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는 왜 비트코인를 법정화폐로 사용하려 하나 VIDEO:Bitcoin Back Over $60K as El Salvador Buys 420 BTC

 
비트코인(BTC)은 지난 24시간 동안 가격이 4% 상승했고 약 6만 1천 달러에 거래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공식 계정을 위해 비트코인을 더 많이 사들인 데 따른 것이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하강세를 샀다"며 약 2500만 달러에 해당하는 420 BTC를 추가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재무부는 현재 1,120 비트코인으로 추산되고 있다.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1/10/28/bitcoin-back-over-60k-as-el-salvador-buys-420-btc/

 

   오늘은 비트코인 이야기.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명)라는 사람이 비트코인을 만든 이유는 중앙은행이 화폐를 관리하는 행태에 분개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돈을 마구 찍어 화폐를 타락시키는 것에 화가 났던 것. 그래서 비트코인은 발행량을 고정시키고 블록체인이라는 방법으로 안전성과 익명성이 보장되도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정부의 개입은 원천적으로 차단해 버렸다.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1/10/28/bitcoin-back-over-60k-as-el-salvador-buys-420-btc/

edited by kcontents

 

이처럼 비트코인은 원래 기존 화폐를 대체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기존 화폐와 더불어 비트코인을 받는 상점들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워낙 가치가 널뛰기를 하다 보니 화폐 기능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어떤 물체가 화폐로써 사용되려면 가치가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가치가 불안정하면 거래 수단이 되기 어렵다. 그 돈의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 누구도 그 돈을 내고 다른 물건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누구도 그런 돈을 받고 물건을 내주려고 하지 않는다. 돈의 가치가 불안정하면 거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처음에는 비트코인을 돈처럼 받는 상점들이 생겨나다가 이제는 대부분 사라진 이유가 바로 가치의 극심한 불안정성 때문이다.

 

기존 화폐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가치의 극심한 불안정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어떤 나라도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거래하는 것을 굳이 막지는 않지만 공식적으로 인정도 하고 있지 않은 것. 비트코인은 화폐의 기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6월 9일 엘살바도르라는 나라가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사용하겠다며 법을 통과시켰다. 법 시행은 90일 후 9월부터다. 엘살바도르는 멕시코 아래쪽에 위치한 인구 650만 명의 작은 나라다.

 

 

법정화폐 된다는 것은 세금을 비트코인으로 납부할 수 있고 상점에서 비트코인을 내고 물건도 살 수 있음을 뜻한다. 누구도 비트코인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또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 돈을 벌더라도 양도소득세 같은 자본이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주택이나 주식 같은 자산은 팔아 차액이 생기면 양도세를 내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도 법정화폐가 아닌 상태에서는 팔아 차액이 생겼을 때 정부가 세금을 매기려 할 수 있다. 하지만 법정통화가 되면 그럴 필요가 없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올랐더라도 그 차액에 세금을 매기지는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coindesk.com edited by kcontents

 

엘살바도르의 실험, 성공의 조건은?

엘살바도르에서 그 법이 통과된 날 세계 비트코인 가격은 9%나 뛰어올랐다. 사실 이 나라의 경제 규모를 생각해 보면 잘 이해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 2018년 GDP 총액이 260억 달러다. 세계 총 GDP 81조 달러의 0.03%에 불과하다.

 

참고로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의 GDP는 1조5860억 달러로서 엘살바도르의 61배다. 이처럼 작은 나라가 무엇을 화폐로 채택하든 그 자체가 세계의 비트코인 수요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른 것은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실험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 이 나라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비트코인 값은 더 오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 다른 나라들도 퍼져 나갈 가능성도 있다. 엘살바도르의 새로운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밀어붙이고 있는 사람은 부켈레 대통령이다. 39살의 이 젊은 대통령이 왜 이렇게 하려는지 생각해 보자.

 

첫째는 국민에게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엘살바도르는 가난한 나라다. 인구의 70%에 달하는 사람들이 금융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20년 1월 현재 인터넷 보급률은 59%, 최근 들어 많이 좋아진 것이 그렇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다 보면 국민이 금융을 이용할 수 있을 거라고 대통령은 밝히고 있다.

 

둘째는 송금 수수료를 아끼고자 하는 의도다. 2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미국에서 외국인 근로자로 일해 번 돈을 모국의 가족에게 보내는데 2020년의 경우 그 액수가 59억 달러, GDP의 23%에 달했다. 엄청난 액수다.

 

그런데 미국에서 고국으로 송금을 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비트코인을 사용해 송금 수수료를 줄이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셋째,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의도도 있다. 이 나라는 사실 자국 통화가 없다. 2000년부터 자국 통화를 폐기하고 미국 달러를 법정 화폐로 채택했다. 인플레이션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기 때문. 덕분에 물가는 잡혔지만 미국의 통화정책과 자금 사정에 따라 자기 나라 경제가 흔들리는 처지가 되었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데는 미국의 영향을 줄여 보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의도는 그렇다.

 

 

마지막 네번째는 비트코인 채굴을 주력 산업으로 키워 경제성장을 이루겠다는 의도도 있다. 비트코인 거래가 체결되려면 누군가 암호를 풀어 블록을 완성해줘야 한다. 그 암호를 푸는 데 성공하면 알고리즘에 의해 일정량의 비트코인이 지급된다.

 

그 과정이 금 채굴과 비슷하다고 해서 mining, 즉 채굴이라고 부른다. 암호를 풀기 위해 많은 계산을 해야 하고 전기 소모량도 막대하다. 그만큼 많은 전기요금도 발생한다. 전기값이 싼 지역이나 나라가 채굴에 유리해진다.

 

엘살바도르 길거리 비트코인 환전소.

 

비트코인의 화폐화, 전 세계가 지켜볼 것

중국의 신장지역에서 전 세계 채굴량의 1/3, 북극에 가까운 아이슬란드에서 8%가 발생하는 이유도 전기값이 싸기 때문이다. 신장지역은 값싸고 풍부한 석탄으로 발전을 하기 때문에, 아이슬란드는 풍부한 물로 수력발전을 하기 때문에 전기값이 싸다.

 

 

그 싼 전기로 암호 푸는 사업을 하는 것.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다. 화산 지대의 지열로 발전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나라에는 20개의 화산이 있는데 그중 5개는 아직도 살아 있다.

 

그 열과 수증기를 활용해 값싸게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엘살바도르에는 이미 LaGeo라는 국영 지열발전소가 있는데, 부켈레 대통령은 그들에게 시설을 늘리라고 지시했다며 트위터에 밝혔다. 그렇게 하면 GDP의 25%를 늘릴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한데 생각처럼 잘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원하는 바가 무엇이든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경제는 굉장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값이 떨어지면 국민의 재산과 소득이 같이 추락한다. 대외 부채는 늘어난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제대로 거래가 이뤄질지부터 의문이다. 이미 얘기했듯이 가치가 오를 것 같으면 구매자가 내지 않고, 떨어질 것 같으면 판매자가 받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법으로는 거부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손해보는 장사를 강요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누구든 비트코인을 가져오면 정부가 미국 달러로 바꿔 주겠노라 방침을 밝혔다. 1억5000만 달러의 기금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인터넷도 제대로 안 되는 나라에서 과연 교환이 쉽게 이뤄질지부터 의문이지만,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문제다.

 

 

비트코인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고스란히 정부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대외 부채를 못 갚아 IMF 신세를 져야 하는 나라가 비트코인 값까지 떨어진다면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이 법이 통과되자 벌써 엘살바도르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달러로 바꿔주다 보면 나라의 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투자자들이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로 IMF도, 국제결제은행 BIS도 모두 말리고 나섰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들을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감옥에 수감된 조폭 출신 죄수들 수백 명을 나체로 포개어 앉혀 놓은 사진 기억날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이 시킨 일이라고 한다. 심지어 반대파 갱단원들을 감옥의 같은 방에 가둔 다음 문을 용접해 버리겠다고 했다. 감옥 안에서 싸우다가 서로 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조폭들의 살인과 범죄가 세계 최악인 나라이기는 하지만 아무리 범죄자들이라 해도 정부가 서로 죽여야만 하는 상황으로 그들을 몰아넣는 것은 너무 야만적이다. 어쨌든 그런 대통령이 마음을 먹었으니 90일 후인 9월부터 비트코인은 이 나라의 법정통화로 쓰이게 될 것이다.

 

그 때문에 이 나라의 경제가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성공한다면 화폐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중남미 국가 중에서 파나마나 파라과이 같은 나라들은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비트코인의 수요는 늘고 가격은 오르게 될 것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엘살바도르는 세계 경제를 위해 매우 흥미롭고 귀중한 실험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출처 : 미래한국 Weekly(http://www.futurekorea.co.kr)

 

Avanza el bitcoin en El Salvado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