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시계’에 담아 보는 삶의 여정 [추천시글]

 

 ‘인생시계’에 담아 보는 삶의 여정

2021.06.29

 

2013년 8월 말 36년을 지내온 교직 생활을 65세 정년으로 마감하며 1단계 ‘15년 삶’으로 80세까지의 삶의 여정을 생각해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 벌써 8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집콕’하는 시간에 컴퓨터 앞에 앉아 일상을 정리하던 중 옆에 놓인 탁상 달력에 적어놓은 일정들이 눈에 들어오며 삶의 여정을 ‘인생시계’에 담아 보고픈 상념이 떠올랐습니다. 인생시계는 12시간으로 표기되어 있는 시계의 시간을 하루 시간인 24시간으로 바꾸어 그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삶의 여정을 하루 일정에 도입해보고자 만들어본 것입니다. 인생시계에 정년을 맞이하며 떠올린 1단계 ‘15년의 삶’으로 다가오는 80세와 ‘100세 장수시대’의 삶의 여정을 담아봅니다.

 

 

80세 인생시계에서 20세는 새벽 6시, 40세는 정오인 12시, 60세는 오후 6시 그리고 80세는 하루가 마감되는 자정인 밤 12시가 됩니다. 그에 비해 삶의 여정을 100세 인생시계에 담아보면 20세는 새벽 4시 48분, 40세는 오전 9시 36분, 60세는 오후 2시 24분입니다. 그리고 80세는 80세 인생시계에서 맞이하는 자정보다 무려 4시간 48분이나 이른 오후 7시 12분이 됩니다.

 

‘인생은 바람이고, 구름’이라는 말에서처럼 자신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하는 기대수명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명제입니다. ‘모든 것은 왔다가 가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세상에 태어나 한 번 살다 가는 우리 삶에서 오랫동안 건강하게 사는 ‘수명 연장’은 누구의 마음에나 간직되어 있는 ‘꿈’이며 ‘희망’입니다. 그렇다면 은퇴 후 맞이하는 ‘제3의 인생’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100세 장수시대’ 삶의 여정은 인생시계에 어떻게 가다듬어 담아야 할까요.

 

자신에게 다가와 흘러가는 삶의 여정에서 진정한 주인공 역할을 하며 지내기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배려하는 마음가짐과 함께 자신에게 어우러지는 건강수칙을 정해 일상생활에서 습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잠시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수명’과 ‘장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유지하며 친구나 친지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100세 장수시대를 맞이하며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한 관심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누구의 마음속에나 간직되어 있는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소망인 ‘건강수명(健康壽命)’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건강수명은 평균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생활 장애 등으로 활동하지 못한 햇수를 뺀 기간으로, 몸이나 정신에 아무 탈이 없이 건강한 상태로 활동하며 사는 기간을 이르는 말입니다. ‘기대수명’이 건강 수준의 양적 지표라면, ‘건강수명’은 질적 지표로 볼 수 있습니다.

 

2020년 12월 1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평균 64.5세(남자 64.0세, 여자 64.9세)로 기대수명 82.7세와 비교해 볼 때 18.2년의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일생 동안 18년 이상을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치료나 요양을 받으며 지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00세 인생시계에서 18년은 24시간 중 4시간 20분이나 되는 매우 긴 시간입니다.

 

건강수명의 연장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 습관과 질병 예방에 유념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이를 실천하며 지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장수의 비결로 균형 잡힌 식단, 금주와 금연, 자신의 체질에 어우러지는 규칙적인 운동, 원활한 대인관계 등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는 건강수명 연장을 위해 지켜 나가야 할 과제로 ‘질병의 조기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건강검진 받기’, ‘지속적 건강 체크를 위한 건강수치 기억하기’, ‘비만예방을 위한 허리둘레 측정하기’, ‘생활 속 건강생활 실천하기’, 그리고 ‘질병 예방을 위한 예방 접종 받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년 골드인생의 3원칙으로 나이 들어가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실행하는 ‘하자!’, 자신이 지닌 능력을 사회에 기부하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노년기를 당당하게 지내는 ‘주자!’ 그리고 은퇴 후 새로이 접하게 되는 사회, 문화, 예술, 과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주저함이나 망설임 없이 적극적으로 배워나가자는 의미를 담은 ‘배우자!’라는 말도 있습니다.

 

지금 내 삶의 여정은 인생시계에서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현재 내게 다가와 있는 73세를 80세 인생시계에 도입해보니 22시(밤 10시)쯤의 한밤중에 해당되지만, 100세 인생시계에서는 오후 5시 30분 정도로 초저녁 시간입니다. 그리고 120세 인생시계를 그려 73세를 도입해보니 그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정도의 한낮 시간으로 절로 힘이 솟아오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네 삶의 여정은 인생시계의 기준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활짝 열리고 있는 '100세 장수시대'를 맞이하며 ‘100세 인생시계’를 넘어 ‘120세 인생시계’를 그려놓고, 현재 내 삶의 위상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삶의 여정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가다듬어 담아 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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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2006 자유칼럼그룹

www.freecolum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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