의 면허증을 일부 인정해주기 때문에 미리 병원 근무를 계약하고 현지에 도착해 사우디 간호사 국가시험을 치를 수 있으며, 영어는 공인 어학 성적 없이 생활 영어 및 간호 실무 영어가 가능한지를 확인하는 인터뷰를 거치게 됩니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유럽과 타 중동국가, 아프리카 지역이 짧은 비행 거리에 있어 한국에서는 다소 가기 힘든 다양한 국가로의 여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제가 사우디를 선택한 사유 중 하나입니다.

 

 

Q3. 사우디 취업을 위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A3. 한국에서 해외 간호사 파견을 전담하는 에이전트를 알게 되어 다니던 병원을 사직하고 2020년 3월부터 4개월간 간호영어 실무교육 연수를 받았습니다. 해외취업을 위한 실무교육 연수과정은 미취업인 상태에서만 가능하며, 실제로 근무와 동시에 교육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교육 연수가 끝나고 바로 사우디 병원에 취업하여 근무하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우디 국공립 병원은 취업 인터뷰 및 비자 발급이 모두 중단된 상태였고 미취업 상태에서 1년을 대기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일부는 2년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이렇게 사우디 국공립 병원의 대기 상태가 풀리기만을 기다리는 와중에 한 사립병원의 개원 준비 소식을 듣게 되었고 바로 취업비자가 발급 가능하다고 하여 이 병원에서 근무하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해당 병원은 레바논과 두바이에서 프랜차이즈로 운영 중인 Clemenceau Medical Center(CMC)의 리야드 거점 병원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병원명이 CityMed Hospital로 변경된 상태입니다.

 

Q4. 사우디 병원 근무의 장점과 특이점을 꼽는다면? 

 

A4. 제가 사우디를 선택한 이유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근무환경이 비교적 좋다는 것입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입니다. 제 경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한국에서는 1: 10 정도였으나 사우디는 1:4 또는 1:5 정도로 한국에서의 절반 수준으로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보다 조금 더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더 신경을 쓸 수 있으며 환자 개개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통한 질 높은 간호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한국에서는 시간에 쫓기며 일했던 것에 비해 여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니 심적 부담도 많이 줄게 되었다고 느끼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3교대와 달리 2교대라는 점에서 근무 강도가 더 높지만 오버타임 근무가 없고 정시에 마친다는 점에서 생활이 규칙적입니다.

 

 

또한 직원 복지 측면에서 현재 저희 병원은 총 2년의 계약기간 1년에 20여 일의 휴가와 함께 한국에 갈 수 있는 왕복 항공권을 총 2회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공립 병원의 경우 사립병원보다 두 배 더 긴 두 달가량의 휴가가 주어지고 1년에 2회의 왕복 항공권이 제공되지만 사립병원은 개개인의 경력을 연봉 산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급여가 조금 더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이점으로는 간호사와 의사의 관계가 비교적 대등해 환자 치료 과정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며, 전문 분업화가 잘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우디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특이했던 것은 한국에는 없는 호흡기 치료사(Respiratory Therapist: RT)라는 직업군이 있다는 것입니다. RT는 호흡기 질병과 관련된 기본 간호 등을 전담하는 전문 호흡기 치료사로 네뷸라이저(Nebulizer, 비가열식 흡입기)나 수술 후 사용하는 강화폐활량계(Incentive Spirometer)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데, 한국에서는 간호사의 업무 분야이나 여기에서는 별도의 직업군에서 업무를 분담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달리 모든 약물의 혼합 등을 약사가 직접 진행하며 간호사는 확인 후 투약하는 시스템입니다. 퇴원 환자에게 약을 지급하고 주의사항을 고지하는 것은 모두 약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퇴원 관련 서류는 환자서비스팀(Patient Service Team)에서 담당하는 등 간호사의 업무가 환자 간호에 더욱 집중돼 있습니다.

 

Q5. 사우디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간호사 또는 예비 간호사 분들에게 하실 말씀은요? 

 

A5. 색다른 중동의 문화를 경험하고 비교적 여유로운 근무 환경 등으로 사우디에 취업을 희망하는 간호사 분들이 의외로 많이 계십니다. 사우디에서 근무하시게 되면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지만 일부 아랍어가 필요할 때가 있어 영어 이외에 기본적인 아랍어는 공부를 하고 오시기를 추천합니다. 또한 사우디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우디의 경우 사우디 비전 2030 추진을 통해서 예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이슬람 문화의 경우 남녀의 구별이 뚜렷한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종교적인 차원에서 남자 간호사가 여자 환자를 간호할 수 없으며, 여자 병실에 남자 의사가 회진을 할 때 여자 직원이 반드시 동행돼야 합니다. 여자 직원이 동행 하더라도 여자 환자가 니캅이나 히잡 등을 쓸 수 있도록 병실 밖에서 의료진이 기다려야 하는데, 개별 병실마다 이렇게 여성 환자의 준비 시간 동안 대기를 하다 보니 회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물론 한국의 의료시스템 상 이러한 부분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이슬람 문화를 이해한다면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부분입니다. 또한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 신자인 간호사만 단축 근무를 시행하는 등 종교에 따라 근무시간이 다르다는 점도 있습니다. 

 

JobsinUrdu edited by kcontents

 

다만, 사우디의 경우 사립병원을 제외한 국공립 병원의 경우 2014년 전후로 결정된 한국 간호사의 급여가 아직까지 그대로인 점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며 사우디로의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시사점

현재 리야드에만 100여 명의 한국인 간호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제다에 소재한 병원에도 한국인 간호사가 다수 근무하고 있다. 특히 Ministry of National Guard 의료원에 근무하는 한국인 간호사는 60여 명이며, 추가로 40명 정도가 채용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높은 의료 서비스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 간호사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의 생활 환경과 여가활동 여건도 점점 나아지는데, 최근 여성 운전면허증 발급이 허용되면서 많은 여성 운전자들이 자가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외국인 여성의 경우 아바야 착용이 더 이상 의무사항이 아니며, 새롭게 오픈하는 영화관과 쇼핑몰도 많아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또한, 숙소와 장기간의 휴가 및 항공권 제공 등 다양한 혜택도 있다. 다만, 한국 간호사의 급여 등급이 필리핀과 함께 ’아시아‘ 그룹으로 분류돼 체코 및 일본, 유럽 등의 간호사보다 보수가 낮고 수년째 같은 급여를 받고 있는 점 등도 알아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주사우디 한국대사관, CityMed Hospital,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료 종합

KOTRA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