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까지 해결돼야 할 난제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극복하기 위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 접종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간) 기준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가 1억3358만1245명(51.7%)으로 절반을 넘겼다. 백악관은 다음 달부터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백신 접종을 앞세워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를 서두르고 있다. 

 

집단면역  없을 수도

 

 

 

코로나19 백신은 백신 개발 역사상 최단기간에 개발돼 예방 효과를 내며 인류의 감염병 대응에서 최고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확인 되지 않은 사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백신으로 획득한 면역력 지속 기간 불명확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은 1일(현지 시간) 중국의 시노백 백신이 추가되면서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얀센), 시노팜 등 총 6종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되면서 생기는 자연 면역은 6~8개월 동안은 유지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달 2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 19명의 환자 중 15명의 골수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돼 이들의 감염 시기를 고려하면 자연 면역이 최장 11개월간 유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골수는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기억하는 기억B세포가 있어 항체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자연 면역과 달리 백신 접종으로 획득한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CDC에서 코로나19 백신 유효성 팀을 이끄는 제니퍼 베라니 박사는 1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효과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며 “이에 따라 부스터샷을 언제, 누구에게 접종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폴 오핏 미국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교수(백신교육센터장)는 “시간이 지날수록 백신의 면역 효과는 90%에서 80%, 70% 이후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다만 백신의 면역 효과가 높게 유지되는 기간과 관계없이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도는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오핏 교수는 지금보다 강력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지 않는 한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사람은 향후 3~5년동안 추가 접종을 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놨다.

 

존 무어 코넬의대 면역학과 교수는 “인간의 면역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면역 체계가 약해지는 시기를 정확히 계산하기가 어렵다”며 “이론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고 백신 접종까지 마친 사람에게서 면역력이 가장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 효과는 조사 중 

전문가들은 현재 우려 변이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 4종에 대한 백신의 효과도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모더나는 6개월 전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의 혈액 샘플에서 항체 형성 여부를 조사한 결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베타)에 노출된 시험 참가자 중 절반가량에서는 항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그간 우려 변이 4종에 대해 모두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예방 효과인 94%의 높은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이 조사로 최근 부스터샷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은 인도 변이 바이러스(델타)에서도 중화항체 형성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95%의 효과를 나타내지만, 영국 변이 바이러스(알파)에는 75%, 델타 바이러스에는 70~75%로 예방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감마)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없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베타 바이러스의 경우 예방 효과가 10% 수준으로 나타나 사실상 백신의 효과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나머지 우려 변이 3종에 대해서는 대체로 효과가 유지되지만 조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의 백신은 베타 바이러스에 64%, 감마 바이러스에 61%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알파 바이러스에는 원래 예방 효과인 72% 수준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백신 접종 격차에 집단면역 불투명 

지역별 백신 접종 격차가 장기적으로 백신의 유용성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WHO는 백신 공동 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6월 말까지 저소득 국가에 3억8000만 도스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등의 영향으로 실제 공급 물량은 절반인 1억9000만 도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가 더 강력하게 진화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이 경우 현재 개발된 백신이 작동하지 않는 면역 회피(면역 탈출)가 나타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한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의 집단면역 달성은 계속 요원해진다. 

 

이밖에 12세 미만 어린이가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제인 헤퍼넌 캐나다 토론토 요크대 수리감염병학자는 “미국, 유럽 등에서 여름을 기점으로 일상 복귀가 가속화되면 올해 가을 감염재생산지수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에 코로나19의 유행 수준은 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동아사이언스

케이콘텐츠

댓글()