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보(洑) 개방 이후 설치한 자갈보....또다시 유실

 

물 부족 문제 해결 

취수 시설 설치 사업 본격 나서

 

    세종시가 세종보(洑) 개방 이후 설치한 자갈보가 또다시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취수 시설 설치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 25일 세종보에서 상류 쪽으로 5㎞ 지점에 있는 자갈보를 찾았다. 길이 100m(폭 5m, 높이 1m)의 자갈보 둑은 대부분 무너져 평평한 상태였다. 자갈을 얽어맨 철조망은 곳곳이 파손돼 있었다. 자갈보 바로 옆 물 흐름이 느린 가장자리에는 녹조도 보였다.  

 

세종시 금강에 설치한 자갈보. 세종보 개방이후 용수 확보를 위해 설치했지만 유실과 복구 공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 자갈보는 세종시가 2018년 3월 만들었다. 2017년 11월 13일부터 세종보를 개방한 이후 용수가 부족해지자 만든 취수시설이다. 공사비 2억원은 세종시가 부담했다. 세종보에 가둔 물은 세종호수공원과 세종시를 흐르는 금강 지천 2개(방축천·제천)에 공급해왔다. 

 

 2018년 이후 유실과 복구 되풀이 

자갈보에 가둔 물은 양화취수장을 거쳐 세종호수공원·국립세종수목원 등으로 향한다. 자갈보는 2018년과 2019년 여름철 집중 호수에 잇따라 유실되기도 했다. 이때마다 세종시는 보수 공사를 했다.  

 

세종시 금강에 설치한 자갈보. 상당부분이 유실된 상태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 시민 이상순씨는 “멀쩡한 보를 놔두고 국민 세금으로 자갈보를 만든 게 이해할 수 없다"며 “세종보를 빨리 가동해야 예산 낭비도 줄이고 세종시 인프라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자갈보 유실되기는 했지만, 아직 취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세종시 100억원짜리 취수시설 설계 착수

이런 가운데 세종시는 오는 2023년까지 양화취수장 인근에 별도의 취수 시설을 만든다. 자갈보나 양화취수장 등으로는 증가하는 용수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양화취수장에서는 현재 하루 최대 2만3600t의 물을 세종시 호수공원과 국립수목원, 제천·방축천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세종중앙공원·백동천(인공 하천) 등이 들어서면 용수는 하루 1만t 정도 더 필요하게 된다. 

 

세종시 금강 자갈보 부근에 발생한 녹조. 프리랜서 김성태

 

새로운 취수 시설 조성에 필요한 사업비 96억7500만원은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 시는 최근 취수시설 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내년 6월 설계가 나오면 곧바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종시는 우선 양화취수장 주변 복류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복류수는 하천이나 호수·늪의 바닥에 있는 모래·자갈층 속을 흐르는 일종의 지하수다. 강바닥에서 적어도 5m는 파고 들어가야 용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한다. 복류수는 금강 바닥 모래층에 흄관(철근 콘크리트관)을 묻어 모은 다음 모터 시설 등을 이용해 양화취수장으로 보내면 된다는 게 세종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세종시 관계자는 “복류수가 있는지 없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지반 조사 등을 거쳐 확인할 방침”이라고 했다. 세종시는 복류수가 없으면 양화취수장 인근에 관정 등을 파서 지하수를 확보하기로 했다.  

 

세종보 개방으로 금강이 잡초밭으로 변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공주보 등 4년째 방치

문재인 정부는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고 오염을 막겠다”며 2017년 11월 13일 세종보를 비롯한 금강·영산강·낙동강의 7개 보를 부분 개방했다. 이 가운데 세종보와 공주보는 이듬해 1월과 3월 잇달아 전면 개방했다. 이후 세종보는 개방한 채 방치해왔다. 강에는 물고기 대신 고라니가 뛰놀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348m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보)은 흉물로 변했다. 보 곳곳에 있는 수문 조작 시설은 방치된 상태다.  

김방현 기자

[출처: 중앙일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